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249건 관련기사
좋은 CFO의 기준
상장사 CFO의 이력은 저마다 다르다. 회계에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위해 합류한 인물도 있다. 투자자와 시장의 언어에 능숙한 IR형 CFO도 쉽게 볼 수 있다. 경력과 전문 분야만으로 좋은 CFO를 가리기는 어렵다. 재무제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금을 제때 조달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판단이 한쪽으로 기울 때 CFO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다. 최근 만난 한 코스닥 상장사 CFO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며 여러 사업에 손을 댔다. 경영진의 확신은 강했고 가능성을 말하는 목소리도 컸다. 재무를 책임진다고 모든 결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업 초기에는 성패를 가늠할 숫자가 적고 실패 가능성도 단정하기 어렵다. 여러 우려에도 추진 의지가 강한 경영진...
김인엽 기자
AI 시대와 한국 CFO
최근 해외 CFO의 이야기를 찾다보면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읽힌다. 바로 AI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CFO라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그들은 숫자와 지표를 다루며 배분 전략과 기획 등을 총괄한다. AI와의 접점이 가장 넓은 C레벨이 CFO일 가능성도 높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CFO들이 AI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 CFO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팟캐스트, 포럼 등지에 자주 나와 적극적으로 AI에 대해 얘기한다. 오픈AI의 재무 조직이 어떻게 직접 챗GPT를 활용해 혁신을 이뤘는지, 좋은 AI를 선별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등등 거리낌없이 얘기한다. AI 기업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업종에 관계없이 근래 해외 CFO들에게 필수적으로 주어지는 질문이 AI에...
김태영 기자
한국콜마의 저력, 미국서도 통할까
문득 화장대 앞에 나열된 다양한 브랜드 화장품들의 제조사가 궁금해져 하나씩 찾아본 적이 있다. 놀랐다. 대부분 한국콜마의 이름이 박혀 있었다. 유명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골랐는데 진실은 하나의 제조사에서 나온 화장품을 바르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K-뷰티가 날아오르며 한국콜마의 최근 3년 성적표도 고공행진했다. 영업이익률과 매출 모두 우상향을 그리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 화장품 공장 가동률만 봐도 76.8%로, 그룹 내 어느 공장보다 높다. 최근에는 역량 결집을 위해 콜마스크·에치엔지의 화장품사업부까지 잇따라 편입하며 그룹 계열사의 화장품 밸류체인을 손안에 쥐었다. 아쉬운 대목이 있다면 미국법인이다. 지난해 준공한 제2공장은 생산능력을 6800만개에서 2억3340만개로 늘렸는데, 그 캐파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동률은 8.8%에 그쳤다. 3년 연...
김예린 기자
피할 수 없는 대화
침묵도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가이던스가 없고 답변 자체가 어렵다, 혹은 홍보실이 없어서 였다. 별도 채널 없이 IR 담당자 한두 명이 전화를 받는 구조다 보니 며칠씩 답이 없는 경우도 잦았다. 모두 결국은 취재에 응했는데 그 과정에서 들은 한 코스닥 기업 IR 담당자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그는 소통이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했다. 동시에 솔직한 두려움도 털어놨다. 반도체 호황에 올라타며 영업이익이 갑자기 뛴 작은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동안은 관심 밖에 있어도 무방했던 회사였는데 이제는 한마디가 주가나 다음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처지가 됐다. 비슷한 시기 만난 또 다른 기업은 최근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곳이다. 고민의 본질은 같았다. 대기업 수준의 이사회를 갖춰야 하는데 속도가 ...
허인혜 기자
회계로 본 성과급 논란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정한 SK하이닉스가 첫 단추를 끼웠다. 올해 삼성전자 노조뿐만 아니라 업종이 다른 카카오, LG유플러스 노조도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떼달라고 주장한다. 회계적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삼는 건 부적절하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영업 관련 비용을 차감한 뒤 남은 몫으로 이자 비용, 법인세, 주주 환원, 재투자 재원이다. 인건비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 반영돼 있어 영업이익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으면 이중 배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영업이익을 나눠 달라는 요구는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했다. 과거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처럼 경제적 부가 가치(Economic Value Added, EVA)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했다. E...
