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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따라 널뛰는 재무안정성

[레버리지·커버리지/부채비율]⑤불황 때는 2000% 넘기도, 코로나 거치며 100% 아래로

김형락 기자  2024-04-29 14:28:44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레버리지·커버리지]

⑤부채비율
부채비율은 자기자본 규모 대비 총부채의 비중을 뜻한다.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와 재무 안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업종마다 다르지만 통상 100% 이하면 매우 안전, 200%를 넘으면 위험하고 간주하고 있다. HMM의 부채비율 등락 추이를 살펴본다.


HMM은 해운 업황에 따라 부채비율 격차가 컸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기 전까지 오랜 기간 수익성이 침체하며 부채비율이 2000%를 넘은 적도 있었다. 2021년에는 불황기에 누적한 결손금을 한 번에 털어내며 부채비율을 100% 밑으로 낮췄다. 신종자본증권에 의존해 자본잠식을 면하던 때와는 다른 재무구조다.

HMM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이하 동일) 부채비율이 전년 말(25%) 대비 5%포인트(p) 하락한 20%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9687억원)을 거둬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6597억원 늘고, 리스부채 감소분(7772억원)이 반영돼 부채총계가 1조129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HMM은 2021년부터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2020년 말 455%였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72%로 떨어졌다. 컨테이너 부문 운임 상승에 힘입어 조 단위 순이익을 창출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이익잉여금을 누적하면서 자본총계가 늘었다.

HMM은 2020년까지 결손금(연말 누적 7891억원)을 계상하고 있었다. 2012년 순손실(9886억원)을 내면서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모두 까먹었다. HMM은 2014년(순이익 218억원)을 제외하고 2011~2019년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2013년에는 자본총계 1조원 선마저 무너졌다. 그해 말 6877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15년 2286억원까지 감소했다. 2013년부터 자구 계획을 이행하며 2014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전환우선주), 2015년 주주 배정 유상증자(보통주)를 진행했지만, 영업 악화에 따른 결손금 증가를 막지 못했다.


당시 현대상선(현대그룹 계열사)이었던 HMM은 해운업 침체 국면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이후 부진한 경기 흐름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선사 간 경쟁이 심화하며 선박 운임도 낮았다.

부채비율은 2015년 정점을 찍었다. 2010년 말 200%대였던 부채비율은 2015년 말 2500%로 상승했다. 자구 계획에 따라 현대로지스틱스, 액화천연가스(LNG)사업부 등을 매각해 차입금을 줄였지만, 부채비율 상승을 통제하기엔 부족했다.

2016~2018년에는 부채비율을 300%대로 낮췄다. 2016년 출자 전환을 포함한 유상증자를 거쳐 HMM 최대주주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HMM은 채권 금융기관 공동 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해 다른 채무도 재조정했다.

당시 HMM은 단기적으로 해운업 수익성을 개선해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16년 부채비율을 낮추려고 △현대종합연수원 △현대증권 △현대부산신항만을 매각(1조4000억원)하고 △벌크 전용선 사업 부문을 양도(1억달러)해 차입금 상환대금을 만들었다.


2019년 새로운 리스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서 부채비율이 557%로 상승했다. 기존에 운용리스로 분류하던 사항을 리스부채로 인식하면서 부채총계가 늘었다. HMM은 2018년부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2조6800억원)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해 뒀다.

HMM은 2020년 순이익(1240억원)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결손금을 해소한 건 2021년이다. 그해 창출한 순이익(5조3461억원)이 전년 말 누적 결손금(4조4439억원)보다 컸다. 그해 전환사채(CB) 전환(3조695억원)까지 이뤄져 연말 자본총계는 연초 대비 약 6배 증가한 10조4164억원이다. 2022년에도 순이익(10조1171억원)을 올려 그해 말 자본총계는 20조7811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 부채총계 감소 폭은 적었다. 그해 부채총계는 전년 말보다 1670억원 줄어든 7조5178억원이다. 자본총계 증가 폭(8조7278억원)이 상대적으로 커서 부채비율을 72%로 낮출 수 있었다. 2022년에는 이익잉여금 누적과 부채총계 감소가 겹쳐 부채비율이 25%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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