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업사이클 속에서 주요 3사의 자본조달 전략이 저마다 갈리고 있다.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은 회사채 중심의 직접 금융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효성중공업은 은행 차입에 더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보였다.
차이점은 조달 방향에서도 나타난다. LS일렉트릭은 부산 공장 증설과 LS파워솔루션 인수 등 투자 수요로 회사채 잔액을 늘린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은 풍부한 영업현금과 보유현금을 바탕으로 사채를 줄이고 있다.
THE CFO가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의 차입 구조를 분석한 결과 총차입금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LS일렉트릭이 63.9%로 가장 높았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8883억원의 회사채 잔액을 유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이 52.9%(1368억원)로 뒤를 따랐고 효성중공업은 6.1%(520억원)에 그쳤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채 잔액이 2024년 말 7089억원에서 2025년 말 8883억원으로 1794억원 늘었다. 지난해 10월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제189-1·2회)를 새로 발행한 영향이 컸다. 부산 제2생산동 증설과 LS파워솔루션(옛 KOC전기) 인수 등에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LS일렉트릭은 외화 의존도가 두드러진다. 작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 3022억원 가운데 외화차입금이 2196억원으로 72.7%를 차지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씨티 등 외국계 은행을 통한 외화 조달이 많았고 원화 단기차입금은 762억원에 그쳤다. 미국법인(LS ELECTRIC America), 베트남법인(LS ELECTRIC Vietnam) 등 해외법인이 매출의 26.3%를 차지하는 만큼 해외 운영자금에 대한 조달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차입금(유동성 포함) 1520억원은 교보생명과 부산은행, 수출입은행, SBJ은행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돼 있다. 회사채 중심 조달인 만큼 은행 차입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직접금융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총차입금 2586억원 가운데 회사채가 1368억원으로 52.9%를 차지한다.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는 약 899억원이다. 모두 2023~2024년에 발행한 2~5년물 무보증사채로, 금리는 4.10~5.73% 수준에 빌렸다.
장기 은행차입은 한국자산관리공사와의 판매 후 리스 거래 1건이 사실상 유일했다. 304억원 규모이며 금리는 6.20%, 1년 단위로 갱신된다. 리스부채 725억원이 별도로 잡혀 있다.
다만 HD현대일렉트릭은 LS일렉트릭과 달리 사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비유동성 사채 잔액이 1365억원에서 469억원으로 줄었고, 유동성 사채도 추가 차환 없이 자체 영업현금으로 상환될 전망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 9680억원의 보유현금 덕분에 차입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두 회사와 정반대의 구조를 갖고 있다. 총차입금 8510억원 가운데 56.3%인 4789억원이 원화 은행 장기차입금이다. 주요 차입처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고 만기는 최장 2032년 8월까지, 금리는 1.10~6.73% 범위다.
회사채 잔액은 520억원에 그쳤다. 공모채는 220억원이 유일했고 나머지 300억원은 사모사채로 표면금리 4.83%, 2027년 3월 만기가 돌아온다.
효성중공업이 회사채보다 은행 여신을 자주 활용하는 데는 보유 부동산 담보가치나 효성그룹의 대외 신인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도 측면에서도 효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으로 ‘AA-’인 LS일렉트릭이나 HD현대일렉트릭보다 한 단계 낮다.
단기차입금 비중에서도 차이가 또렷하다. 작년 말 기준 효성중공업이 31.9%(2716억원)로 3사 중 가장 높았고, LS일렉트릭은 21.7%(3022억원), HD현대일렉트릭은 7.3%(188억원)에 그쳤다. 효성중공업은 영업현금을 통해 단기차입을 빠르게 상환 중이지만 절대 비중은 여전히 가장 높다.
3사 모두 2026~2027년 회사채 만기가 일부 도래하는 만큼 차환 부담은 남아 있다. 2026년 안에 LS일렉트릭 2300억원, HD현대일렉트릭 900억원, 효성중공업 220억원 등의 만기가 돌아온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대응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