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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건 관련기사
SNT모티브 CFO의 '특별한' 소통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말을 직접 듣기란 만만찮은 일이다. 특히 접점이 전혀 없던 기업의 재무임원 발언을 들으려고 사업보고서 작성책임자 연락처로 전화하면서 체감한다. 연락을 받지 않거나 투자자 소통(IR) 부서 실무진으로 연결된다. 심지어 기자라 밝히자 3초만에 연결이 끊어지는 사례도 겪었다. 하지만 SNT모티브는 달랐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했다. 연결음이 두세 번 이어진 뒤 수화기 너머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상무님 맞으신가요? 상무님께서 CFO 역할을 하고 계신 거죠?" 물으니 "예, 그렇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코멘트를 얻은 뒤 휴대전화 연락처까지 교환하니 내심 보람찼다. 많은 CFO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좀처럼 어필하지 않는 가운데 직접 전화를 받아 대화를 이어가는 박 본...
박동우 기자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사외이사 구성에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제·통상, 산업·기술, 법·규제, 재무·투자 등 사외이사 전문분야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이지만 기업마다 필요로 하는 사외이사 전문분야가 다른 것도 현실이다. 취재차 모 기업에 사외이사 구성이 국세청·산업통상자원부 관료와 지방법원 판사 출신 등 법·규제 전문가에 쏠린 이유를 물었다. "핵심 사업이 국가 기간산업과 연관돼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경우 사외이사 구성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추가 판단이 필요하다. 이 기업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추천한 결과"라는 취지의 답변도 보내왔다. 기업은 사추위를 앞세워 사외이사 구성에 정당성을 얻는다. 사외이사 구성을 평가할 수 없다면 적어도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적합성은 평가할 수 있다. 상법은 별도 기준 자산총...
이민호 기자
BSM 요약 설명서
BSM(Board Skills Matrix)이 국내에 도입된 건 2022년이다. SK그룹이 개척자였고 지주사인 SK 등이 그해 3월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문에서 BSM을 공개했다. BSM 발생지인 미국의 상장사들이 주로 5~6월 연차총회에 앞서 공시하는 'Proxy Statement(위임장 성명서)'에서 BSM을 공개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왔다. BSM은 문자 그대로 '이사회 역량 구성표(혹은 현황표)'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이 각각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작성자는 당국도, 주주도 아닌 기업이다. 기업이 직접 '우리 이사회는 이러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게 BSM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는 수만가지 역량이 필요하다.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고 '경영의 언어'인 재무·회계와 몸담은 ...
양도웅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의 깜깜이 공습
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때는 보통 내수 시장이 둔화한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벌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이니 밖으로 나가 돈을 벌어오겠다고 한다. 알리바바그룹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한국을 공습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팍팍한 중국 내부 사정이다. 중국 경기둔화와 함께 핀둬둬와 더우인 등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전통 이커머스사인 알리바바그룹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탓이다. 알리바바그룹이 세운 대응 전략은 바로 글로벌이다. 내수 시장에서 이커머스 매출이 부진한 반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이커머스 부문은 성장하고 있는 점을 노렸다. 이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1분기 전체 매출의 65%에 달하던 중국 상거래 비중이 4분기 들어 55%로 줄어든 반면 글로벌 상거래 비중은 9%에서 12%로 높아졌다. 알리익스프레스로 진땀을 빼는 ...
박서빈 기자
같은 양극재 기업, 다른 평가손실
작년 주식을 모르는 사람도 '에코프로'라는 단어는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양극재가 시장을 지배했던 때가 있었다. 광풍이 한 차례 분 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도 한 풀 꺾였다. 주가가 빠진 것은 양극재 기업의 미래 기대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작년은 리튬 등 양극재의 원료 가격이 2년 전 대비 '폭락'하면서 양극재 업체들이 대거 재고평가손실을 입은 해였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같은 양극재 업체라도 기록한 평가손실액이 모두 다르다. 국내 양극재 5사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LG화학(첨단소재 사업), 코스모신소재가 꼽힌다. 가장 많은 평가손실을 기록한 곳은 엘앤에프(2382억원). 에코프로비엠(1653억원)도 못지 않은 금액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모신소재(16억원)와 LG화학(630억원)은 오히려 평가이익을 ...
