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지주사 배당 리뷰

3형제 승계작업 시동과 맞물린 배당 확대

⑤[한화]오너 3세 자금소요 본격화…지주사격 한화 기여금액은 아직 100억원대

강용규 기자  2026-07-07 16:10:15

편집자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한화그룹 오너 3세 3형제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막내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먼저 기계·유통·레저 등 사업을 들고 분할 독립에 나섰다. 향후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부문을, 맏형 김동관 한화 대표이사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 등 사업을 각각 맡는 형태로 추가적인 분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독립이 예고된 김동선 부사장은 물론이고 김동원 사장까지도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승계의 실무작업에 대한 대비도 현재진행형이다. 때마침 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 역시 배당을 확대하면서 후계자들의 자금 확보에 일부 보탬이 되고 있다.

◇밸류업 계기로 배당정책 일신, 향후 배당성향 추가 상승 가능성도

한화는 2025년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지분 기준) 3725억원을 거뒀고 이 중 987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26.5%를 기록했다. 10대 그룹의 다른 지주사들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은 삼성물산(18.8%) 다음으로 낮고 배당총액은 롯데지주(960억원) 다음으로 적었다.

최근 5년(2021~2025년) 기준으로 한화는 10대 그룹 지주사들 중 배당에 적극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순이익 합계는 3조8117억원으로 △롯데지주(-1조2024억원) △SK(2조5923억원) △HD현대(3조47억원)보다 많았으나 배당총액은 3882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 기간 평균 배당성향 역시 10.2%로 가장 낮았다.

다만 지난해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 해 한화의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3725억원은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으나 배당총액 987억원은 가장 많은 금액이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배당성향이 순이익 488억원 대비 202.3%에 이른다. 이는 2025년 10대 그룹 지주사들 중 가장 높다.

한화는 올 초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을 통해 최소 주당 배당금(DPS) 1000원의 5개년(2026~2030년) 배당정책을 설정하고 이를 2025년 결산배당부터 적용했다. 이에 연간 DPS가 2024년 보통주 기준 800원에서 지난해 1100원까지 높아졌다.

한화는 자회사 한화생명을 필두로 하는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어 법적 요건을 충족한 지주사는 아니다. 때문에 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지주비율)을 항시 유지해야 하는 법적 지주사들보다 유연한 자산 활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건설부문과 글로벌부문(화약·소재) 등 자체사업도 보유하고 있어 별도기준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화는 올들어 상법 개정에 발을 맞추며 보유 보통주 자사주 중 임직원 성과보상 지급분을 제외한 445만주가량(지분율 5.9%)을 소각하고 제1우선주 역시 장외매수로 전량 확보해 소각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한화의 주주환원은 배당을 중심으로 환원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세 승계자금 마련 분주…한화 기여도는 높지 않아

재계에서는 한화의 배당 확대가 오너 3세 3형제의 승계와도 맞닿은 사안이라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화가 올 초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기계·유통사업의 분할을 골자로 하는 인적분할안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올 8월1일을 기일로 신설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는 오너 3세 중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이 경영을 관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내다 앞서 3월 퇴사한 이후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으로서 인적분할 및 신설지주사 설립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전부터 한화그룹 오너 3세 중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사업을,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사업을, 맏형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 등 기존 주력사업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가 진행될 것으로 봐 왔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분할 독립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셈이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 보통주 지분 9.76%를 확보해 개인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이미 지분 승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 그러나 부친 김승연 회장의 보통주 지분율이 아직 7.5%나 된다. 이를 넘겨받기 위해서는 오너 3세들에게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분할 독립이 예정된 김동선 부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향후 보유 한화 주식과 신설지주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신설지주사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자금소요가 전혀 없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앞서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계열사 한화에너지의 보유지분을 활용해 각각 2800억원, 8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경영권 승계가 종결 단계에 이르기까지 한화의 배당은 오너 3세의 자금원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의 오너 자금 기여도는 다른 기업집단 지주사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일부 넘겨받기 전까지 한화의 배당 중 오너 3세가 수취한 금액은 3형제 합산 기준으로 연간 50억원가량에 불과했다. 지분 증여와 최소 DPS 상향이 진행된 2025년 배당에 와서야 3형제의 수취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