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동성 풍향계

빚 갚고 현금 쌓는 현대글로비스, 부채비율 70%대 진입

단기차입금 1조 하회하며 순차입금비율 -27%…내년 '선대 확장' 목표

박완준 기자  2025-11-07 07:14:50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현대글로비스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무 체력 강화에 나섰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늘어나면서 생긴 여윳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현금을 쌓았다. 이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3분기 매출 7조3550억원과 영업이익은 524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921억원으로 2.2% 늘었다. 사업 다각화와 체질 개선을 목표로 추진한 비계열 물량 확대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수익성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률이 2개 분기 연속 7%를 돌파한 영향이다.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단기 선복 이용을 줄이고 보유 선박의 항로를 최적화하는 등 선배 운영을 합리화했다는 평가다. 고정비용을 줄이며 이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강화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단기차입금 상환에 나서며 이자부담을 줄였다. 올 3분기 현대글로비스의 단기차입금은 92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조2997억원 대비 3787억원 줄어든 액수다. 이는 2020년 단기차입금 1조3130억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액수다.

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말까지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줄인 데 이어 단기차입금까지 상환에 나서 재무건전성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1조원을 웃돌던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지난해 말까지 6937억원으로 줄였다. 다만 올 3분기 장기차입금과 사채는 7718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 3분기 말 현대글로비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3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조6453억원에서 지난해 3조2765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금유입이 넘치다 보니 부지런히 빚을 갚고도 보유 현금이 되레 늘어난 것이다.

부채비율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부채비율은 2021년 109.3%에서 2022년 101.7%를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89.2%를 기록해 100% 이하로 낮아졌다. 지난해 91.3%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 3분기 말 78%까지 낮아졌다.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27%를 기록했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한 현대글로비스는 내년 선대 확장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까지 8600대급 선박 6척을 확보하고, 2028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대급 선박 20척을 순차 투입해 2030년까지 선대 128척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사업 목적을 연이어 추가하며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인 영향이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2022년 수소·암모니아 발전 사업 및 탄소 중립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했다. 지난해도 폐전지 판매 및 재활용업, 비철금속 제품의 제조 및 판매업을 신설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기반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다시 도래할 고시황기를 준비할 것"이라며 "운송 물량을 연 340만대에서 500만대까지 늘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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