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GS글로벌은 연말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적 쇄신을 통해 본업인 종합상사의 경쟁력을 되찾고 신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였다.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경영 파트너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교체했다. 올해 GS엔텍에서 GS글로벌로 자리를 옮긴 김재성 상무가 그 주인공으로 김 상무는 계열사에서 쌓은 재무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핵심 자회사의 상장을 위한 성장 스토리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1969년생인 김 상무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GS건설로 입사하며 그룹에 몸담았다. 올해로 30년째 GS그룹에서 경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GS건설 재무회계·경영관리, 지주사 GS 재무팀 등에서 근무하다 2019년 임원 승진과 함께 GS엔텍으로 이동했다.
GS엔텍에서 그의 역할은 이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재무관리 영역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회사 CFO로 재무건전성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을 끌어오는 역할이다. 특히 2020년대 들어 GS엔텍이 기존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사업에서 친환경 해상풍력 구조물 제조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며 자금 확보 작업이 중요해졌다.
실제 GS엔텍은 2023년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시몬스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9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회사는 4년 연속 이어진 적자 속에 재무체력이 떨어지며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불안정한 상태였다.
GS엔텍이 적자로 돌아선 2020년(-177억원) 부채비율은 152.9%, 차입금의존도는 47.2% 수준이었으나 2023년까지 지속된 적자로 각 재무지표가 310.9%, 60.4%로 치솟았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흔들리는 와중에 사업 전환을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 했던 김 상무는 3자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FI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 자금은 GS엔텍의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 투자에 들어갔고 회사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에서 매출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2024년 첫해 풍력사업 매출은 1358억원으로 GS엔텍 전체 매출에서 63% 비중을 차지했다. 2025년에는 그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695억원으로 줄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로 올라가며 사업전환의 성과를 나타냈다.
6년간 GS엔텍 CFO로 자금조달 임무를 수행한 김 상무는 올해 GS엔텍의 모회사 GS글로벌 CFO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GS글로벌 신임 대표로 낙점 받은 김성원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GS엔텍에서 자금조달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GS글로벌에서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며 투자금을 확보하는 역할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김 상무가 GS엔텍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올해 GS글로벌 사내이사 CFO에 오르는 동시에 GS엔텍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선임되며 모자회사 재무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주요한 과제 중 하나는 GS엔텍의 상장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GS엔텍은 앞서 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2028년까지 상장을 약속한 상태다. 기한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며 회사는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을 기반으로 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자금 유치 작업을 지휘했던 김 상무는 이제 모회사의 CFO로 GS엔텍의 상장 스토리까지 관리하게 됐다.
GS엔텍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8년 대경OEKE라는 사명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2005년 자금난으로 부도처리되며 코스닥에서 퇴출된 바 있다. 이후 사모펀드에 인수되며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2010년 GS글로벌이 인수하며 그 절차를 중단했다. GS그룹에 편입된 뒤에도 한번 더 상장을 노렸으나 2017년 최종적으로 상장을 포기하며 현재까지 GS글로벌 산하의 비상장사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