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사들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기본자본비율)이 1년 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삼성화재로 인한 착시효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업계의 기본자본은 1년 전보다 줄었고 기본자본비율 역시 낮아졌다.
신생 마이브라운을 제외하면 SGI서울보증이 실질적인 업계 선두다. 신한EZ손보는 유상증자에 힘입어 기본자본비율을 가장 큰 폭으로 개선했다. 반면 악사손보는 적자전환과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기본자본비율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4개 손보사는 감독 당국의 권고기준으로 예고된 50%를 하회했으며 이들 중 2곳은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보증 실질 선두 유지, 롯데손보가 최하위 THE CFO는 2024~2025년 국내 법인 손보사 20곳의 기본자본과 이를 토대로 산출한 기본자본비율을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조사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차등 반영 및 기본자본 인정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 마이브라운이 2025년 말 기준 938.2%로 손보업계 기본자본비율 선두에 올랐다.
보험사의 건전성감독회계기준상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보통주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과 자본성증권 발행액 등 손실흡수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기본자본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기본자본의 비율로 지급여력비율보다 보험사 자본의 질적 수준을 더욱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기본자본비율 관리 규제를 도입하고 50%를 권고기준으로 설정해 이를 하회하는 보험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할 계획이다.
마이브라운은 2025년 출범한 신생 손보사다. 기본자본이 120억원, 요구자본이 13억원에 불과해 높은 기본자본비율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마이브라운을 제외하면 397.1%의 SGI서울보증이 실질적인 손보업계 선두다. SGI서울보증은 2024년 말에도 416.1%로 업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352.7%, AIG손보가 243.5%, 신한EZ손보가 229.0%로 SGI서울보증의 뒤를 따랐고 삼성화재가 170.7%로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업계 빅5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코리안리(145.3%)까지 7개사가 세 자릿수 기본자본비율을 보였다.
롯데손보가 -20.9%로 2025년 집계 대상 손보사들 중 기본자본비율이 가장 낮았다. 롯데손보는 현재 자본적정성 개선과 매각 추진 등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아 이를 이행 중이다. 여기에 △예별손보(-15.9%) △흥국화재(24.9%) △하나손보(40.6%)까지 4개사가 감독 당국의 기본자본비율 권고 기준으로 예고된 50%를 하회했다.
◇삼성화재 착시 걷어내니 업계 자본의 질 퇴보, 악사손보 최대 낙폭 2025년 말 기준으로 20개 손보사의 기본자본비율 가중평균은 104.4%로 전년 동기보다 2.1%p(포인트) 높아졌다. 기본자본은 55조2157억원으로 7.4%(3조8101억원), 요구자본은 52조8698억원으로 5.3%(2조6450억원) 늘어 기본자본 증대 폭이 요구자본 증가 폭을 상회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삼성화재의 지표 개선에 따른 착시효과가 반영돼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등 보유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자산의 가치 상승에 힘입어 1년 사이 기본자본이 33.5%(4조7798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기본자본 증가액이 업계 전체 증가액보다 많았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19개사 기준으로 살펴보면 손보사들의 기본자본비율 가중평균은 2025년 말 기준 86.7%로 1년 전보다 3.7%p 낮아졌다. 이 기간 기본자본은 36조1864억원으로 2.6%(9697억원) 감소했으며 요구자본은 41조7235억원으로 1.5%(6358억원) 늘었다. 삼성화재 효과를 제외하면 업계의 기본자본 관리 현황은 1년 사이 오히려 질적으로 퇴보한 셈이다.
1년 사이 기본자본비율이 높아진 손보사는 5곳에 불과했다. 신한EZ손보가 69.0%p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2025년 3월 진행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효과로 파악된다. 이어 삼성화재가 14.8%p를 기록했으며 현대해상(8.4%p), AIG손보(2.9%p), DB손보(2.6%) 등이 뒤를 따랐다.
악사손보는 1년 사이 기본자본비율이 56.1%p 낮아져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순손실 338억원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126억원 감소의 영향이라는 것이 악사손보 측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손보가 -51.0%p로 악사손보의 뒤를 따랐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는 기본자본이 536억원에서 1069억원으로 99.4% 급증하기도 했다. 비율지표의 하락은 기본자본의 훼손 탓이 아니라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인한 보험위험액의 증가에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