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 HS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2024년 7월 HS효성그룹이 효성그룹으로부터 인적분할로 독립한 직후부터 지주사 HS효성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있다. HS효성의 HS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과제를 순조롭게 풀어내고 있다.
한편 HS효성첨단소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계획이 수정되면서 HS효성의 그룹 수익구조 리밸런싱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전무는 해외 자회사의 지배구조를 효율화하는 등 그룹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며 유사시를 대비하는 방향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효성에서 HS효성으로 새로운 출발 이 전무는 1995년 동양나이론(현 효성티앤씨)에 자금부 자금과로 입사했다. 효성 재무본부 국제금융팀,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등에서 일하다 2007년 효성캐피탈로 옮겼다. 효성캐피탈에서 경영지원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 상무보 승진으로 임원에 올랐다.
2020년 상무 승진과 함께 효성으로 돌아와 재무회계 담당임원에 올랐고 2024년 초에는 세무회계 담당임원까지 겸직하며 전무로 승진했다. 30년간 재무 분야에서만 일한 전문가이자 효성그룹을 떠나지 않은 순수 효성인이었다.
2024년 7월 효성의 인적분할로 HS효성그룹이 독립하면서 이 전무도 경력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전무는 지주사 HS효성에 합류해 재무본부장에 오르며 초대 CFO로 발탁됐다. 단순 자금관리뿐만 아니라 전략과 경영지원 등 재무 연관업무를 폭넓게 경험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의 '키맨' 이 전무는 HS효성그룹의 독립 초기 지주사 CFO로서 조 부회장의 그룹 체제 확립을 보좌했다. HS효성의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작업이 대표적이다. 인적분할 직후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이 23.33%에 불과했으며 2년 내에 지분율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재계에서는 HS효성이 조 부회장의 HS효성첨단소재 보유지분 22.53% 중 일부를 사들여 오너의 자금을 채워주거나 지분 현물출자-지주사 신주 발행을 통해 오너의 지주사 지배력을 강화시켜주는 ‘편법’을 활용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HS효성은 조 부회장의 지분을 건드리지 않고 장내매수로만 HS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을 올 4월16일 기준 29.91%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정공법은 독립 초기 HS효성의 체제 확립 과정에 정당성을 더하는 요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무는 HS효성의 현금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 2024년 말 0원의 단기차입금을 지난해 말 38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외부 차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자회사 HS효성USA홀딩스에 HS효성의 자체사업인 무역부문을 양도하면서 482억원을 확보했다. 보유 자사주를 처분해 12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인적분할 직후인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HS효성의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94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HS효성이 HS효성첨단소재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현재까지 약 400억원에 이르는 반면 이 기간 계열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수익은 211억원에 그친다. 이 전무의 자금 관리 역량이 지분 확보 계획에서 큰 역할을 한 셈이다.
HS효성은 5~6월에 걸쳐 HS효성첨단소재 지분의 추가 확보에 1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계획이 완료되면 HS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이 30.04%까지 오른다. 지난해 말 기준 HS효성의 별도기준 현금 여력은 30억원으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의 해소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사업전략 변화에 그룹 경영 효율화 추진 HS효성은 올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오너 조현상 대표이사 부회장이 핵심 사업계열사 HS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옮기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그룹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 맡김과 동시에 오너가 사업회사의 경영을 직접 관장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이 HS효성첨단소재로 옮긴 뒤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스틸코드사업의 매각을 철회했다. 애초 HS효성첨단소재는 스틸코드사업의 매각 대금을 이차전지소재 등 신사업 설비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수정된 것이다.
스틸코드를 포함한 타이어코드는 HS효성첨단소재의 주력사업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당장의 현금보다 중장기적 캐시카우를 택한 셈이다. 다만 HS효성으로서는 그룹 수익구조의 리밸런싱이라는 관점에서 계열사 지원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장은 HS효성의 규모가 HS효성첨단소재를 직접 지원할 만큼 크지는 않다. 때문에 이 전무도 당장 HS효성첨단소재의 직접 지원책을 내놓기보다는 그룹의 경영을 효율화하며 유사시를 대비하는 작업을 우선하고 있다. HS효성은 최근 해외 계열사 HS효성USA의 HS효성USA홀딩스 역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해 HS효성USA홀딩스는 26억원, HS효성USA는 순이익 233억원을 각각 거뒀다. 이번 역합병을 통해 HS효성은 HS효성USA의 경영 성과를 HS효성으로 직접 유입시키며 재무 여력 개선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S효성 측에서는 기업지배구조 효율화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