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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M&A 성공신화

유영인·서정표…재경 책임진 한화의 '심장'들

⑧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그룹 성장 윤활유 공급한 '주역'들

박기수 기자  2023-06-15 16:05:18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가 '성공작'으로 남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인수할 기업이 그룹의 경영 방향성과 맞는지 판별하는 능력,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적극성,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조달 능력, 인수해온 기업의 수익성 제고 등이다. 적시에, 적극적으로, 올바른 매물을 인수해오며 성장해온 대표 기업집단이 있다. 한화다. 태양광과 화학, 방산 등 '빅딜'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던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까지 손에 넣었다. THE CFO는 한화그룹의 M&A 성공역사와 더불어 M&A 과정에서 후방 조력했던 주요 재무 인사들을 살펴본다.
한화그룹의 대표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현재 한화 지원부문 소속인 유영인 실장은 11년 전 사내 인터뷰에서 재경 파트를 '심장'에 비유했다. 기획은 '머리', 영업은 '팔·다리'라면 재경은 기업이라는 몸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자금을 적시에 뿌려주는 심장이라는 것이었다.

◇한화솔루션 '격동의 시기', 유영인 실장의 조력

2010년대 한화그룹은 대형 M&A이 잇달았던 곳이다. 사내 현금흐름과 재무지표 관리는 물론 외부 자금조달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했던 곳이다. 다른 그룹보다 심장의 박동 수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대표 인물은 유영인 실장(사진)이다. 1961년생으로 성균관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유 실장은 한화솔루션에서 금융팀장과 회계팀장 등을 맡다가 2009년부터 한화솔루션의 재경부문 담당 임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2009년은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직후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던 시기였다. 동시에 김승연 회장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중장기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때다. 이 시기부터 유영인 실장은 한화솔루션의 재무를 약 9년 간 총괄했다.

유 실장은 2012년 재경부문 담당으로 사내이사에 오르고, 2016년부터는 재경부문장으로 직급을 바꿔달았다. 2018년 한화건설 재무실장으로 발령받기 직전까지 한화솔루션의 재경 이슈를 챙긴 인물이 바로 유 실장이다.

시기적으로 2009년부터 2017년은 현 한화솔루션을 만든 대규모 M&A가 대부분 이뤄진 때다. 태양광 사업체인 한화솔라원(2010년)과 한화큐셀(2012년) 인수를 비롯해 한화임팩트·한화큐셀(2015년) 인수 등 태양광·화학사들의 '빅딜' 과정에서 유영인 실장은 한화솔루션 재경부문의 중심이었다.

최상위회사 한화에는 김성일 전 재경본부장(사진)이 있었다. 특히 김 전 본부장은 삼성그룹 빅딜 과정에서 인수금융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인수 자금만 2조원에 달하는 딜에서 분납을 통해 현금흐름 경색을 방지하고 인수 작업을 원활하게 한 조력자로 꼽힌다.

2010년대 큐셀 인수 과정에서 한화솔라원(현 한화솔루션 큐셀 사업부문) 중국법인 재경담당을 맡았던 서정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경영지원실장(부사장)도 그룹 성장에 기여한 재무 인사다.

서 부사장은 큐셀 인수 후 한화큐셀의 CFO를 맡으며 인수 후 통합 작업(PMI)을 맡았던 인물이다. 서정표 부사장은 2020년 통합 한화솔루션이 출범하면서 큐셀부문 경영관리부문장을 맡다가 2021년 10월 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영지원실장으로 부임했다.

◇신용인·전연보·윤안식…쉬지 않는 재경라인들

유영인 실장과 서정표 부사장과 함께 현 한화그룹의 심장 역할을 도맡고 있는 CFO들도 숨은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2020년 한화솔루션 CFO로 부임해 대규모 유상증자 등 조달을 포함한 재경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용인 부사장(사진)도 빼 놓을 수 없다.

이외 이번 한화오션 인수에서도 재경 총괄들의 역할이 컸다. 한화오션 인수 과정에 참여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임팩트 손자회사)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한화에너지 자회사) 등 5개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CFO는 전연보 실장이다. 전 실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 등을 거쳐 쳐 2021년 말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실장을 맡고 있다. 한화시스템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재무실장과 한화솔루션 재경부문장을 맡았던 윤안식 실장이 CFO를 맡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솔루션 큐셀 사업부문의 말레이시아 법인 재무팀장을 맡았던 이재빈 실장(사진)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로 행위제한요건에 걸려 한화오션에 직접 출자하기 힘든 구조다. 이에 손자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를 통해 한화오션 지분을 취득했다.

한화임팩트의 모회사 한화에너지의 CFO는 김문수 운영부문 CFO가 있다. 김문수 CFO는 한화솔루션 금융담당을 맡다가 작년 중순 한화에너지 CFO로 부임했다. 한화에너지는 낮은 지주비율 탓에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지주사로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한화오션에 출자했다.

한화오션의 CFO에는 우영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가 낙점됐다. 우 전무는 한화손해보험과 헝가리한화은행을, 한화 지원부문을 거쳐 한화디펜스 재무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소속이 변경됐고 한화오션 인수팀 소속 재경총괄직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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