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부사장은 CFO에 오르기 직전에도 지주 재무실에서 본부장 및 상무로 근무하며 전임 CFO인 박경훈 부사장(2022년 6월말 현재 우리금융캐피탈 사장)을 도와 지주사 기틀을 마련했다. 신설 지주사인 만큼 우리금융 재무실에는 자금조달 외 다양한 업무가 산적했다. 그룹 재무관리 및 회계 시스템 등 내부관리 체계 구축 등 기틀 마련 작업부터 시작해, 채권 발행 등을 포함한 유동성 관리 업무, 자회사 증자 등 성장 지원 업무 등을 일궈나갔다. 과거 과장 시절 국내 첫 금융지주사 설립 실무 작업을 했던 경험이 지주사 재건 사업에도 십분 발휘됐다. 특히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무엇보다 재무실의 역할이 컸다. 카드·종금 뿐인 미니 지주사로 출범한 데다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으면서 자본 운신의 폭이 좁았다. 금융지주사의 자본비율은 자산 확대 활동을 제한하는 중요한 규제 기준인데 표준등급법을 쓰면 자본비율이 급락한다. 우리금융은 마치 작은 몸집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는 형국이었다. 여러 제약 속에서도 활로를 모색하며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나간 인물이 이 부사장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공격경영’ 태세로 돌진하려 한 우리금융은 ‘보수경영’으로 전략 선회가 불가피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종합금융그룹 꼴 갖추기’라는 대미션은 포기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꾸준히 진행하는 가운데 카드·종금, 자산운용사, 자산신탁, 캐피탈, 저축은행 등 자본비율 부담이 적은 곳 위주로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우리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10%에서 이뤄진 일이었다. 타금융지주사 CET1비율은 12~13%대였다. 2021년 그가 CFO에 오른 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캐피탈 완전자회사 편입을 완성하고 그 해 말 부실채권(NPL)회사인 ‘우리금융F&I’를 설립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14개 자회사를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됐다. 우리금융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시작한 것도 그의 공이 컸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초기로 타사 모두가 진행하는 분기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나홀로 진행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 부사장의 적극성으로 추진됐다. 2021년 1분기 테스트 공개 컨콜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꾸준히 공개 컨콜을 하며 시장과 소통 중이다. 우리금융 역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 부사장 재임 시절 이뤄진 일이다. 무엇보다 2021년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획득했다. 지주사 설립 이후 2년10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금융지주사 중 최단 기록이었다. 간절함을 바탕으로 전사 역량을 집중해 만든 쾌거였다. 우리금융지주 CET1비율은 10.2%에서 11.4% 단숨에 1.2%포인트 점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