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이 보험사의 기대이익 지표로 자리잡으며 이를 늘리기 위한 개별 보험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생명보험사 15곳의 잔액이 1년 전보다 늘며 업계 차원의 잔액 증대가 나타났다.
생보업계 빅3는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1년 사이 잔액이 늘어난 반면 한화생명은 감소했다. 다만 이는 연말 계리적가정 변경 등 회계 이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빅3 이외에는 신한라이프의 3위 굳히기와 하나생명의 잔액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삼성생명, 계속되는 1위 독주…빅3 위협하는 신한라이프 THE CFO는 2024~2025년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연말 기준 CSM 잔액을 조사했다. 삼성생명이 2025년 말 기준 13조2179억원으로 2024년 말 12조9020억원에 이어 업계 내 1위를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22개 생보사들 중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의 CSM을 보유한 곳이다.
CSM은 보험사가 계약을 통해 보유한 보험부채 중 향후 기간별 상각을 통해 보험이익으로 전환되는 부분, 즉 미래 실현 가능한 이익의 현재가치를 측정한 것이다. 보험사 이익의 성장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통용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CSM을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장기 보장성보험의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삼성생명에 이어 한화생명이 8조7137억원, 신한라이프가 7조5537억원, 교보생명이 6조5110억원, NH농협생명이 4조2991억원 등으로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이들의 순위는 1년 전과 같았다. 다만 삼성·교보·한화 등 생보업계 빅3의 틈새를 비집고 3위에 안착한 신한라이프에 시선이 쏠린다. 1년 사이 4위 교보생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의 건전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견고한 CSM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미래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내실 중심의 경영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라이프가 3조2638억원으로 6위를 수성했고 메트라이프가 2조6082억원으로 7위에 올랐다. 메트라이프는 2024년 말 2조4067억원에서 CSM 잔액을 2015억원 불리며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동양생명(2조4571억원)과 흥국생명(2조4495억원), 라이나생명(2조3761억원) 등이 뒤를 따르며 10위권을 형성했다.
작년 말 기준 CSM 잔액이 가장 적었던 생보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다. 소액보험 중심의 디지털 보험사인 만큼 CSM 확보 경쟁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이어 카디프생명이 300억원, 처브라이프가 870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의 CSM 잔액을 기록했다. 이들은 신계약 영업으로 CSM을 늘리기보다는 보유계약의 관리에 상대적으로 치중하고 있다.
◇하나생명 60%대 증가율… 교보플래닛·푸본현대생명도 30%대 증가 22개 생보사의 CSM 잔액 총계는 2025년 말 기준 63조168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 증가했다. 15개사의 잔액이 늘고 7개사의 잔액이 감소했다. 이 기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하나생명으로 63.5%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생명은 CSM 잔액이 7269억원으로 애초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이익 기여도 증대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기대이익 지표를 큰 폭으로 개선한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생명은 소규모 생보사들 중 보장성 중심 영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보플래닛과 푸본현대생명이 각각 37.1%, 33.9% 증가율로 하나생명의 뒤를 따랐다. 교보플래닛은 디지털 보험사로서 영업채널이 비대면으로 제한되는 가운데서도 이익 기대치가 높은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푸본현대생명은 과거 저축성보험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장성보험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업계 빅3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2.4%, 교보생명이 1.1%씩 CSM 잔액이 증가한 반면 한화생명은 4.3% 감소했다. 이 기간 신한라이프의 잔액이 4.6% 증가하면서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의 잔액 격차는 더욱 줄어들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부채 할인율 강화와 교육세 인상 등 대외적인 제도 변경의 영향으로 보유 CSM이 연초 대비 감소했다"면서도 "이를 제외한 신계약 CSM 유입 및 실적 효과를 고려한 경상적 CSM 규모는 순증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생명은 제도 변경의 영향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뿐 영업에서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올 1분기 CSM 잔액이 8조921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73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