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GS그룹 지주사 GS는 최근 몇 년 사이 10대 그룹 지주사들 중 배당의 안정성 측면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익의 변동성이 작지 않았음에도 배당총액은 축소 없이 꾸준히 확대했다. 목표 배당성향뿐만 아니라 최소배당금까지 포함하는 정교한 배당정책의 효과로 분석된다.
GS는 오너일가 포함 특수관계인이 50%를 넘는 과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대에 불과할 정도로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이 폭넓게 분포돼 있다. 배당이 오너일가 다수의 수입원이라는 점을 안정적 배당의 이유로 해석하는 시선도 나온다.
◇10대그룹 중 배당 줄지 않은 유일 지주사, 비결은 배당정책
GS는 2025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7987억원을 거두고 총 2841억원의 배당을 실시해 배당성향이 35.6%로 집계됐다. 별도기준으로는 순이익이 2499억원으로 배당성향이 113.7%에 이른다.
GS의 배당을 최근 5년(2021~2025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1년 1894억원에서 지난해 2841억원에 이르는 사이 2022년과 2023년의 총액의 2368억원으로 같았을 뿐 단 한 해도 총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지 않았다. 이 기간 10대 그룹 지주사 8곳 중 연간 배당총액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은 곳은 GS가 유일하다.
GS는 정유사 GS칼텍스를 미국 쉐브론과 공동 보유한 에너지사업 중간지주사 GS에너지와 발전 자회사 GS EPS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다. 핵심 포트폴리오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업인 만큼 GS도 연간 이익은 일정하지 않은 편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별도기준 순이익이 가장 높았던 해는 8773억원을 기록한 2023년이며 가장 낮았던 해는 2499억원의 2025년이다. 최고액 대비 최소액의 편차가 71.5%(6274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배당총액을 감소 없이 안정적으로 늘려 온 기반은 배당정책으로 파악된다.
GS는 2021년 배당까지 별도기준 배당성향 40% 이상을 골자로 하는 배당정책을 유지했다. 이를 2022년 배당부터 3개년 별도기준 순이익 평균의 40% 이상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한 해의 이익 변동성이 배당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했다.
향후 계열사들의 이익 창출력이 급격히 줄어들어 GS의 3개년 순이익 평균도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GS는 2025년 8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을 통해 배당정책에 최소 주당 배당금(DPS) 2000원의 안전장치를 더했다. 우선주의 DPS 어드밴티지를 50원으로 가정할 때 총액 1894억원의 배당을 주주들에 보장하는 것이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50% 웃도는 특수관계인 지분율, 58명이 나누는 배당
지주사는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최상위 계열사로 오너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다. 때문에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원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GS는 지주사들 중에서도 오너 포함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GS의 특수관계인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53.53%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 지주사 8곳 중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GS보다 높은 곳은 55.84%의 한화뿐이다. 45.7%의 3위 롯데지주와 GS의 격차는 7.83%p(포인트)다.
다만 한화의 경우는 계열사 한화에너지가 개인 최대주주로서 한화 지분 22.15%를 보유한 '옥상옥' 지분구조가 형성돼 있다. 롯데지주 역시 호텔롯데가 지분 11.7%를 보유해 13.7%의 신동빈 회장에 이은 2대주주다.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자의 기준인 지분율 5% 이상으로 지주사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나 재단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GS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가장 높다. 그런데 심지어 GS는 53.53%의 특수관계인 보통주 지분이 총 58명에 분배돼 있다. 이들 중 법인이나 재단은 6곳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오너일가다.
그룹의 총수인 허태수 GS 대표이사 회장의 지분율은 2.12%에 불과하며 GS의 개인 최대주주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부회장의 지분율조차 5.26%에 그친다. GS의 배당은 다수의 오너일가에 골고루 흘러들어간다는 의미다. GS가 배당액을 급격하게 축소할 시 다수 오너들의 금전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GS의 안정적 배당을 이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3개년 평균 순이익을 기반으로 배당금을 책정하는 배당정책은 오너 배당수익의 연간 기준 상승여력이 제한되더라도 하방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는 것이다.
GS그룹은 오너들의 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주사 지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GS의 안정적 배당은 오너 개개인의 수입에 예측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일탈'을 경계하는 장치로도 볼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