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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7년물 제외, SK㈜ 회사채 활용법 '주목'

신고서 제출 직전 7년물 금리 상승…조달 비용 관리 '엄격'

권순철 기자  2025-05-22 15:55:04
SK
공모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 SK㈜가 금리 변화에 민감한 스탠스를 잇달아 연출하고 있다. 근래 치른 3번의 수요예측에서 7년물 또는 10년물을 도중에 제외했다. 투자 수요는 그와 관계없이 넉넉하게 들어왔지만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모든 발행사가 최대한 낮은 금리에서 조달할 유인을 갖지만 SK㈜는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발행 당시엔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장기물을 제외한 바 있다. 이번에도 신고서 제출 직전 7년물 금리가 뛰면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3회 연속 '7년물' 배제…금리 변동 '민감'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전일(21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훌쩍 채우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회사는 만기 구조를 3년(1300억원), 5년(900억원), 10년(300억원)으로 나눴고 각각 6400억, 2600억, 1000억원 규모의 수요를 받았다. 가산금리도 모든 트랜치에 걸쳐 마이너스(-)에서 확정했다.

'AA+, 안정적'이라는 우량한 신용도를 갖춘 이슈어라 수요예측 결과엔 이견이 없었지만 초기 발행 계획과 달라진 부분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회사는 5월 초 주관사단과 킥오프 미팅을 갖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7년물도 발행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에 발행 신고를 하면서 7년물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발행사가 신중함을 기하기 위한 차원에서 특정 만기 채권을 수요예측에 앞서 제외하는 건 이례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그러나 근래 3번 연속으로 7년물 트랜치를 만지작거리다 철회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SK㈜는 지난해 11월 7년물을 제외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타이밍에 앞서 7년물과 10년물을 철회했다.

SK㈜가 이번에도 7년물 트랜치를 제외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제기된다. 물론 7년물이 10년물 대비 기간이 애매해 선호되는 만기 구조는 아니지만 발행할 유인은 충분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보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 낮은 GS파워도 4년 만에 7년물을 찍었고 모집액을 무난히 채웠다"며 "기관 수요는 뒷받침해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 만기별 수익률 추이

◇신고서 제출 직전 7년물 금리 상승…조달 비용 관리 '고삐'

그럼에도 7년물 트랜치를 배제한 것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초까지만 해도 SK㈜의 7년물 개별 민평 금리는 5년물과 레벨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7년물 금리가 5년물을 웃돌았다. 회사가 7년물을 제외했을 시기도 이 시점이었다.

SK㈜가 유독 조달 비용의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는 결론 역시 가능하다. 지난 2월 회사 측은 7년물과 10년물을 제외한 배경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 단기물의 금리 조건이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해 만기 구조 전략을 바꾼 것"이라며 "연간 여러 차례 공모채를 찍기 때문에 굳이 장기물을 고수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분석된다. SK㈜ 측 관계자는 "조달 비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자 비용에 고삐를 쥐는 듯한 양상이 관측되고 있다. 지난 1분기 회사가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974억원으로 직전 분기(1064억원) 대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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