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후 첫 이사진 재편을 단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를 떠난 자리에 육근성 신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공백을 메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요 경영진이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와 또 다른 자회사 에피스넥스랩 대표를 겸직 중인 만큼 육 부사장의 어깨가 더 무겁다. 신사업 자금을 공급하는 조달 창구로 기능하며 배당 등 재무적 의사결정의 중요성도 커졌다.
◇사내이사 3인 체제 구축, 노균 기타비상무이사 사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육근성 CFO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기존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에서 사내이사 3인 체제로 이사회 구성을 재편했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떠난 자리를 육 부사장이 메우게 된다.
노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EPCV센터장이다. 모회사 임원 자격으로 202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지배 관계가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육 부사장의 선임은 이사회 3인 구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상장사로 별도의 사외이사가 없다. 그러나 기존 CFO였던 김형준 부사장이 사내이사가 아니었던 만큼 이사회 내 CFO의 역할이 커진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로 신설된 중간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CFO로 자리를 옮겼다. 출범 초기 조직 규모 등을 고려해 겸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삼성에피스홀딩스 CFO를 전담하기로 하면서 육 부사장이 새로운 CFO가 됐다.
육 부사장은 새롭게 짜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에서 김경아 대표, 홍성원 선행개발본부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러나 두 인물 모두 각각 삼성에피스홀딩스, 에피스넥스랩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만큼 육 부사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1968년생인 육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 인사로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지원팀 담당부장과 SESA 담당임원 상무, 한국총괄 지원팀 담당임원 상무 등을 거쳐 2023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으로 합류했으며 약 1년 만에 CFO 선임에 이어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유일한 그룹 수익원, 자금 조달처 역할…재무적 의사결정 중요성 인적분할 후 꾸려진 삼성에피스홀딩스 체제에서 그룹의 유일한 수익원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역할은 중요하다. 신약 개발 등 신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연구개발(R&D) 구심점이자 배당을 통해 중간지주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조달처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중간 지주사 성격의 기업으로 직접적인 수익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신약 개발 자회사인 에피스넥스랩 역시 이제 막 설립돼 자생에는 한계가 있다. 삼성그룹은 설립등기일로부터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초기 사업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승계받는 현금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한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배당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주요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육 부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주사 지원을 위한 충분한 배당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7037억원으로 전년 3298억원 대비 113.4% 증가했다. 육 부사장은 김 부사장과 향후 배당 정책 등을 함께 논의하면서 재무전략을 함께 구상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김형준 부사장이 삼성에피스홀딩스 CFO로 이동하면서 육근성 부사장을 새로운 CFO로 선임했고 최근 이사회에도 합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