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주요 계열사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뚜렷하게 엇갈렸다. GS에너지는 발전설비와 자원개발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FCF가 적자로 돌아선 반면 GS건설과 GS리테일은 투자 규모를 줄이고 영업현금흐름을 회복하며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룹 최대 현금창출원인 GS칼텍스는 회계상 지분법 적용으로 연결 현금흐름에는 잡히지 않지만 매년 1조원 안팎의 잉여현금을 창출하며 배당을 통해 GS에너지의 현금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GS그룹의 현금흐름은 에너지가 현금을 벌고, 건설·리테일은 투자 조절로 체력을 회복하는 구조로 요약된다.
◇에너지는 투자 확대…건설·리테일은 투자 축소 GS에너지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2년 7447억원, 2023년 1조1637억원, 2024년 1조2865억원, 2025년 61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OCF 비율은 2025년 10.4%로 GS리테일, 7.9%, GS건설 4.8%와 비교하면 가장 높다.
GS에너지의 FCF는 2024년 3342억원 흑자에서 2025년 48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원인은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이다. GS에너지 CAPEX는 2022년 3217억원에서 2023년 5170억원, 2024년 5792억원, 2025년 9485억원으로 3년 새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에는 여기에 배당 1540억원이 더해지면서 6156억원의 OCF를 웃도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결 CAPEX를 끌어올린 축은 완전연결 자회사 두 곳이다. 하나는 전력·집단에너지 부문이다. GS파워가 진행 중인 부천 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2022~2029년, 총투자 1조4670억)에 2025년 한 해 2373억이 투입됐다. 여기에 GS당진솔라팜이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PF대출 2120억을 조달하면서 연결 건설중인자산 취득은 5539억으로 전년 3588억에서 크게 불어났다.
다른 하나는 자원개발 부문이다. 중동 생산광구를 보유한 Korea GS E&P의 자산이 2조5840억에서 2조8708억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생산광구 관련 지출이 담기는 기타의유형자산 취득이 3891억으로 전년 2263억에서 확대됐다. 결국 이번 CAPEX 증가는 발전 설비 투자와 자원개발 투자가 동시에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GS건설과 GS리테일의 공통점은 투자 축소를 통한 FCF 흑자 전환이다. GS건설의 FCF는 2022년 4611억원 적자, 2023년 1706억원 적자, 2024년 2916억원 적자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그러다 2025년 2523억원 흑자로 반전했다.
배경은 두 가지다. OCF가 2024년 2678억원에서 2025년 591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CAPEX는 5270억원에서 2950억원으로 44% 줄었다. 검단 사고 수습 이후 신규 투자를 조이는 동시에 영업현금이 회복되면서 잉여현금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의 FCF 개선폭 역시 크다. 2024년 1115억원에서 2025년 6316억원으로 5.7배 뛰었다. OCF가 2024년 6654억원에서 2025년 9429억원으로 회복된 데다 CAPEX를 4946억원에서 2696억원으로 거의 절반으로 줄인 효과가 겹쳤다. 편의점·슈퍼 등 유통망 확장 투자가 일단락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에너지는 흑자 유지…건설은 계절적 적자 2026년 1분기에는 세 계열사의 명암이 다시 한번 엇갈렸다. GS에너지는 정유 특수를 등에 업고 OCF가 5434억원으로 전년 동기(902억원)의 6배로 뛰었다. 올 2월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정제마진이 급등한 효과가 자회사 GS칼텍스를 통해 연결로 반영된 결과다. 다만 결산배당 3145억원이 나가면서 FCF는 291억원 흑자에 그쳤다. 벌어들인 현금 상당 부분이 배당으로 빠진 셈이다.
GS건설은 1분기 OCF가 94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FCF도 1501억원 적자다. 이는 건설업 특유의 연초 현금 유출, 즉 연말 하도급 대금 정산과 운전자본 계절성 탓으로 매년 1분기에 반복되는 현상이다. 전년 1분기 OCF가 2959억원 적자, FCF가 3655억원 적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적자폭은 줄었다. GS리테일은 1분기 FCF 400억원으로 소폭 흑자를 유지하며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지분법에 가린 GS칼텍스 세 계열사 밖에 GS칼텍스가 있다. 그룹 최대 현금 창출원이자 GS에너지가 지분 50%를 보유한 계열사이지만 GS에너지 연결 현금흐름에는 잡히지 않는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셰브론이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진 합작법인이라 GS에너지 연결에 완전연결되지 않고 지분법으로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GS칼텍스의 OCF(한기평 순영업활동현금흐름 기준)는 2022년 1조4587억원, 2023년 2조504억원, 2024년 1조9178억원, 2025년 1조6734억원으로 매년 1조원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정유 대장답게 규모 자체가 GS에너지 연결(2025년 6156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CAPEX는 2022년 5319억원에서 2025년 6465억원으로 연 6000억원 안팎에서 안정적이다. 2022년 혼합원료 분해시설(MFC)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GS칼텍스가 대규모 증설 국면을 지나 경상투자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도 연간 6000억~7000억원 규모의 경상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잉여현금은 넉넉하다. GS칼텍스 FCF는 2022년 5062억원, 2023년 4002억원, 2024년 7945억원, 2025년 9423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5년은 유가 하향 안정화로 운전자본 부담이 완화되면서 잉여현금이 1조원에 육박했다.
이 현금은 배당을 통해 그룹으로 흐른다. GS칼텍스의 배당금 지급은 2023년 1조115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846억원으로 줄었다가 2026년 1분기 결산배당으로 4941억원이 집행됐다. GS에너지가 이 배당의 절반을 수취하는 구조다. GS칼텍스의 현금창출력은 지분법이익과 배당수익이라는 두 경로로 GS에너지에 반영된다. 회계상 연결 지표엔 빠져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GS에너지의 현금창출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다.
다만 1분기 FCF는 107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유가 급등에 따른 운전자본 투자와 결산배당 4941억원이 겹치면서 잉여현금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구조적 악화라기보다는 배당과 계절성 운전자본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 계열이 당긴 투자 사이클 이 밖 발전·에너지 계열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발전 중간지주 GS이앤알은 2025년 자본적지출(CAPEX)이 889억원에서 3291억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다. GS반월열병합·영덕제1풍력 등 열병합·풍력 설비투자가 집중된 결과다. 이 여파로 잉여현금흐름(FCF)은 2024년 1343억원 흑자에서 2025년 176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순차입금/EBITDA도 4.2배에서 5.0배로 높아졌다.
LNG복합발전을 담당하는 GS이피에스는 대조적이다. 부채비율 66.2%, 차입금의존도 32.4%로 재무구조는 우량하지만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으로 매출이 2022년 2조2901억원에서 2025년 1조314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도 6087억원에서 1219억원으로 급감했다. 낮은 투자 부담 덕에 2025년 FCF 717억원 흑자를 지켰다.
2024년 인적분할로 신설된 중간지주 GS피앤엘은 파르나스호텔 리모델링 투자 등으로 2025년 CAPEX가 2256억원까지 늘며 FCF 11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