김형락 기자
자사주의 애매한 입지
별을 본다는 건 시간여행이다. 지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별도 4광년 넘게 떨어져 있다. 오리온자리의 붉은 초거성 ‘베텔게우스’는 무려 600광년 거리란다. 빛이 출발해 여기 닿기까지 수백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천문학의 기본은 별빛의 시간을 현재로 착각하지 않는 데 있다. 빛의 지연을 계산해 위치를 찾는다. 별자리에 기대 길을 찾는 항해자가 표류하지 않도록. 올 3월 개정 상법이 시행됐다. 상장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그동안 자기주식은 입지가 모호했다. 다시 시장에 팔 수 있으니 언제든 발행주식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미발행 주식과 사실상 다름없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숫자의 문법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의 5% 룰은 여전히 ‘주식등의 총수&r...
고진영 기자
한화솔루션 CFO 인사 유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이슈가 연일 시장에서 뜨겁다. 논란되는 부분은 다양하다. 주주총회 직후 유증이 발표됐다는 점, 낮은 발행예정가에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 유증 자금 대부분이 투자가 아닌 부채상환에 쓰인다는 점 등등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주목받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바로 한화솔루션 CFO의 대기발령 조치다. 전말은 대략 이렇다. 유증 발표 직후 투자자들의 반발이 강한 와중에 CFO가 어떤 간담회에서 ‘금감원과 사전에 조율했다’는 식으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감원이 반박했고 한화솔루션은 자체적으로 해당 CFO를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다. 본래 대규모 증자나 IPO에 앞서 감독당국과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은 관례다.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여기서 누구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 중요한 건 한화솔...
한화솔루션 유증 다시보기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결정에 주주들 불만이 상당하다. 증자 대금 절반 이상을 채무 상환에 쓴다고 하니 증자를 악재로 보는 시선이 팽배하다. 정기 주주총회 이틀 만에 대규모 증자를 결정해 주주 소통이 부족했다는 원성도 쏟아졌다. 공시만 보면 빚을 갚기 위한 증자에 가깝다. 하지만 한화솔루션 차입이 늘어난 이유를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부터 영업활동현금흐름 이상으로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하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넓게 보면 선 CAPEX 집행, 후 증자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설비 증설에 승부수를 뒀다. 2023년 3조2000억원 규모 미국 태양광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뒤 현지 생산 중심으로 재편되는 태양광 공급망 구축 흐름에 올라탔다. 중장기 투...
승리의 비용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윤 창출이다. 분쟁이 생긴다면 승리가 아니라 실리를 쥐는게 더 가치 있다. 그래서 기업의 응전은 신중해야 한다. 충돌이 초래하는 비용이 이익보다 크다면 그 판단은 비경제적이다. 쿠팡은 전면전을 골랐다.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를 거부했고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와 의회, 무역대표부(USTR)가 나서 통상 이슈로 번졌다. 미국 상장사라는 위치를 지렛대 삼아 정부에 외교적 압박을 넣었다. 이 선택은 경제적일까. 다국적기업이 규제에 맞서 정치적 힘을 빌린 경우는 여럿 있었지만 별로 승률이 높진 못했다. 애플과 메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을 우회하려다 과징금만 수천억원 물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금 공정위를 비롯한 규제기관 조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받고 있다. 정부가 쿠팡의 대응을 국가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대기업 요건, 자산 2조에 던지는 의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성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계열사를 누락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기업집단의 자산총계가 5조원 이상일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한다. 이때 각종 공시 의무와 사위 편취 규제 등이 적용된다. 성 회장의 계열사 누락 고의성은 검찰이 수사할 사안이다. 이번 사례의 위법성을 배제하면 떠오르는 의문이 하나 있다. '5조원'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다. 공시대상기업집단 규제는 2009년 도입됐다. 당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바로 아래 단계의 규제 필요성이 떠오르면서 5조 기준이 생겼다. 중견기업까지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 위해 중간선을 그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 자산총계는 10조원이다. 지난 16년간 공시대상기업집단 ...
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