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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주' GS건설, 두 달간 주가 등락한 배경은

국민연금도 매도세 전환, 지분 10% 아래로…고강도 주담대 정책에 투심 약화

김서영 기자  2025-07-24 07:24:4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최근 3개월간 GS건설 주가에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몇 년간 2만원을 넘지 않았던 주가가 지난달 장중 2만4850원까지 올랐습니다. 고점을 찍고 한 달 만에 주가가 다시 하락하더니 22일 종가 기준 2만원을 조금 넘겼습니다.

지난 2년간 GS건설 주가가 낮게 횡보한 건 건설경기 침체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장중 3만3500원까지 주가가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로부터 6개월 만인 2023년 10월 1만2670원으로 떨어지며 지난 3년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죠.

지난해 8월 주가가 2만원을 잠시 넘겼으나 다시 하락해 올해 4월 9일 1만5190원으로 1년 새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GS건설 주가가 지난달 12일 장중 2만4850원까지 오르며 1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한 달째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2일 종가 기준 주가는 2만5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장중 최고가와 비교하면 19.32% 하락한 수치죠. GS건설과 함께 주택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주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7만8800원 대비 14.85% 하락한 6만7100원을 기록했습니다. 대우건설 주가도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4805원에서 22일 3965원으로 17.48% 하락했습니다.

(출처: 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지난달 주가가 올랐던 건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책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주가가 반등한 시기도 이와 일치합니다. 지난 4월 3일자로 장미대선일이 6월 3일로 확정됐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열흘 만인 6월 12일 GS건설 주가가 2만4000원까지 오른 겁니다.

결정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GS건설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국민연금은 6월 5일까지 GS건설 주식을 매집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줬습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올해 1월 8.47%에서 5월 27일 10.01%로 10%를 넘었습니다. 5월 30일에는 10.36%로 나타났고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 5일 지분율은 10.76%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 달 만에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한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GS건설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국민연금은 보통주를 처분해 지분율이 10.65%로 하락했습니다. 이달 15일에는 보통주를 56만9209주 처분해 지분율이 9.9%로 1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GS건설 주가도 22일 종가 기준 2만50원으로 2만원을 겨우 넘겼습니다. 이는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2만3000원 대비 10.87% 하락한 수치입니다.

(출처: GS건설)

◇Market View

지난 두 달간 오르고 내렸던 GS건설 주식 흐름에 대한 증권업계 분석을 살펴보겠습니다. 주가 오름세에 대해서 지난달 초 현대차증권은 "새 정부의 공급 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 피력이 건설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며 "도시정비 규제 완화와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전 정부에서도 추진했던 사안인 데다 공공주택은 정부 주도로 확대가 가능해 정책 실행력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최근 주가가 하락하자 증권업계는 새 정부의 일련의 정책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넘어오길 바라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습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 증시 부양책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상법 개정이 이뤄질 시점에서는 부동산보다 증시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고강도 부동산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택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걸로 풀이됩니다. GS건설은 대형사 중에서도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사로 꼽힙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GS건설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3.9%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경기 변동성이 높은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최근 글로벌 수처리기업 GS이니마 매각에 나선 GS건설은 신사업으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중심으로 한 모듈러 주택 건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토목 인프라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GS건설 내부적으로는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요. GS건설 IR 조직에서도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부동산 규제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습니다.

GS건설 IR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수급 변화가 주가 변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다만 최근의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규제의 영향이 주택 관련 건설주에 악재로 작용하며 연금을 비롯한 전체 기관 수급이 악화되며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GS건설의 재무본부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바로 채헌근 부사장입니다. 채 부사장은 2023년 말부터 CFO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올해 재무 전략으로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변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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