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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KG모빌리언스

4000억대 선지급금 굴리는 재무체력

③단기차입금 880억 불과, 차입 의존 최소화…업계 최저 대손충당 설정률

고진영 기자  2026-03-16 13:40:28
KG모빌리언스의 강점은 선지급 구조를 스스로 떠받칠 수 있는 재무 체력에 있다. PG(전자결제대행)사 대부분이 외부차입에 기대 선지급 재원을 마련하는 것과 달리 최소한의 차입으로 지급 부담을 소화해 왔다.

탄탄한 재무 안정성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선정산 서비스에서도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조달 부담, 채권 관리 역량이 금리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작년 9월 말 연결기준으로 KG모빌리언스의 금융선급금은 447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선급금은 PG사가 결제대항 과정에서 가맹점에 정산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이를 회수할 권리를 자산으로 인식한 항목이다.

소비자의 결제 이후 원천사(통신사) 정산일까지 시차가 있더라도 KG모빌리언스는 약정된 주기에 맞춰 가맹점에 수수료를 뺀 대금을 먼저 지급한다. 대신 가맹점으로부터 채권을 넘겨받는데, 이 채권을 금융선급금으로 계상하고 있다. 외형상 가맹점에 대한 선지급이지만 회계상으론 향후 원천사로부터 회수할 채권성 자산을 쌓는 구조다.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는 자체 자본이 크지 않다 보니 은행이나 캐피탈 등 외부 금융기관 차입에 의존해 선정산 자금을 마련한다. 따라서 조달 금리가 높아질수록 셀러에게 적용하는 수수료도 함께 올라가거나, 반대로 수수료에 전가하지 못할 경우 마진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KG모빌리언스의 단기차입금은 9월 말 기준 884억원, 여기에 장기차입금과 금융리스 등을 모두 합쳐도 905억원에 그친다. 연결 부채비율은 59%, 차입금의존도는 16% 수준이다. 연간 4000억원을 넘는 금융선급금 가운데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수천억원대 선지급 구조를 적은 차입으로 굴릴 수 있는 이유는 본업에서 유지 중인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KG모빌리언스는 매년 안정적인 EBITDA를 창출해왔다. PG사업 특성상 설비투자 부담이 크지 않다 보니 벌어들인 이익이 대부분 내부에 축적되는 구조다. 또 결제대금이 주기적으로 원천사 정산을 통해 현금으로 회수되면서 선지급 재원이 다시 순환하는 자금 흐름이 형성돼 있다.

그간 EBITDA를 보면 2023년까지 연간 500억원 안팎을 유지했다. 2024년 148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그 해 ‘티메프’ 사태가 터지자 해피머니아이엔씨 관련 미회수 채권 262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휴대폰결제 거래액이 회복되고 선불카드 충전금이 늘면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꾸준한 이익 창출엔 리스크 관리가 한몫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KG모빌리언스가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883억원, 금융선급금의 19.7%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설정률이다.

실제 부실 확정액이 아니라 기대 신용손실을 반영한 회계상 충당금이지만, 대손충당금이 가볍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가 된다. 경쟁사들보다 수익성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요인이다. KG모빌리언스는 미회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AI(인공지능) 사업부를 따로 두고 데이터 학습에 머신러닝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견조한 재무구조는 신사업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언스는 이달 주총을 통해 사명을 ‘KG파이낸셜’로 바꾸고 가맹점 선정산(팩토링)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선정산사업 역시 자체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중소형 핀테크 업체들은 2금융권 등에서 비싼 이자를 주고 팩토링 재원을 차입하고 있다. 이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영세 소상공인 셀러들에게 10~13% 수준의 수수료(금리)를 부과하는 결과가 된다.


하지만 KG모빌리언스의 경우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차입에 의존할 필요성이 낮다. 선정산 재원 확보를 위해 차입 확대가 불가피하긴 하지만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보니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 원가가 낮아지는 만큼 선정산 상품의 금리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평가데이터가 부여한 KG모빌리언스 신용등급은 2022년 이후 A등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보유 현금이나 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이다 보니 낮은 금리 조달이 가능하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데이터가 쌓일수록 신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 고객을 더 잘 선별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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