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현대위아 재경본부장(상무)은 투자 지출 증가를 앞두고 보유 현금을 선제적으로 늘리는 재무 전략을 편다. 지난해부터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여유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중장기 투자 계획 집행 과정에서 차입금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공작기계 사업 부문 매각에 이어 방산 사업 부문 매각도 검토 중이다.
현대위아는 4년만에 연결 기준(이하 동일) 현금·현금 등가물(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조6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말 현금·현금 등가물은 1년 전보다 4520억원 증가한 1조6889억원이다. 2021년 말 1조6472억원이었던 현금·현금 등가물이 2023년 말 1조1117억원까지 줄어든 뒤 다시 증가세다.
보유 현금이 늘면서 지난해 현대위아 재무구조는 순차입에서 순현금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현금·현금 등가물(1조6889억원)이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1조2227억원)보다 4663억원 크다.
2024년 12월 현대위아 재경본부장으로 부임한 권 상무가 중장기 투자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무 전략을 펴면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위아는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연 평균 투자액을 직전 3개년(2023년~지난해)보다 69% 늘린 5663억원으로 설정했다.
열 관리 모듈(TMS)과 로봇·스마트 팩토리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투자다. 연구·개발(R&D), 양산 투자, 고정 자산 구매 등을 망라한 금액이다. 2029년부터는 연간 투자비를 다시 3000억원대로 줄인다. 중장기 투자 계획을 이행해 지난해 3% 수준인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32~2034년 21% 수준으로 늘린다.
올해부터 집행하는 3개년 평균 투자비(5663억원)는 최근 3년(2023년~지난해) 현대위아 평균 영업활동현금흐름(4881억원)을 웃돈다. 기존 현금 창출력으로 부족한 투자금은 자산 매각이나 추가 차입으로 충당해야 한다.
권 상무는 투자 확대 국면에서 외부 차입보다 내부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활용하는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현대위아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보유 현금을 늘리고 있다.
2024년에는 매출 3822억원, 영업이익 179억원을 기록한 공작기계 사업을 매물로 내놨다. 권 상무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승인, 4월 공작기계 사업 분할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매각 거래를 종결했다. 공작기계 사업 매각 대금은 3400억원이다.
올해 추가로 방위사업 부문을 계열사 현대로템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위아는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신과 K2 전차(현대로템) 주포 등 화포를 생산한다. 지난해 방위사업 부문 매출은 약 4000억원이다. 대신증권은 현대위아 방위사업 가치를 최소 3700억원에서 최대 8800억원으로 추산한다.
현대위아는 2021년부터 차입 부담은 낮추는 재무 전략을 펴왔다. 2020년 말 2조7747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2226억원으로 1조5585억원 감소했다. 해당 기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1조796억원을 창출하며 상환 능력을 입증줬다.
지난해 순현금 전환에는 차입 축소보다 유동성을 비축하는 재무 전략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해 FCF(1214억원)는 대부분 차입금 상환대금(812억원)으로 빠져나갔다. 현금·현금 등가물 증가분(4520억원)은 대부분 공작기계 사업 등 매각 예정 비유동 자산 처분(3376억원)으로 유입된 자금이다.
권 상무가 차입금을 줄이고, 현금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편 덕분에 현대위아 재무 안정성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전년 말 대비 2.94%포인트(p), 0.32%p 내린 72.8%, 17.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