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현대위아는 재무적으로 여유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각종 지표는 최근이 가장 좋고 하반기 공작기계사업의 매각 절차 완료를 통해 추가적인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여유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전동화부품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해외 주요 기지의 생산품 전환도 추진하는 등 당면한 영업 성장성이 안갯속에 있다. 이와 같은 격변기에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방어하는 과제를 '신임 CFO' 권오현 상무가 짊어지고 있다.
◇현대위아 세대교체의 시작 알린 권오현 상무
권오현 현대위아 재경본부장 상무는 1970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로템에서 경영분석팀장, 경영관리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2020년 말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임원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말 CFO 역할을 수행하는 재경본부장 직책으로 현대위아에 합류했으며 올 3월20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에도 선임됐다. 현대위아의 전임 재경본부장 김사원 전무가 겸임했던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의 기타비상무이사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감사도 겸직 중이다.
권 상무는 직원 시절부터 재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2013년 현대로템의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재경담당 실무자로서 현대로템이 좋지 못했던 증시 상황을 극복하고 무사히 상장을 완료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위아에서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59년생 정재욱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하고 그 자리에 1970년생의 권오성 현대차 연구재발지원사업부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내정되면서다.
다만 대표이사 교체에 앞서 현대위아는 올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사원 전 재경본부장 전무와 이종부 전 모빌리티사업본부장 전무 등 2명의 사내이사가 각각 권 상무와 황윤목 신임 모빌리티사업본부장 전무로 교체됐다.
김 전 전무와 이 전 전무 등 두 전임 사내이사는 모두 1964년생, 권 상무와 황 전무는 각각 1970년생과 1971년생이다. 권 상무는 황 전무와 함께 정 전 사장의 사임으로 부각되는 현대위아 세대교체 바람의 '마중물'이라고 볼 수 있다.
◇도전적 경영환경, 가볍지 않은 재무 수장의 어깨
현대위아의 재무구조는 안정돼 있다.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3%로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의 연말 기준 수치보다 낮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17.4%로 이전 5년과 비교해 가장 낮다.
커버리지 면에서는 올 1분기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의 비중이 0.4배에 불과하다. 현대위아가 수치를 해마다 낮춰 오면서 전년도에는 0.01배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에는 지표가 더욱 개선될 공산이 크다.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8.9배로 이자상환능력 역시 우수하다.
(자료=THE CFO)
그러나 영업의 관점에서 보면 현대위아는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시장의 흐름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옮겨가면서 현대위아 역시 부품사업을 내연기관 중심에서 열관리 시스템 등 전동화 중심으로 재편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대응해 해외 주요 생산기지인 멕시코 공장에서 하이브리드(HEV) 엔진을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당면한 경영환경이 상당히 도전적이다. 신임 CFO인 권 상무로서는 일련의 사업전략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금의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최대한 지켜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이다.
곧 현대위아의 재무에 여력이 더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위아는 앞서 4월 비주력사업인 공작기계부문을 약 3400억원에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이 작업이 올 하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위아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 1분기 2180억원에서 올 1분기 -10억원으로 1년 사이 급격하게 줄었다. 전년 동기 1104억원의 현금흐름을 더했던 매입채무의 증가 항목이 올 1분기 -801억원으로 유출 전환한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영업에서의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경색된 가운데서도 현대위아는 올 1분기 332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를 지속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3400억원의 현금 유입은 권 상무의 자금 운용전략 수립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