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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유증 다시보기

김형락 기자  2026-04-10 14:38:46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결정에 주주들 불만이 상당하다. 증자 대금 절반 이상을 채무 상환에 쓴다고 하니 증자를 악재로 보는 시선이 팽배하다. 정기 주주총회 이틀 만에 대규모 증자를 결정해 주주 소통이 부족했다는 원성도 쏟아졌다.

공시만 보면 빚을 갚기 위한 증자에 가깝다. 하지만 한화솔루션 차입이 늘어난 이유를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부터 영업활동현금흐름 이상으로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하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넓게 보면 선 CAPEX 집행, 후 증자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설비 증설에 승부수를 뒀다. 2023년 3조2000억원 규모 미국 태양광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뒤 현지 생산 중심으로 재편되는 태양광 공급망 구축 흐름에 올라탔다.

중장기 투자 계획을 이행하던 중 현금흐름 스텝이 꼬이면서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됐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길어지며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였던 기초 소재 부문이 흔들렸다. 신재생 에너지 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미국 태양광 설비 투자가 결실을 보기 전에 기초 소재 부문 수익성이 둔화해 기댈 언덕이 부족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예기치 못한 통관 지연 이슈로 미국 태양광 공장이 저율 가동됐다. 그해 재고자산이 쌓이며 한화솔루션 연결 기준 영업현금은 적자 전환한 마이너스(-)655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려면 증자로 재무 부담을 줄여야 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통관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태양광 판매량이 늘고, 평균 판매 가격(ASP)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과 이후 4개년 누적 EBITDA 가이던스는 각각 기존 실적보다 약 4배 증가한 수치를 제시했다. 증자가 호재인지, 악재인지는 돈을 어디에 쓸지가 아니라 돈을 얼마나 벌지를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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