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한화생명이 '깜짝 등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필두로 다양한 금융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캐피탈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화생명은 최근 본업에서 매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M&A 시장 잇달아 두드리는 한화생명, 이번에도 등판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매각 측인 EQT파트너스와 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및 UBS는 최근 메리츠금융지주, 한화생명, 다우키움그룹, BNK금융지주, 바이칼인베스트먼트 등 5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한화생명이다. 금융지주의 경우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유인이 매우 큰 만큼 금융권에서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곤 한다. 특히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하면 애큐온캐피탈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애큐온저축은행도 딸려오는 만큼 금융지주에겐 매력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화그룹의 등판이 주목받는 건 현재 캐피탈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데다 저축은행 계열사의 존재감도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애큐온캐피탈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몇 년 사이 사업 확장 의지는 매우 강한 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9000억원 중반대를 제시하면서 가격 경쟁에 밀려 고배를 마셨지만 막판까지 의지는 매우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한화리츠, 한화에셋매니지먼트, DP리얼에셋아메리카 등을 통해 리츠·부동산 투자 라인업을 이미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을 품게 되면 국내 리츠·해외 부동산·대체투자 펀드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난해 미국 뉴욕에 위치한 증권사 벨로시티 클리어링(VC) 지분 75%를 인수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도 인수했다.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초로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진출한 사례다.
◇깊어진 본업 부진, 사업 영역 확대 필요성↑ 한화생명은 지난해 본업에서 크게 부진했다. 한화생명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3133억원으로 전년(7205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순이익이 급감하며 생보업계 빅3 구도를 위협하던 신한라이프(5077억원)보다도 적은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자회사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연결기준으로는 순이익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비지배지분을 포함한 전체 연결기준 순이익은 8360억원으로 전년(8660억원) 대비 3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실제 연결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상당 부분 늘어난 걸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 자회사의 순익 기여도는 62.6%로 전년(16.8%)에서 45.8%포인트나 상승했다.
한화생명이 잇달아 사업 확장에 나서는 다른 배경으로는 승계가 지목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몇 년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 중 하나다.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재편이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며 계열사 이합집산이 이뤄졌다.
현재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인적분할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맡은 사업이 ㈜한화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독립 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부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이끄는 금융 사업 역시 영역을 확대하고 외형을 키울 필요가 커졌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