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2개 생보사 중 15곳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높아졌으며 이들이 보유한 가중부실자산의 전체 규모도 연말 기준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하나생명이, 가중부실자산 보유금액은 한화생명이 각각 1위에 올랐다. 1년 사이 가중부실자산비율의 상승폭은 KDB생명이 가장 컸고 금액의 증가율은 메트라이프가 가장 높았다. 생보업계 빅3 중에서는 교보생명의 지표 악화가 부각됐다.
◇부동산 PF에 홈플러스 사태까지…KDB생명 상승폭 1위 THE CFO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 22곳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을 조사했다. 2025년 말 기준 22개사 평균 비율은 0.18%로 전년 대비 0.05%p(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0.07%로 2020년 대비 0.02%p 하락한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중 상승폭도 지난해의 0.05%p가 가장 컸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중 3개월 이상 연체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가중부실자산(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보험사 가용자본이 압박을 받는 만큼 자본적정성과도 맞닿아 있는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이슈로 이전부터 지표가 악화하는 추세였다"며 "여기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관련 대출채권의 등급이 고정 이하로 분류되면서 지표가 더욱 빠르게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말 기준 하나생명이 0.67%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04%p 높아졌다. 하나생명은 2022년 말 기준 0.54%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가중부실자산비율을 기록했으며 4년 내내 가장 높은 수준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을 보였다.
KDB생명이 0.58%로 하나생명의 뒤를 따랐다. 전년 대비 0.36%p 상승해 22개사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KDB생명은 대체투자 자산의 건전성 조정에 따른 비율지표 상승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가중부실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0%로 가장 낮은 가중부실자산비을 기록했으며 교보플래닛을 제외하면 라이나생명이 0.01%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카디프생명이 0.02%로 뒤를 따랐다. 이 3개사는 2024년에 이어 연속으로 업계 최고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했다.
처브라이프가 0.06%로 3개사의 뒤를 따랐다. 처브라이프는 1년 사이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29%p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추정손실로 분류한 미환수 수당자산의 제각을 통해 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이 처브라이프의 설명이다.
삼성·교보·한화 등 생보 빅3를 살펴보면 한화생명이 0.34%로 업계 3위, 교보생명이 0.27%로 4위에 오른 반면 삼성생명은 0.08%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나타냈다. 3 중 교보생명은 2024년 대비 0.19%p가 상승해 KDB생명에 이어 2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였다.
◇생보 빅3, 업계 가중부실자산 59% 차지 22개 생보사의 가중부실자산 보유금액은 2025년 말 합산 기준 1조4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7% 증가했다. 2021년 5647억원에서 4년 연속 상승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이며 이 기간 중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을 보였다.
한화생명이 3561억원으로 지난해 가장 많은 가중부실자산을 보유했다. 교보생명이 2750억원, 삼성생명이 2106억원으로 한화생명의 뒤를 따랐다. 빅3가 1~3위에 올라 업계 전체의 59%에 해당하는 부실자산을 보유했다.
교보생명은 1년 사이 가중부실자산이 1949억원, 243.6% 증가했는데 금액 기준 1위, 비율 기준 2위에 해당하는 상승폭을 보였다. 1949억원 중 고정이하 유가증권에서만 1797억원의 증가분이 발생했다.
금액 증가율 기준 1위는 메트라이프생명으로 전년 대비 279.2% 급증했다. 일부 대출채권의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해 가중부실자산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과 메트라이프가 200%대 증가율을 보였으며 △KB라이프(143.6%) △KDB생명(139.4%) △푸본현대생명(109.3%) 등도 10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처브라이프는 가중부실자산 보유금액이 43억원에서 7억원으로 84% 급감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추정손실 분류 자산의 제각 효과다. 다만 감소 금액 기준으로는 ABL생명이 145억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줄였다. ABL생명은 일부 유가증권의 손상평가 결과 가중부실자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