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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율·수익률 두마리 토끼 잡겠다…장기투자 목표"

미국 반도체 등 빅테크 편입, 주가 상승분 흡수 설계

황원지 기자  2024-05-02 06:06:15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배당주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배당투자족'의 딜레마 중 하나는 주가 상승과 높은 배당금을 함께 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매월 꼬박꼬박 배당을 받다보면 ETF 기준가는 재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커버드콜 ETF는 지수 상승분을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라 장기투자가 추천되는 상품은 아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15% 프리미엄배당 시리즈는 커버드콜 ETF로도 장기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수익금을 펀드에 재투자하는 비중을 높여 분배수익률 뿐만 아니라 펀드 수익률 상승도 유도했다. 또한 기초자산을 미국 반도체, 빅테크 기업으로 선택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올리기 좋게 만들었다.

◇지수 상승 못따라가는 커버드콜, 제로데이트 옵션으로 극복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장기투자를 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펀드에 계속 돈이 쌓여야 된다는 의미”라면서 “커버드콜 ETF에서 이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커버드콜 ETF의 최대 단점은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옵션프리미엄 수익으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하지만 상승기에는 매도한 콜옵션이 행사되면서 수익이 제한된다. 때문에 주가 급락 시에는 손실을 그대로 입고, 상승기에는 지수 상승분을 누리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제자리에 맴도는 경우가 많다. 장기투자 비히클로는 매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남 본부장은 장기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도 유용한 커버드콜 ETF를 만들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사이드를 열기 위해 제로데이트 옵션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제로데이트 옵션은 만기가 매일 돌아오기에 하루의 주가 상승이 1% 이상만 아니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매달 1%인 먼쓸리 옵션에 비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반도체, 빅테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것도 같은 이유다. 미국 반도체, 빅테크 섹터는 주가 상승폭이 가파른 것으로 유명하다. 수익률이 높은 섹터를 선정해 주가 상승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옵션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QQQ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미스매칭해 기준가 상승률을 최대한 높였다.

재투자율이 높은 점도 강점이다. 이번에 출시한 ACE 15% 프리미엄분배 시리즈 3종은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의 100%를 콜옵션 매도에 사용한다. 남 본부장은 “100%를 다 매도에 활용했을 때 옵션프리미엄의 합계를 계산해보면 전체 NAV의 약 40% 수준”이라며 “이중 15%는 분배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25%는 펀드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배당 원하는 은퇴자 타깃, 높은 분배율 강점

남용수 본부장은 신규 ETF를 만들 때 투자자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게 두가지 원칙이 있다며 운을 뗀 그는 “첫째로 투자자들이 원하는데 시장에 없는 상품이 어떤 것일지를 고민하고, 둘째로는 투자를 할 때 불편한 점이 무엇이 있을지 살핀다”고 말했다.

두번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했던 상품이 올해 1월 냈던 만기자동연장 채권형 ETF 3종이다. 인기가 높은 만기채권형 ETF는 1년마다 펀드가 청산된다. 재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은 그때그때 상품을 찾아 다시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년이 지나면 만기가 자동연장되는 ETF를 만들었다.

이번 ACE 15%프리미엄분배 3종은 첫번째 원칙을 고민하다 나온 상품이다. 남 본부장은 “상품을 구상하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었지만 상품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15%에 달하는 높은 월배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서도 주가상승을 따라잡아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구상했다.

남 본부장이 노리는 ACE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의 타겟층은 크게 두 부류다. 먼저 은퇴하기 전에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은 투자자다. 월급 외의 부수입을 현금흐름으로 만들기 위해 적립식 투자를 하는 이들이다. 두번째는 은퇴자다. 은퇴한 이들 중 현금흐름이 필요한 이들이 자금을 한번에 거치해두고 월급처럼 받아가고 싶어하는 수요를 노린다.

남 본부장은 “투자자 관점에서 생각해 분배일을 15일로 정했다”며 “대부분 월배당 ETF가 매월 30일 분배를 진행하는데, 월 중간에 분배를 받기를 원하는 투자자도 있으리라 보고 15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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