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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HS효성

조현상 부회장, 전문경영인 내세워 서번트 오너십 전환

④지주사 대표이사 내려놓고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로…기술 리더십이 그룹 지휘

강용규 기자  2026-03-09 16:03:52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오너 경영인이 있는 지주사 체제의 기업집단에서는 오너가 컨트롤타워 격인 지주사의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HS효성그룹도 2024년 7월 독립 직후부터 오너 조현상 부회장이 지주사 HS효성의 대표이사로서 그룹을 이끌어왔다.

올 4월부터는 달라진다. 조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이사직을 노기수 HS효성종합기술원장에 넘기고 자회사 HS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가 된다. 효성 출신의 김규영 회장도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HS효성그룹은 기술 중심의 전문경영인이 그룹을 이끌고 조 부회장이 사업 현안을 살피는 '서번트 오너십'의 체제로 전환한다.

◇지주사 HS효성, 기술 기반 전문경영인들이 이끈다

HS효성은 3월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안성훈 각자대표이사 부사장과 신덕수 지원본부장 부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및 노기수 HS효성종합기술원장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기존 사내이사 중 조현상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게 된다.

같은 날 HS효성첨단소재도 정기주주총회에 성낙양 각자대표이사 부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및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두 회사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계획대로 승인된다면 조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지주사 대표이사에서 사업회사 사내이사로 옮기는 모양새가 된다.

HS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그간 지주사 대표이사로서 독립 초기 그룹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며 "이제 그룹으로서 틀이 갖춰진 만큼 지주사 운영을 전문경영인들에 맡기고 자신은 핵심 사업회사의 육성을 진두지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HS효성그룹은 김규영 전 효성그룹 부회장을 HS효성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그룹의 정점에 오르는 '파격 인사'다. 김 회장은 효성그룹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기술원장, 지주사 효성의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범 효성의 대표적 기술경영인이다.

김 회장은 오는 4월부터 HS효성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이사회에 진입하려면 별도의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김 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에 대해 HS효성 측에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노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김 회장의 업무 개시를 계기로 HS효성그룹은 지주사를 기술 경영인들이 지휘하고 오너가 핵심 계열사의 사업 일선을 지휘하며 밑을 받치는 체제가 만들어진다. 조 부회장은 HS효성그룹이 효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2024년 7월 당시부터 '기술에 기반한 가치경영'의 기치를 내걸었으며 이 기치가 구현되는 셈이다.


◇조현상 부회장, HS효성첨단소재 얽히고 설킨 과제 매듭 풀어낼까

HS효성은 상장 자회사 HS효성첨단소재의 지분율을 현행 28.85%에서 올 상반기 내에 30%까지 끌어올려야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할 수 있다. 1.15%의 잔여 지분 취득에 약 120억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S효성의 자체 보유현금과 자회사 및 관계회사의 배당, 추가 차입여력 등을 고려하면 30% 달성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HS효성그룹의 과제는 HS효성첨단소재에 산적해 있다. 탄소섬유 증산 투자와 이차전지소재 신사업 진출 등 현금이 필요한 곳은 많은데 스틸코드 사업부문의 매각이 반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으로 본업인 타이어코드마저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HS효성첨단소재는 2024년 대비 80% 급감한 15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5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500원, 총액 112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전년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조 부회장은 HS효성 최대주주일뿐만 아니라 HS효성첨단소재에 22.53%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다. 사업 현안을 직접 살피기 위해 이사진에 진입할 이유는 충분하다.

업계에서는 HS효성첨단소재가 해외에 생산법인을 다수 보유한 만큼 조 부회장이 HS효성첨단소재의 글로벌 사업을 주로 지휘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HS효성첨단소재는 최근 베트남 생산법인 HS효성꽝남이 공장 신설을 위해 현지 개발공사와 122억원 규모의 토지사용권 임대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에는 인도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439억원의 출자 계획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이 HS효성첨단소재 수익성 회복 및 신사업 투자에 더욱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대표이사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HS효성 측에서는 이에 대해 정기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으로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HS효성첨단소재는 임진달·성낙양 두 대표이사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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