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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자사주 분석

다른 계열사 주식 '교차 보유 중' 한화그룹 CFO

윤안식·신용인 부사장 등 타계열사 주식 보유...검증된 재무 인력, 여러 계열사 등용 영향

양도웅 기자  2023-11-14 15:19:03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한화그룹의 특징 중 하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현재 몸담은 회사의 주식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근무할 때 매입한 자사주를 여전히 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능한 재무 인력을 한 계열사가 아닌 여러 계열사 재무 임원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인사 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또다른 눈에 띄는 점은 CFO들이 보유한 주식이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세 곳은 지배구조와 사업 측면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한화는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며 건설과 소재, 한화솔루션은 에너지, 한화시스템은 방산 사업을 한다.


◇윤안식 한화솔루션 부사장, 한화시스템 주식 4.8억어치 보유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CFO 9명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5명이다. 김우석 ㈜한화 실장과 임석현 한화생명 전무, 박성규 한화손보 부사장, 윤안식 한화솔루션 부사장,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상무다. 한화손보 주식 8만주(약 3억3000만원어치)를 보유한 박 부사장이 수량과 규모 면에서 1위다.

하지만 타 계열사 주식 보유를 고려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 9월 선임된 윤안식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자사주 1797주를 들고 있다. 선임과 동시에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 아니라 전 직장인 한화시스템의 주식 3만4054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 시세로 약 4억8700만원어치다. 박 부사장 보유 규모를 웃돈다.

비슷한 시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옮긴 박지철 전무는 자사주는 들고 있지 않지만 ㈜한화 주식 9500주(약 2억3000만원어치)와 한화시스템 주식 700주(약 1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9월까지 ㈜한화 지원부문 담당임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한화시스템으로 발령받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재발령됐다. 이 과정에서 한화시스템 주식 700주를 매입했다.

한환그룹이 올해 인수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실장으로 지난 9월 이동한 신용인 부사장도 자사주는 들고 있지 않다. 반면 전 직장인 한화솔루션의 주식 2704주를 들고 있다. 약 8200만원어치다. 신 부사장은 과거 ㈜한화에서 근무할 때도 회사 주식을 매입한 적 있다. 매각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출처=THE CFO)

◇CFO들이 주식 보유한 대표 계열사 3곳 '㈜한화·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

한화그룹 CFO들이 자사주와 타 계열사 주식을 들고 있는 점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하나는 한화그룹은 유능한 재무 인력들이 여러 계열사를 경험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특정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데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재무 능력과 리더십이 검증된 인사를 다른 계열사 CFO에 앉히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 운영 면에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주요 계열사 CFO 인사만 봐도 그렇다. 윤안식 부사장은 한화시스템에서 한화솔루션으로, 박지철 전무는 ㈜한화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신용인 부사장은 한화솔루션에서 한화오션으로, 전연보 전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시스템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경영진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물들로 전해진다.

더불어 한화그룹 CFO들이 교차 보유한 주식은 주로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 3곳이다. 그룹은 현재 첨단소재와 에너지, 방산 등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첨단소재는 ㈜한화가, 에너지는 한화솔루션이, 방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그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이 맡는 구조다.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계열사들의 주식을 CFO들이 들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가 현재 저평가돼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르게 말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화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계열사가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각 사 2023년 반기 및 3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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