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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7수

시장 재평가 나선 배경엔 재무건전성 개선

①대규모 자본 수혈로 완전자본잠식 해소 및 킥스비율 개선…산은, 추가 증자 계획

이재용 기자  2026-04-16 15:35:18

편집자주

한국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을 재추진한다.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인수한 뒤 일곱 번째 도전이다. 그간 여러 투자자와 접촉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백지화되기를 반복했다. 적자와 재무건전성, 매각 가격 등이 문제였다. 산은은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만큼 시장으로부터 재평가받을 적기라고 판단했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추진 배경을 들여다보고 매물 매력도와 걸림돌 등 매각 관련 이슈를 점검해 본다.
한국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에 나선다.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일곱 번째 시도다. 그간 적자와 재무건전성 문제, 원매자와의 가격 눈높이 등으로 매각이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산은은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우선 정상화 작업에 주력해야 했다.

매각 작업을 재개한 데에는 시장 재평가를 받을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산은은 무상감자를 통해 누적 결손금을 정리한 뒤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KDB생명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자본적정성을 높이는 등 매각 걸림돌이던 재무건전성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번번이 무산된 매각…이번엔 다를까

산은은 이르면 이달 중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공개 매각 공고가 나간 후 잠재투자자 대상 요약 투자설명서가 제공되고 1단계 실사 자료에 대한 투자자 검토 등이 진행된다. 산은은 우선 계리 법인을 통한 매도 실사 작업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산은 보유 지분 99.66% 전량이다.

KDB생명은 지난 1988년 설립된 호남생명이 시초다. 이후 광주생명, 금호생명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산은 계열 KDB생명으로 자리 잡은 건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이 칸서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인수하면서다. 이후 산은이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공식적인 산은의 KDB생명 매각 작업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한때 사모투자펀드(PEF)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단계까지 도달하기도 했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으로 막판 무산됐다. 이후 하나금융그룹도 수개월간 인수 실사를 벌였지만 결국 발을 뺐다.

몇 년 사이 일부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거론됐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백지화되기를 반복했다. 시장에서 추산된 KDB생명 인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향후 회사 재무구조 정상화 등을 위해 투입해야 할 금액이 조단위에 달할 수 있다는 평가가 최대 걸림돌이 됐다.

매각 작업이 수차례 무산되면서 당초 금호생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했던 PEF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존속기간 등의 사유로 청산됐고 산은이 KDB생명을 자회사로 품었다. 이후 매각은 일시 중단됐으며 구조조정 및 체질 개선 등 정상화 작업이 우선 추진됐다.


◇무상감자·유상증자로 최대 '걸림돌' 재무건전성 개선

산은이 KDB생명 매각을 재개하는 건 시장으로부터 다시 평가받을 만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완전한 정상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재무건전성이 상당 부분 개선된 상태다.

KDB생명은 지난해 무상감자를 통해 누적 결손금을 정리한 뒤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은으로부터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감자와 증자 후 KDB생명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9월 말까지 -1017억원이던 자본총계는 결산 기준 4093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금이 감자(-4153억원)와 유상증자(5000억원)에 따라 5831억원으로 늘었고 자본잉여금이 9059억원까지 불어난 감자차익에 9457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KDB생명의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증가 규모는 각 848억원, 4103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증가하며 자본적정성도 크게 개선됐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43.5%에서 연말 71%로 27.5%포인트 상승했다. 경과조치 적용 기준으로는 165.2%에서 205.7%로 40.5%포인트 올랐다.

KDB생명 매각 관련 핵심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한번 시장에 나가서 평가를 받아보자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올해에도 3000억~5000억원의 추가 증자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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