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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리스크 속 주가 키워드 '고인치·전기차'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시장 순조로운 공략… 호실적에 주가도 52주 신기록

강용규 기자  2023-08-01 16:05:19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총수 부재와 국내공장 화재사고로 어지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비중 확대전략을 통해 실적은 순항 중이다. 이에 시장에서 한국타이어 주가를 보는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1일 한국타이어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5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보다 앞서 대신증권도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도 4만8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한국타이어 목표주가를 각각 높였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따른 구속과 대전공장 화재사고 등의 경영 리스크가 겹쳐 발생했다. 최근 증권사들의 잇따른 한국타이어 목표주가 상향은 한국타이어가 이 리스크들을 잘 극복해내고 있다는 점이 실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타이어는 2023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2634억원, 영업이익 2482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앞서 7월28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1.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컨센서스 2199억원을 12.9% 웃돌았다.

경영악재 속에서도 눈에 띄는 호실적에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한국타이어 주가는 전날보다 8.27%(3200원) 뛰어오른 4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4만2250원에 이르며 52주 최고가도 갱신했다. 지난해 9월14일 4만150원 이후 처음으로 4만원대를 회복했으며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자료=네이버금융)

한국타이어의 실적 순항을 견인하는 핵심 전략은 가격이 비싼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비중 확대다. 2분기 한국타이어의 PCLT(승용차 및 소형트럭) 타이어 매출에서 고인치 타이어의 비중은 43.6%로 전년 동기보다 4.5%p 높아졌다.

한국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매출비중은 2019년 32%에서 꾸준히 높아지며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40.8%를 기록했다. 올해 비중 목표는 45%다.

타이어업계에서는 고인치 타이어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고수익 제품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도 한국타이어 호실적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내연기관차 대비 무거운 전기차의 무게를 견뎌야 하며 제로백(최고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고 노면 소음이 크게 느껴지는 전기차의 특성에 맞추기 위해 고기능성 소재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 국내 타이어3사(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중 가장 먼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출시했다. 이를 앞세워 PCLT OE(신차용 타이어) 매출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5%에서 지난해 11%로 끌어올렸다. 올해 목표는 20%다.

증권업계에서는 곧 OE뿐만 아니라 RE(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기차 붐이 본격화된 시점이 2020년이며 2~3년이 지난 지금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에 기반을 둔다.

한국타이어 측에서는 고수익 제품의 비중 확대전략을 통한 경영 리스크의 최소화가 한동안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타이어시장은 유통재고물량 확대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 감소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나 한국타이어는 연초 설정한 '전년 대비 매출 5% 성장'의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박정수 한국타이어 재무회계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내외적으로 부정적 요인들이 산재하고 있으나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 가능성, 2분기 말 확인된 주요 시장의 유통재고 감소, 재료비 및 운임비의 하향 안정화 등 기대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타이어 IR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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