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계열사들의 단기 유동성 대응력에 차이가 벌어졌다. 2026년 1분기 GS건설은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금이 3조원대로 늘어난 반면 보유 현금은 감소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졌다.
반대로 GS칼텍스는 단기성차입금을 꾸준히 줄이며 만기 부담을 낮췄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업종별 사업 특성과 차입 구조에 따라 유동성 지표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건설, 1년 내 갚을 빚 3조원대로 확대 GS건설의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은 2026년 1분기 3조75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 말 2조2414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약 7700억원 증가했다. 증가분 대부분은 유동성장기부채다. 장기차입금 가운데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2025년 말 1조2505억원에서 1조8909억원으로 급증했다. 만기가 가까워진 장기차입금이 단기성차입금으로 재분류된 영향이다. 단기차입금의존도도 12.1%에서 16.2%로 높아졌다.
반면 보유 현금은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2025년 말 3조5189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3441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앞선 5편에서 살펴본 운전자본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늘고 현금은 줄면서 만기 부담은 한층 커졌다.
현금성자산을 단기성차입금으로 나눈 지표가 1배를 밑돈다고 곧바로 유동성 위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기성차입금은 만기가 돌아오면 차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보유 현금만으로 1년 안에 모든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지표가 의미를 갖는 것은 금융시장 경색 국면이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 보유 현금과 미사용 여신한도가 1차 방어선이 된다. 결국 커버리지는 차환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신용등급이 높고 회사채 발행이 원활한 기업은 커버리지가 다소 낮아도 부담이 크지 않지만 업황이나 신용도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이 지표의 의미는 커진다.
GS건설의 현금성자산/단기성차입금 수치는 2025년 말 1.57배에서 올해 1분기 0.78배로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단기성차입금은 늘고 현금성자산은 감소한 영향이다. 건설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 경기 영향으로 차환 여건 변화에 민감한 업종이다.
여기에 도급사업 PF 우발채무 1조7740억원(미착공 비중 72%)까지 감안하면 단기 자금 부담은 더 커진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약 3조원, 예상 영업창출현금만으로는 만기 도래 차입금과 PF 우발채무, 금융비용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각이 추진 중인 GS이니마 지분 대금 유입과 미사용 여신한도 등을 감안하면 대응은 가능하다고 봤다.
◇칼텍스는 차입 줄여 부담 완화…발전 계열은 상대적으로 높아 반면 GS칼텍스는 단기성차입금을 꾸준히 줄였다. 단기성차입금은 2022년 2조717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1975억원으로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의존도도 10.4%에서 4.8%로 그룹 최저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은 1조4843억원, 현금성자산/단기성차입금 비율은 1.24를 기록했다.
GS에너지도 단기차입금의존도가 6.5%로 낮다. 커버리지는 0.68배지만 GS칼텍스 등 자회사에서 들어오는 배당금이 유동성을 뒷받침한다. 올해 1분기 배당금수익은 3176억원이었다. 중간지주 특성상 자체 영업현금보다 자회사 배당금 유입이 단기 상환재원의 성격이 강하다.
발전 계열은 상대적으로 만기 부담이 높다. GS이앤알은 단기차입금의존도가 18.4%로 그룹에서 가장 높다. 단기성차입금은 6049억원, 현금성자산은 3171억원으로 현금성자산/단기성차입금 수치는 0.52배다. 다만 발전사업 특성상 현금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계열 지원 가능성도 있다.
GS이피에스의 단기성차입금 대비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2년 1.77배에서 올해 1분기 0.55배로 낮아졌다.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으로 현금성자산이 6577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여기에 순이익의 70% 안팎을 지주사에 배당하는 구조도 현금 여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보유 현금과 영업창출현금만으로는 단기 자금소요를 충당하기에 다소 부족하지만 미사용 여신한도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GS리테일과 GS글로벌의 현금성자산/단기차입금은 각각 0.63배와 0.48배다. 다만 GS리테일은 현금 회전이 빠른 유통업 특성상 단기 유동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GS글로벌 역시 단기성차입금 상당 부분이 매출채권과 연계된 무역금융으로 구성돼 있어 일반 차입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2024년 출범한 GS피앤엘은 단기차입금의존도가 3.2%에 그쳐 만기 부담 자체가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