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Financial IndexHMM

호황 끝나자 움츠러든 영업현금

[현금흐름/잉여현금]⑨지난해 FCF 적자 전환, 선복 확대 투자 못 미친 현금 창출력

김형락 기자  2024-05-07 14:11:38
HMM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⑨잉여현금흐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기업이 매년 창출하는 여윳돈을 뜻한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차감하고 남은 현금이다. 기업은 이 돈을 저축하거나 채무 상환,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데 잉여현금이 적자 전환하면 부족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다만 잉여현금이 배당 등으로 계속 외부 유출될 경우 실질적 가처분현금이라는 의미는 상당히 퇴색된다. 따라서 THE CFO는 배당지급액까지 제한 개념을 잉여현금의 기준으로 사용했다. HMM의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본다.


HMM은 컨테이너 부문 선복량 늘리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집행하지만, 현금 창출력은 해운 업황 부침에 연동돼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편차는 큰 편이다. 지난해처럼 선박 투자금이 늘어난 시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저하하면 FCF를 창출하기 어렵다.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이하 동일) FCF가 마이너스(-)65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조9797억원이 들어왔지만, 유·무형자산 취득 등 2조427억원 규모 자본적 지출(CAPEX)을 감당하기엔 부족했다. 배당금으로 빠져나간 현금흐름은 5870억원이다. 기존에 축적해 둔 유동성을 투자와 배당에 투입해야 했다.


HMM은 한동안 코로나 특수를 누리면서 FCF를 창출했다. 2021년에는 FCF가 5조793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2022년에는 FCF가 10조3027억원까지 커졌다. 코로나 기간 항만 적체 현상 심화로 이례적인 고운임 시황이 나타나 HMM 현금 창출력에도 온기가 돌았다.

2020년 1조4085억원이었던 HMM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7조5157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은 11조821억원이다. 같은 기간 투자 소요는 줄었다. 2020년 1조8512억원이었던 CAPEX는 △2021년 1조7219억원 △2022년 4860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부터 결산 배당을 재개하면서 이듬해 배당금 2934억원을 지급했다.

HMM은 업황 침체기에는 FCF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FCF가 적자를 지속했다. 2014년을 제외하고 2011~2019년 당기순손실 기록하며 연간 CAPEX를 소화할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유입시키지 못했다.

HMM은 2019년부터 CAPEX를 조 단위로 집행했다. 2018년에 수립한 중장기 선박 투자 계획을 이행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2018년 9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컨테이너선 20척(2만3000TEU급 12척·1만6000TEU급 8척) 신조에 3조153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선복량을 늘려 매출 증대를 노렸다. 2018년 44만TEU인 컨테이너 선복을 2022년 100만TEU로 늘려 46억달러인 해운 매출을 100억달러까지 증가시킨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설정했다. 선박은 투자 결정 후 인도까지 보통 3년이 걸린다. HMM이 건조선가 10%를 부담하고, 나머지 90%는 선박금융으로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2021년 추가로 1만3000TEU 컨테이너 선박 12척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금액은 1조7776억원, 투자 기간은 3년이다. 2020년 말 HMM 자기자본(1조9241억원, 전환사채 전환으로 변경된 자본금·자본잉여금 증감액 반영) 92%에 해당하는 투자 규모다.

지난해에는 9000TEU급 컨테이너 메탄올 추진선 9척 신조 투자를 결정했다. 중장기 선대 운영 계획에 따라 반선 선박에 대한 대체선을 확보하고, 국제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연료 선박을 발주했다. 2026년 5월까지 들어가는 투자금액은 1조4128억원이다. 2021년 말 HMM 자기자본(10조3583억원) 14%에 해당하는 투자 규모다.


HMM은 올해 92만TEU(84척)인 컨테이너 부문 선복량을 2030년까지 150만TEU(130척)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벌크 부문도 630만DWT(36척)에서 2030년 1228만DWT(110척)로 선대 확장을 추진한다. 2022년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때는 2027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 선복량을 120만TEU·벌크선대를 55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으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집행할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면 유동성을 투입하거나, 선박금융 외에 추가로 차입을 일으켜야 한다. 지난해 말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1조7568억원, 총차입금은 3조270억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