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생명보험사들의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1년 사이 증가했다. 삼성·교보·한화 등 업계 '빅3'에 신한라이프를 더한 '빅4'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한편 KB라이프·ABL생명·교보생명의 잔액 증대 성과가 돋보였다.
신계약 성과 측면에서는 NH농협생명보험이 두각을 보였다. ABL생명과 교보생명도 신계약 CSM이 눈에 띄게 늘면서 CSM 잔액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CSM 잔액과 신계약 CSM이 모두 감소했다.
◇장기·보장성 위주 영업전략에 늘어난 생보사 CSM 잔액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보사들 가운데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13개사의 2026년 상반기 말 CSM을 조사했다. 13개사의 CSM 총합은 57조76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CSM은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집계가 시작된 지표로 보험부채 중 향후 기간별 상각을 통해 보험수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이다. 보험사의 기대수익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이 CSM 축적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보험의 영업에 집중하면서 업계의 CSM 잔액도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CSM 잔액 13조7413억원으로 조사 대상 생보사 중 1위에 올랐다. 한화생명이 8조9285억원, 신한라이프가 7조9109억원, 교보생명이 6조92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전통의 빅3 중 교보생명을 신한라이프가 CSM에서 앞서며 빅4의 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5위 NH농협생명은 CSM잔액이 4조7963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과의 격차가 전년 동기 1조5439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1287억원으로 벌어졌다. KB라이프가 3조7141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KB라이프는 CSM 잔액이 전년 동기보다 20.3% 증가해 같은 기간 업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동양생명(2조6457억원) △흥국생명(2조5090억원) △미래애셋생명(2조3311억원) △DB생명(2조432억원) 등이 뒤를 따랐다. ABL생명은 전년 동기 9243억원 대비 15.8% 증가한 1조704억원으로 집계돼 CSM 1조원을 돌파했다. 증가 폭은 업계 2위다.
KDB생명이 9673억원의 CSM 잔액을 기록했고 푸본현대생명은 1788억원으로 조사 대상 생보사 중 CSM이 가장 적었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CSM 잔액이 1년 사이 1.1% 감소했는데 이 기간 CSM이 줄어든 생보사는 푸본현대생명과 동양생명(-3.6%) 2곳뿐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SM 잔액 증가 뒷받침한 신계약 성과
올 상반기 13개 생보사의 누적 신계약 CSM은 6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8% 증가했다. 업계 차원의 CSM 잔액 증가세는 신계약 영업성과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CSM 잔액과 마찬가지로 신계약 CSM 성과에서도 빅4가 상위 1~4위를 석권했다. 다만 3위가 교보생명, 4위가 신한라이프다. 삼성생명이 신계약을 통해 1조7175억원의 CSM을 확보했으며 한화생명이 1조3001억원, 교보생명이 8060억원, 신한라이프가 7161억원을 각각 쌓았다.
푸본현대생명이 703억원으로 13개사 중 가장 적은 신계약 CSM을 기록했으며 KDB생명이 1720억원, ABL생명이 1966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ABL생명의 경우 신계약 CSM이 전년 동기보다 66.3% 급증했는데 이는 NH농협생명의 82.2%에 이은 업계 2위 기록이다. 교보생명도 51.5%의 증가율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동양생명(-19.9%)과 DB생명(-9.4%) 2개사는 1년 사이 신계약 CSM이 감소했다. 특히 동양생명은 13개사 중 같은 기간 CSM잔액과 신계약 CSM이 모두 감소한 유일 생보사다. 다만 경쟁사들 대비 영업성과가 부진했다기보다는 체질개선 과정에서의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CSM 감소는 포트폴리오 믹스 전환의 영향"이라며 "기존 건강보험의 다소 높은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건강보험 물량을 축소하고 장기납 종신보험 등 양질의 신계약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동양생명은 신계약 CSM이 올 1분기 945억원에서 2분기 1480억원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말 CSM 잔액도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을 뿐 전년 말 대비로는 7.7% 증가했다. 눈앞의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인 수익성 제고를 겨냥한 영업전략 변화의 성과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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