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LG그룹 지주사 LG는 10대그룹 지주사들 중 연간 배당총액의 편차가 가장 작다. 배당정책의 변경을 통해 목표 배당성향을 한 차례 높이기는 했으나 비경상손익의 배당 적용을 제한하는 정책 기조에 충실한 덕분이다.
LG그룹은 그간 장자 승계의 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승계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그러나 오너 4세 구광모 회장 대에서 지주사 LG 지분을 놓고 가족 내 소송전이 발발하면서 오너십의 안정성이 한 차례 흔들리기도 했다. 소송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재계에서는 LG의 배당이 오너십의 강화에 활용될 가능성을 주시하는 시선이 나온다.
◇높은 배당 예측가능성, 오너 상속세 납부에도 예외 없었다
LG는 2025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7372억원을 거뒀으며 이 중 4782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64.9%로 집계됐다. 별도기준으로는 순이익이 8145억원으로 배당성향은 58.7%다.
LG는 이전부터 별도기준 순이익 중 일회성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금액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왔다. 2021년 배당정책의 손질을 통해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 한다는 조건을 제외했고 2024년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목표 배당성향을 50%에서 60%로 상향하는 정도의 변화만이 있었다.
최근 5년(2021~2025년) LG의 배당을 살펴보면 2021년 별도기준 순이익 1조2340억원을 거뒀음에도 배당총액이 4489억원에 그쳐 배당성향이 36.4%에 그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LX그룹의 계열분리로 인해 발생한 중단영업이익 7662억원을 배당재원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당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018년 구 선대회장의 별세로 발생한 상속세 9000억원가량 중 7200억원가량이 구 회장의 몫이었다.
구 회장은 2021년 말 기준으로 LG 지분율 15.95%(2753만771주)의 최대주주로 LG의 배당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요 자금줄이었다. LG는 특별배당 등 명목으로 배당을 확대할 기회가 있었으나 비경상손익은 배당재원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이 해 LG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비경상손익의 65%를 배당했다고 밝혔다.
LG는 대신 배당총액을 일정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례로 2024년에는 별도기준 순이익 5052억원 중 94.7%에 해당하는 4782억원을 배당했으나 이듬해인 2025년에도 배당총액을 4782억원으로 유지하면서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58.7%까지 낮아졌다. 광화문 빌딩 매각차익 등 비경상손익을 고려하면 이 해에도 실질 배당성향은 60%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주 내에서 배당을 관리한 덕분에 최근 5년 LG의 배당총액은 최고액(2023년 4837억원)과 최저액(2021년 4489억원)의 차이가 최고액 대비 7.2%(34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10대그룹 지주사들 중 가장 적은 차이로 2위 롯데지주의 19.9% 대비 12.7%p(포인트) 낮다. LG 배당의 강점은 높은 예측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 지분확대·주담대 부담 해소…구광모 회장 배당 활용방안은
구광모 회장은 2023년을 끝으로 선대 회장의 LG 지분 8.76%에 대한 상속세 납부를 마무리했다. 상속세 납부 기간인 2018~2023년에 걸쳐 구 회장은 LG로부터 약 4009억원의 배당을 수취했는데 이는 전체 상속세 7200억원의 약 56%에 해당하는 상당한 비중이다.
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 삼촌들은 이미 계열분리를 통해 LG그룹에서 독립했다. LG그룹 내에서 구 회장이 확고한 오너십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LG의 배당이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23년 2월 양모 김영식씨와 두 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이사, 구연수씨 등 세 모녀가 구 회장의 LG 주식 상속비율을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하면서 오너십이 한 차례 도전을 받았다. 올 3월 1심 재판부가 구 회장의 승소 판결을 내리기는 했으나 세 모녀 측에서 항소장을 제출한 만큼 아직 상속 소송과 관련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LG의 배당을 통해 해마다 일정한 금액을 수취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소송전의 전개 양상에 따라 수취 배당금을 자금원으로 삼아 LG 지배력의 추가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구 회장은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일으킨 주식담보대출과 관련한 부담도 안고 있다. 가장 최근 보고일인 2026년 3월6일 기준으로 구 회장이 LG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은 총 3315억원이며 해마다 150억원가량의 이자를 내야 한다. LG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은 주담대의 부담을 해소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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