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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한미사이언스, 재무 총괄 공백…후임자 전방위 물색

②7년 곳간 챙긴 '송기호 상무' 퇴사, 그룹 내외부 인사 등 모든 가능성 오픈

박규석 기자  2023-02-24 14:38:16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한미사이언스의 재무라인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송기호 상무가 퇴사하면서 후임자 물색이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후보군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신임 CFO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CFO는 임무가 막중하다. 그룹의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자금 계획을 세우고 계열사별 재무 현황까지 두루 챙겨야한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CFO 역할까지 맡고 있어 권한과 책임도 큰 편에 속한다.

이러한 한미사이언스의 CFO를 최근까지 책임졌던 인물은 송기호 상무다. 구체적인 퇴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월 중순 이후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후임 인사 선임을 위해 노력 중인 상태다. 후보군은 그룹 내외부 인사를 모두 고려 중이다.


◇회계·M&A 전문가가 남긴 성과는?

송 전 상무는 한미사이언스에서 CFO라는 타이틀을 처음으로 사용한 인물이다. 과거에도 CFO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담당업무에 공식적으로 관련 명칭이 붙기 시작한 것은 송 상무가 최초다. 약 7년간 회사의 곳간을 책임진 것 역시 앞선 CFO들과 비교해 긴 재임 기간에 속한다.

1971년생인 송 전 상무는 전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석사를 지냈다. 1996년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를 시작으로 KT전략투자담당 부장, 대웅제약 재무팀 이사대우 등을 거쳐 한미사이언스와 인연을 맺었다. 상무로 승진한 시기는 2018년이다.

그가 한미사이언스에서 남긴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한미헬스케어와의 안정적인 합병이다. 지난해 8월부터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추진했다. 한미헬스케어가 보유한 식품과 의료기기, IT솔루션, 컨슈머플랫폼 등 사업을 고도화해 미래 동력을 확보하는 게 골자였다. 두 회사의 합병은 같은 해 11월에 마무리됐다.

이러한 송 전 상무의 회계와 인수·합병(M&A) 등의 역량은 한미사이언스 내부에서도 높게 인정받았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외부에 공개된 성과가 많지는 않지만 그의 재임 기간에서 이를 일정 수준 엿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한미사이언스(옛 한미약품 포함)의 CFO들의 재임 기간은 4년 내외였다. 짧게는 1년을 부임한 인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3년 이상 CFO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 송 전 상무는 약 7년간 한미사이언스의 CFO를 지내며 회사의 곳간을 책임졌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한미사이언스의 CFO 중 가장 긴 임기를 지낸 인사는 그가 유일하다.


◇신임 CFO, 내부와 외부 중 선택은?

송 전 상무의 후임은 현재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미약품그룹 내외부 인사를 모두 염두에 두고 후보군을 물색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20년간 CFO 인사에서 내부와 외부 인물을 고르게 중용했다. 차이가 있다면 2000년대 초반에는 내부 인사가 주를 이뤘다면 2015년 이후로는 외부 인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창희 전 CFO와 김찬섭 전 CFO의 경우 한미약품에 입사해 재무 수장까지 오른 인사들이다. 이들 모두 입사 후 줄곧 재무와 회계, 총무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특히 이 둘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낸 콤비로도 꼽힌다. 2010년 한 전 CFO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김 전 CFO는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었다.

2015년부터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했다. 당시 재무 수장이었던 김재식 전 CFO의 경우 삼일회계법인 출신으로 제조와 금융, IT, 바이오헬스케어 등의 분야를 경험한 게 특징이다. 한미사이언스에서의 재임 기간이 짧기는 했지만 오랜 기간 이어진 내부 인사의 고리를 끊은 인물로 관련 기조는 송 전 CFO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CFO인 송기호 상무가 퇴사를 했다"며 "후임자 선임을 위해 그룹 내외부 인사를 모두 물색 중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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