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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을 재추진한다.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인수한 뒤 일곱 번째 도전이다. 그간 여러 투자자와 접촉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백지화되기를 반복했다. 적자와 재무건전성, 매각 가격 등이 문제였다. 산은은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만큼 시장으로부터 재평가받을 적기라고 판단했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추진 배경을 들여다보고 매물 매력도와 걸림돌 등 매각 관련 이슈를 점검해 본다.
KDB생명을 정상화하기 위한 한국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되레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유재산 매각 특성상 공적자금 회수 책무가 따르는데 투입된 재원이 커질수록 매각가가 높아질 수 있다. 산은이 투입한 재원만 이미 2조원이 넘는다.
KDB생명은 여전히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력 개선은 어렵다. 대주주 지원이 요구된다. 실제 산은도 추가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에선 이 과정 등에서 보유한 주식은 매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본 확충 필요성 지속…산은 회수 부담도 커져 KDB생명은 지난해 무상감자를 통해 누적 결손금을 정리한 뒤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은으로부터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감자와 증자 후 KDB생명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으며 자본총계는 결산 기준 4093억원까지 늘었다.
산은은 KDB생명 정상화를 위해 인수 대금 포함 총 2조10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다. 그때마다 KDB생명은 일시적인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근본적인 재무체력 회복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KDB생명은 여전히 대주주의 자본 수혈을 필요로 한다.
완전자본잠식에선 벗어났지만 결손금 발생으로 인한 자본잠식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자본금 5831억원에 못 미친다.
원매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보험업법상 규정인 100%를 밑돈다. 물론 경과조치를 적용할 경우 킥스비율이 205.73%까지 오른다. 그러나 이는 IFRS17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적용 기간(최장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효과가 소멸된다.
경과조치 적용 전 KDB생명의 킥스비율은 70.99%에 불과하다. 보험업법을 충족하려면 지난해 말 수치에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도 3940억원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30%에 맞추려면 8059억원의 자본이 확충돼야 한다.
산은도 KDB생명에 대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에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일부 지분 보유, 매도자·매수자 실익 가져다줄 대안으로 부상 추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은 개선되겠지만 산은의 자금 회수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원매자와의 눈높이에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지분이나 향후 취득할 주식을 제외하는 매각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지분을 일부 남기고 매각하는 방식은 매수자와 산은 양측에 실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미래 인수자 입장에서는 KDB생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산은의 자금 회수 필요로 인한 인수 대금 증가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잔여 지분을 남기는 건 산은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향후 KDB생명이 정상화에 성공하고 흑자전환할 경우 기업 가치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산은은 잔여 지분을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의 지분 정리가 성공한 전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다. 과점주주 매각, 계열사 쪼개 팔기 등이 이뤄진 중간 과정은 상황이 다르지만 이후 잔여 지분을 처리한 방식은 참고할 만하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의 지분 가치가 높아진 뒤 잔여 지분을 블록세일로 정리했고 공적자금을 초과 회수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예보의 공적자금 누적 회수금은 13조163억원으로 지원된 원금 12조7663억원 대비 약 2500억원을 더 확보했다. 회수율은 102%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분 가치가 낮아진 상태에서 전량을 매각하는 것보다 일부를 남겨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