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첨단소재는 HS효성그룹 지주사 HS효성이 거느린 자회사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만큼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때문에 HS효성첨단소재는 HS효성그룹이 효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사업구조 재편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주력사업 타이어코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한편 보조사업 탄소섬유의 생산력 증대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투자 로드맵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관건은 투자에 필요한 현금의 지속 확보다. 실적 개선은 물론이고 현재 추진 중인 스틸코드사업의 매각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수익구조 다각화 위한 전방위 투자 개시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앞서 2월 HS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생산법인 HS효성꽝남은 현지 산업단지 개발공사와 총 122억원 규모의 토지 사용권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HS효성꽝남은 올 1분기 중 임대 토지에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의 착공에 들어가 4분기 중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HS효성첨단소재가 인도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말까지 약 439억원을 출자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현지에 2027년까지 타이어코드 생산기지를 구축해 최근 경제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의 수요를 공략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수출 물량의 생산지 다각화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라는 것이 HS효성첨단소재의 설명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을 향상시켜주는 보강재로 HS효성첨단소재가 효성그룹 시절부터 20년 넘게 글로벌 1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폴리에스터(PET), 나일론, 강철(스틸코드), 복합소재(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소재의 타이어코드를 일관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전체 매출의 60%가량이 타이어코드에서 나온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4년 7월 HS효성 산하 계열사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로 타이어코드 이외의 사업 육성 및 신사업 발굴에도 갈수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육성 사업의 대표적 상품은 신소재 탄소섬유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13년 최초 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구축한 이후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2만4000톤까지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생산능력은 1만6500톤에 이르며 6000억원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차전지 신소재 실리콘음극재 분야의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벨기에 소재기업 유미코아와 합작 자회사 EMM을 설립하고 지분 80%를 확보하는 데 총 2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실리콘음극재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계획도 세웠다. 먼저 울산에 첫 공장을 2027년까지 구축하고 이듬해부터 생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는 등 구체적 로드맵이 점차 윤곽을 보이고 있다.
◇스틸코드사업 매각, 투자자금 마련의 열쇠 HS효성첨단소재는 2024년 말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1조8340억원으로 집계됐다. HS효성의 타법인 출자현황에 따르면 같은 기간 주요 출자법인 6개사의 자산총계가 2조3884억원이며 HS효성첨단소재의 비중이 77%에 이른다. HS효성첨단소재가 해외 법인들을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HS효성첨단소재가 주력사업 타이어코드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면서도 보조사업 육성 및 신사업 발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타이어코드의 업황이 개별회사 HS효성첨단소재 넘어 HS효성그룹 전체의 수익을 좌우하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그룹의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HS효성그룹의 방침이다.
중요한 점은 HS효성첨단소재의 현금 창출능력이 투자 확대 추세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HS효성첨단소재는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유출(마이너스 현금흐름)이 2022년 2516억원에서 지난해 잠정치 기준 6163억원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504억원에서 잠정 2106억원까지 줄어들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현금의 부족분을 외부 조달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2022년 -1027억원의 상환 우선 기조에서 2024년 522억원의 차입 우선 기조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잠정치 기준 4201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2022년 말 267%의 부채비율이 작년 말에는 372.3%까지 급등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5년 1월 타이어 스틸코드사업의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가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본다. 같은 해 5월 예비입찰, 7월 본입찰을 거쳐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우협 선정 이후 반년 가까이 딜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초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는 재무실장을 효성그룹 출신의 임석주 상무에서 LG그룹·안진회계법인 출신의 신정곤 상무로 교체했다. 신임 CFO 입장에서는 선임 직후부터 조 단위 거래의 완수라는 큰 과제를 마주한 셈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투자계획들을 원활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 딜에서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신 상무로서는 가격을 쉽게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딜이 반년 가까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하는 만큼 오너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HS효성첨단소재가 자체적으로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HS효성첨단소재의 사업 다각화가 그룹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만큼 조현상 부회장이 가격 측면에서 다소 양보하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