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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LGD CFO, '삼성과 장기계약' 직원들에 공표

한 분기만에 적자전환, 내부 우려 확대에 '사기진작'

이상원 기자  2024-04-30 11:03:57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상현 부사장이 삼성전자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계약을 직원들에게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쏠린다. 업계발로 관련 내용이 전해진 적은 있지만 CFO가 직접 직원들에게 이를 거론한 건 처음이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어렵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단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김 CFO는 삼성전자 공급계약 덕분에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자신했다는 후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CFO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1분기 실적과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이달 25일 가졌다. 같은 날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을 마친 후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전자와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하반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전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분기마다 실적발표 후 내부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진다. 직원들도 실적과 향후 전망에 대해 궁금한 게 많기 때문"이라며 "공식적인 컨퍼런스콜과 달리 내부 행사로 모두 비공식적인 멘트다. 전략 고객과 대형 OLED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정도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와 TV용 OLED 패널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양사가 2028년까지 5년간 500만대의 화이트(W)-OLED 패널 공급에 합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42, 48, 83, 88인치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가운데 83인치 패널을 작년부터 삼성전자에 공급해 왔다. 다만 세부적 내용 공개는 아직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 부사장이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 배경에는 1분기 적자전환이 있다는 해석이다. 작년 4분기 일곱 분기 만에 흑자에 성공했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OLED 사업을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의 '상저하고'를 예상하고 있지만 여전한 대내외적 변수로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고금리, 고유가 등에 따른 거시경제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 전자제품 수요 회복 역시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기업의 OLED 역량 개선으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회사 내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CFO가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1분기 컨콜에서 "시장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분기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나가고 하반기에는 OLED 중심의 하이엔드 제품 비중 확대를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는 올해 TV,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량 증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실적이 2022~2023년 대비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글로벌 세트사 패널 조달처 다변화에 따라 TV용 OLED 패널 출하량 증가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전략 고객사 매출이 집중된 중소형 OLED 부문에서는 태블릿용 OLED 패널 공급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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