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업계는 완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자금 여력 측면에서는 부족할 게 없는 상황이지만 건전성 악화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완주 의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나섰을 때와 달리 의지 자체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 역시 "여러 매물 중 하나로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1조…자금 여력 충분 현재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다. EQT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애큐온캐피탈을 6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임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의 가격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를 적용한 가격인데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한화생명의 총자산은 178조5344억원에 이른다. 현금 동원력 역시 뛰어나다. 한화생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1031억원이다. 금융기관 예치금·기타유동자산까지 포함하면 10조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에서 단기간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생명의 유동성은 인수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사 M&A의 경우 자금 집행이 곧바로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동원 가능한 자금 대비 자본 여유분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일반적으로 150% 이상이 안정적 수준으로 간주된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화생명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할 뿐 아니라 주식을 추가로 보유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잠재 손실에 대비해 확보해야 하는 요구자본이 증가하고 킥스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2025년 말 기준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157%로 전분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가이던스는 160%로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소폭 낮춰잡았는데 예기치 못하게 보험금 예실차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인수 의지가 관건…한화그룹, 사업 영역 확대 활발 자금력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는 만큼 결국 인수 의지에 완주 여부가 달려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완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6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802억원) 대비 18.2% 감소한 수치다. 100%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이 충당금 적립 여파로 5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애큐온캐피탈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저축은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체 영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범위를 넓혀 보면 한층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연결기준으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 저축은행 부진으로 일시적 적자를 냈으나 2024년 곧바로 8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둘러싼 영업 환경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로선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1월 올해 캐피탈 업계의 산업 전망이 '중립적'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업계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는 △내수 부진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주력 상품군의 경쟁 심화 △비용 부담이 꼽혔다.
저축은행 업계 역시 대손비용 증가와 대출 성장 둔화로 수익성 회복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용된 가계대출 규제도 저축은행 입장에선 악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