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의 보유계약 금액이 줄었다. 빅3(삼성·교보·한화)를 포함한 대형사들의 보유계약 금액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하나생명 등 소형사들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신계약 금액의 감소가 보유계약의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22개 생보사들의 보유계약 금액 총합은 2322조12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다.
부동의 '원톱' 삼성생명이 597조1639억원으로 가장 많은 계약을 보유했고 교보생명이 309조3303억원, 한화생명이 304조2033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다만 이들 빅3의 보유계약 금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7%, 0.1%, 1.1%씩 감소했다.
빅3에 이어 △신한라이프(178조583억원) △라이나생명(115조79838억원) △AIA생명(114조4814억원) △NH농협생명(107조7597억원) 등이 100조원대 계약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이 각각 3.4%, 5.3%씩 감소한 반면 AIA생명은 1.3%, NH농협생명은 2.4%씩 금액이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보유계약은 85조4013억원 규모로 1년 사이 1.7% 늘었고 동양생명이 84조8296억원(-3.1%), 미래에셋생명이 79조5351억원(-1.9%)로 뒤를 따랐다. 보유계약 상위 10개사 중 7곳의 금액이 감소했다.
보유계약 금액이 가장 적었던 생보사는 4조423억원의 처브라이프생명이다. 이어 카디프생명이 4조1786억원, 교보생명의 디지털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7조4180억원으로 10조원 미만의 계약을 보유했다. 이어 하나생명(11조3622억원), IBK연금보험(14조7795억원), iM라이프(15조7600억원) 등이 10조원대 계약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전년 대비 보유계약 금액이 15% 늘어 22개 생보사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하나생명이 12.6%, IBK연금보험이 6.7%로 뒤를 따랐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 금액이 가장 큰 비율로 감소한 보험사는 -6.7%의 흥국생명이다. 푸본현대생명이 -5.8%, 라이나생명이 -5.3%로 뒤를 이었다.
신계약의 감소가 생보업계 보유계약의 전반적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THE CFO에 따르면 올 상반기 22개 생보사들이 확보한 신계약의 총액은 114조51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연초 단기납종신 시장에서 생보사들이 절판마케팅을 수반한 공격적 영업을 실시하면서 당국의 자제령이 떨어졌을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었다"고 말했다. 다만 올 상반기의 신계약 감소를 두고서는 "과열 시장의 정상화일 수도 있지만 생보사들이 단기납종신을 대체할 신상품을 내놓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다"며 다소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생보업계에서는 2023년 하반기~2024년 초에 걸쳐 단기납종신보험의 ‘광풍’이 불었다. 10년납 기준으로 130%가 넘는 환급률을 내세우는 상품까지 출시되자 감독 당국은 보장성 종신보험이 저축성보험처럼 마케팅되는 등 불완전판매의 사례를 거론하며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2024년 3월 즈음부터는 단기납종신보험의 판매 경쟁이 사그러들었다.
올 상반기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신계약을 확보한 생보사는 19조8190억원의 교보생명으로 2위 삼성생명의 16조4947억원을 앞섰다. 3위는 NH농협생명으로 15조2978억원의 신계약을 확보했으며 한화생명이 11조9800억원, AIA생명이 10조1902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처브라이프는 1912억원의 신계약을 확보해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카디프생명이 6508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이 7958억원으로 1조원 미만의 신계약을 따냈다.
1년 사이 신계약 금액이 가장 큰 비율로 증가한 생보사는 254.3%의 처브라이프다. 다만 금액 자체가 적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처브라이프를 제외하면 흥국생명이 86.5% 증가율로 1위에 올랐고 메트라이프가 48.8%로 2위, KB라이프생명이 3위에 올랐다. DB생명도 21.9%의 준수한 증가율을 보였으며 교보라이프플래닛도 11.6% 신계약이 늘었다.
신계약 감소 폭이 가장 컸던 보험사는 -50.9%의 동양생명이다. 우리금융그룹으로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조심스러운 영업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이 -40.9%로 2위에 올랐고 동양생명과 패키지로 매각된 ABL생명이 -32.5%로 3위에 위치했다. 업계 빅3는 삼성생명이 -20.8%, 교보생명이 -9.5%, 한화생명이 -10.9%로 모두 신계약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