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LX홀딩스는 LX그룹이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한 이후 빠르게 배당을 개시하며 주주환원에 나섰다. 2025년 실시한 배당에서부터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적용하면서 주주들의 배당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제고했다.
LX그룹은 총수인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장남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사장에게 LX홀딩스의 지분을 대거 증여하기로 하면서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향후 구 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추가로 넘겨받고 경영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 LX홀딩스의 배당이 주요 자금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성 제어에 중점 둔 중장기 배당정책
LX홀딩스는 2025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1356억원을 거두고 이 중 225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16.6%로 집계됐다. 별도기준으로는 순이익이 75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9.7%다.
LX홀딩스는 2021년 5월 LX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인적분할로 독립하면서 설립된 지주사다. 첫 배당은 2023년 초에 실시한 2022년 결산배당이다. 이는 LX홀딩스가 1년의 실적이 온전히 재무제표에 기록되는 첫 해부터 발빠르게 주주환원을 개시했음을 의미한다.
2025년 2월에는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도 수립했다. 별도기준 순이익에서 일회성 비경상이익을 제외한 조정순이익의 3개년 평균치를 재원으로 삼아 35%의 목표 배당성향을 설정했다. 배당재원을 당해의 조정순이익이 아니라 3개년 평균 조정순이익으로 명시한 점에 시선이 쏠린다.
LX홀딩스가 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한 2022년부터 2025년에 이르는 4년 동안 별도기준 순이익은 최고점이 2022년의 807억원, 최저점이 2024년의 418억원으로 차이가 적지 않다. 이는 LX홀딩스가 순수지주사로 계열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 핵심 수입원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2022년 LX홀딩스가 수취한 배당금은 총 1030억원이며 2023년에는 685억원, 2024년에는 323억원이다. 지난해에는 726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정책이 적용된 2024년과 2025년만 놓고 보면 2025년이 2024년보다 2배 이상 크다.
그러나 수취 배당금의 최근 3개년 평균값은 2024년 기준으로 679억원이며 2025년 기준으로는 578억원으로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를 바탕으로 LX홀딩스는 이 두 해에 모두 총액 225억원을 배당했다. 3개년 평균 조정순이익을 배당재원으로 설정함으로써 LX홀딩스는 주주가 수취하는 배당금이 한 해의 이익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X홀딩스 배당, 구형모 사장의 안정적 수입처
앞서 6월 LX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보통주 기준 지분율 20.37%의 최대주주 구본준 회장이 올 8월10일자로 아들 구형모 사장(지분율 12.15%)에게 LX홀딩스 주식 610만주를 증여한다고 밝혔다. 보통주 지분율 기준으로는 8%에 해당한다. 증여가 완료되면 구 사장이 LX홀딩스 보통주 지분율 20.15%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LX그룹은 오너일가 중 구본준 회장의 딸이자 구 사장의 동생인 구연제씨도 LX홀딩스 보통주 지분을 8.78%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로 구 사장과 구씨와의 지분율 격차는 기존 3.37%에서 11.37%까지 벌어진다.
범LG 가문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전부터 구 사장을 LX그룹의 차기 총수로 봐 왔다. 구씨가 LX그룹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이런 시선에 힘을 더했다. 이번 지분 증여로 LX그룹의 승계 구도는 예측을 넘어 확실의 단계에 이르는 셈이다.
최근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구 사장이 이번 지분 수증으로 내야 할 증여세는 27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5년 연부연납 제도를 고려할 때 구 사장에게 크게 부담되는 액수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LX홀딩스가 지난해 배당총액 225억원을 올해도 유지한다면 구 사장은 지분율에 따라 연간 45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증여세의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게다가 구 사장은 LG그룹 지주사 LG의 지분 1.64%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서도 지난해 기준 78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다만 이번 증여 이후로도 구 회장은 LX홀딩스 보통주 지분율 12.38%의 2대주주이며 구 사장으로서는 이 지분 역시 넘겨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LG 주식은 언제든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당장의 자금 기여도 면에서는 LG 주식이 높으나 장기적 기여도 측면에서는 LX홀딩스의 배당이 끊기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하면 LX홀딩스가 첫 중장기 배당정책을 한 해의 이익 기준이 아닌 3개년 평균 기준으로 설정한 것은 구 사장의 안정적인 승계 자금 마련이라는 관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한 해 적자를 보더라도 배당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다져진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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