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에서 201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STX라는 이름은 국내 산업계에서 굉장한 파급력을 지녔다. 전문경영인 출신 오너 강덕수 회장이 자본의 세습 없이 재계 순위 10위권의 그룹을 일궈내고 그 그룹이 한순간에 해체되는 10여년의 과정은 태양을 향해 날다 추락한 이카로스의 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시간이 흐른 지금 STX그룹은 대한민국 기업 역사의 반면교사로 남았다. 오너의 전략적 오판, 잘못된 지배구조 및 포트폴리오의 설계, 과도한 차입 경영, 도덕적 해이 등 기업을 몰락에 이르게 하는 여러 요인들이 STX그룹에 모두 있었다. STX그룹이 짧게나마 발산한 광채가 강렬했던 것도 엄연히 사실이다. 그룹이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강덕수 회장이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보여준 혜안까지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 그룹은 해체됐지만 여전히 국내 산업계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뽐내는 계열사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에게 STX는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