박기수 기자
'연봉킹'이 더 빛나려면
상장사들이 사업보고서를 공개하는 결산 시즌에는 그해 임원 연봉 순위도 드러난다. 지난해 계열사에서 177억원(지난 20일 기준)을 수령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국내 재계 총수 연봉 1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22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08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99억원) 등도 상위권을 형성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오너 경영인과 전문 경영인이 두루 고액 연봉자에 오른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임원 보수로 4900만달러(약 660억원)를 받는다. 오너 경영인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23 회계연도 보수로 2136만달러(약 287억원)를 수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처럼 무보수 경영을 펼치고 있다. 누구든 기여한 만큼 보수를 받는 건 당연한 이치다. 임원 보수 ...
김형락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CFO의 책임감'
파도가 거세게 부는 가운데 키를 잡은 조타수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자칫 다른 항로로 가거나 이리저리 흔들리다 난파될 수 있어서다. 언제 불지 모르는 태풍과 숨은 암초를 피하고 선원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책임감을 굳게 지녀야 한다. 내가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사와 마주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유영중 재무부문장은 자신만의 논리를 구축하는 인물이다. 맥킨지앤컴퍼니,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오랫동안 파트너로 재직하면서 '달변' 능력을 쌓았다. 산업군을 종횡무진하며 경영전략 수립과 에퀴티 스토리(Equity Story) 설계에 잔뼈가 굵었다. 과업의 우선순위를 가려내는데도 막힘 없다. 2020년 당시 유 CFO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대담에 나와 "기업은 지금 해야 할 '액트 나우(Act No...
IT 기업 '파티'가 끝나고 난 뒤
정보기술(IT) 업체 감원 칼바람이 매섭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잠시나마 영업에 숨통이 트였지만 근래 1년을 보면 이같은 분위기를 찾긴 어렵다. 게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업종 등이다. 서비스 수요 감소에 고금리 환경 하의 유동성 둔화까지 맞물리며 IT 업체들은 영업·비영업 부문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다. 회계 지표를 개선코자 하는 노력은 처절하다. 직전 사업연도 재무제표를 보면 극적인 수치 변화가 감지된다. 매출액을 늘리고 순익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기초 체력을 강화했다기보단 외부 알짜 기업을 흡수합병하거나 자회사를 관계사로 재분류하는 식의 '회계 화장'을 통한 변화가 대부분이다. 동일하게 고정비 감축 시도도 이뤄졌다. 인건비 절감이 대표적이다. 재무제표 이면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A 게임사는 현재 인력 감축...
김소라 기자
PF '대원칙'의 부재
'THE CFO'가 최근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한도를 물은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총 24개 답변 중 한도 기준이 없다는 답변이 약 3분의 1인 7개에 달했다.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명시한 답변이 절반 정도인 11개(PF 신용보강 미실시 2개 포함)였던 것과 대비됐다. PF 관련 우발채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건설사 CFO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시행사의 원활한 대규모 PF 조달을 위해 시공사인 건설사가 자금보충과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은 오늘날 부동산 금융에서 보편적인 형태다. 이 때문에 이번 설문조사에서 PF 관련 우발채무 한도를 자기자본의 250%(1개)나 300%(1개)로 명시한 답변도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한도를 공격적으로 늘리면 영업에 유리하지...
메타인지, 신독, 그리고 이사회
요즘 많은 사람이 언급하는 심리학 용어 중 하나가 '메타인지'다. 나의 부족한 점과 넘치는 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인데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학습 능력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를 근거로 교육의 목표를 메타인지 향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비슷한 개념을 고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논어·맹자와 함께 사서로 꼽히는 대학과 중용에는 "군자는 홀로 있을 때도 삼간다"는 문장이 있다. 이른바 신독(愼獨)이다. 군자는 누가 보지 않아도 자신의 언행을 스스로 통제한다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은 누가 나를 보지 않는 게 아니다. 내가 나를 보며 감독할 수 있어야 군자라는 얘기다. 메타인지는 교육의 목표, 신독은 군자의 덕목이라는 점에서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능력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인간 본성과 아주 먼 성질인 듯하다. 타고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