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너무 많다" 2000년 5월, 이기호 대통령 경제수석은 국내 은행 수가 너무 많다며 통폐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꺼냈다. 같은 해 11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시중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우량은행 간 합병을 직접 촉구했다. 지금 우량은행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경고였다. 12월 7일 이근영 위원장은 한 발 더 나갔다.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은행이 최소 두 개는 있어야 한다며,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합병안을 내놓지 않으면 정부가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예고로 받아들였다. 두 은행은 외환위기에서 살아남은 대표 우량은행이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정부가 구상한 '메가뱅크'의 후보로 지목됐다. 이듬해 두 은행은 하나가 됐다. 오늘의 KB금융이 시작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