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1년 사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중부실자산이 늘기는 했으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역시 늘어 비율지표상의 변화는 소폭에 불과했다.
다만 이는 삼성생명이 만들어낸 착시현상이다. 삼성생명은 보유 삼성전자 주식의 평가가치 상승에 힘입어 가중부실자산이 증가했음에도 비율지표가 하락했을 만큼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크게 늘었다.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생보업계의 가중부실자산 부담은 유의미하게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생명, 가중부실자산비율 1위 유지…처브라이프 최대 개선폭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의 2026년 상반기 말 가중부실자산비율을 조사했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중 3개월 이상 연체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가중부실자산(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의 비중이다.
하나생명이 0.91%로 생보업계 1위에 올랐다. 하나생명은 1년 전에도 0.66%로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1년 사이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25%p(포인트) 높아졌다. 일부 유가증권의 자산건전성 하향 조정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및 대체투자 수익증권의 익스포저 감소로 자산건전성 분류대상자산이 줄어든 점이 맞물렸다.
2025년 상반기~2026년 상반기의 1년 사이 22개 생보사 중 14곳의 가중부실자산 보유금액이 늘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8개사는 보유 가중부실자산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늘어난 생보사는 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7곳은 대부분 하나생명과 마찬가지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자산 익스포저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하나생명에 이어 KDB생명이 0.57%로 올 상반기 말 기준 가중부실자산비율 2위에 올랐다. 1년 사이 0.30%p 올라 이 기간 생보업계 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이 0.31%, 푸본현대생명이 0.30%로 KDB생명의 뒤를 이었다.
가중부실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디지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제외하면 라이나생명이 0.01%로 생보업계에서 자산건전성이 가장 좋았다. 이어 △AIA생명(0.05%) △BNP파리바카디프생명(0.06%) △동양생명(0.06%) △처브라이프(0.07%) △삼성생명(0.07%) 등도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1% 미만으로 관리됐다.
특히 처브라이프는 1년 사이 가중부실자산비율을 0.28%p 줄여 이 기간 생보업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추정손실로 분류된 미환수 수당 관련 자산을 장부에서 제거(제각)하면서 비율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이 처브라이프의 설명이다.
(출처=각 사 경영공시)
◇삼성 제외하니 줄어든 분류자산…업계 부실 위험도 상승
올 상반기 말 기준 22개 생보사의 가중부실자산비율 평균은 0.16%로 1년 전과 비슷했다. 이 기간 가중부실자산 총계는 1조4304억원으로 15.7%(1946억원) 증가했으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역시 787조2678억원에서 893조3999억원으로 13.5%(106조1321억원) 늘어 가중부실자산 증가 영향이 대부분 상쇄됐다.
다만 이는 삼성생명의 자산 증가로 인한 착시현상이다. 삼성생명은 보유 삼성전자 주식의 평가가치 상승 효과에 힘입어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1년 사이 123조5549억원 늘었다. 삼성생명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증가액이 22개사 합산 증가액을 웃돌 정도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21개사만 놓고 보면 가중부실자산 총계는 1년 전보다 11.8%(1231억원) 늘어난 1조1695억원,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3.2%(17조4228억원) 감소한 522조5263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21개사의 올 상반기 말 가중부실자산비율 평균은 0.22%다. 1년 전보다 0.03%p 높아졌다.
1년 사이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증가한 생보사는 삼성생명을 포함해 5곳이며 이 중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곳은 7.3%(2조597억원)의 KB라이프다. 카디프생명이 7.1%(10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생보사는 294.9%(174억원)의 메트라이프다. 메트라이프는 일부 대출채권의 담보가치 하락으로 부실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이 277.3%(366억원) 증가율로 뒤를 이었으며 가중부실자산 증가의 이유를 일부 수익증권 및 PF 대출의 자산건전성 재분류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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