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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건 관련기사
주주 환원은 항상 옳은가
'우리 회사는 현금 배당을 지급하거나 배당 정책을 선언한 적이 없습니다. 또 우리 회사는 당분간 현금 배당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배당 선언에 대한 향후 결정은 회사의 재무 상태, 실적, 자본, 전반적인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해 이사회의 재량에 따라 결정될 예정입니다.' 한 상장기업의 배당 정책이다. 불특정 다수의 주주들이 주식을 쥐고 있는 상장사 치고는 꽤 당돌하다. 여타 국내 상장사였다면 '현금흐름과 경영 상황에 따라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얼버무리고 말았을 테다. '우리는 배당 한 적도 없고, 근 시일 내에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사업보고서에 적는 기업은 경험 상 그리 많지 않았다. 이 기업은 테슬라(Tesla)다. 테슬라 주주들도 당연히 배당을 요구한다.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함께 언급되는 미국의 대표적인 상장사니 배당 요구는 자연스러...
박기수 기자
보따리상 없는 면세점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은 면세업계의 딜레마다. 분명히 대량으로 제품을 쓸어가는 따이궁 덕분에 매출이 늘었는데 막상 벌어들이는 돈을 따져보니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의 존재감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따이궁은 면세점의 유일한 판매 통로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빈자리를 따이궁의 대량 구매로 메웠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만큼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자연스럽게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수수료가 높아진 것이다. 여행사가 따이궁을 면세점으로 보내면 면세점이 따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구조다. 송객수수료율은 한때 50%에 달했다. 벌수록 부담이 커지는 탓에 면세업계는 수수료율 줄이기에 나섰다. 한때 수수료율을 30%대까지 낮췄지만 혜택을 줄이니 따이궁으로부터 나오는 매출도 감...
홍다원 기자
일본에서 시작된 네이버 밸류업
최근 네이버가 200억원규모 자사주를 처분했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 목적이다. 네이버는 2021년 스톡그랜트를 도입한 이후 매년 두 차례씩 자사주를 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는 인센티브 방식을 말한다. 그간 네이버는 자사주를 이런 성과급이나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사업협력을 이유로 지분을 맞교환한 기업들을 보면 CJ ENM, CJ대한통운, 미래에셋증권, 한진칼, 이마트 등 산업 전반에 포진해 있다. 시장의 시선이 곱진 않았다. 네이버 지분율이 3.7%에 불과한 이해진 창업자가 일부러 우호지분을 늘렸다는 의구심이 있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국내에서 상호주가 가장 많은 기업이 네이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업이 상호주를 만들면 소수주주 비율이 줄어 주주권리를 해치게 된다는 이야기다. 설상가상 ...
고진영 기자
제주은행, 계륵이 되기보다는
조흥은행(신한은행), 굿모닝증권(신한증권), LG카드(신한카드), 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 신한금융그룹 품에 안긴 곳들이다. 모두 지주사 전략 내 경영 일관성을 위해 상장폐지 절차를 거쳐 완전자회사가 됐다. 은행권 부동 1위였던 국내 최고(最古)의 조흥은행, 인수자금만 7조원 LG카드, 자산규모 32조원의 오렌지라이프 등 굴지의 회사들 모두 그랬다. 오로지 단 한 곳, 조그맣고 조그만 제주은행만이 신한지주와 나란히 상장사로 존치한다. 지분구조는 신한지주 75.3%, 소액주주 16.72%다. 2002년 신한그룹으로 들어왔지만 상폐되지 않았다. 신한지주는 타 인수계열사처럼 애초부터 제주은행을 100% 자회사로 만들 방침이었다. 신한은행과의 합병 시도가 막힌 건 '지역민의 입김' 때문이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제주지역 유일한 상장사라는 상징성 때문에 상장을 ...
김현정 기자
행동주의의 '선순환'
"저희도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습니다." 최근 고강도로 행동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기관투자자 대표를 만나 여러 기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인상깊었다. 행동주의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라고 무조건 '나쁜 기업'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기본적으로 현금창출력과 재무건전성 등 펀더멘털이 우수한 '좋은 기업'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달 좌초된 두산그룹의 두산밥캣 지배구조 개편 시도에서 초기부터 강하게 반발한 것은 두산밥캣 주주로 진입해있는 기관투자자들이었다. 두산밥캣은 대표적인 저PBR주로 오랜 기간 기관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들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매겨진 교환비율 산정에서의 적정성을 문제삼았고 결국 주식교환 계획을 철회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반면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를 ...
이민호 기자
한국 증시 소외, 애꿎은 이유 찾기 '그만'
국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의 '코인 불장'이 마냥 좋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외려 시장 관심이 집중되며 규제 강화 등 역효과가 따를 것을 우려했다. 한창 상장사 가치 제고에 페달을 밟는 금융 당국 입장에서 이러한 수급 쏠림이 달갑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실제 막대한 거래 자금을 제어·관리할 장치가 적절히 마련돼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는 국내 증시 소외 현상과 맞닿아 있다. 가상자산 시장 쏠림은 이어지는 반면 증시는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각 시장 수치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 일 거래대금은 8조원대를 기록했고 같은 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액은 10조원을 넘겼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시가총액이 3000조원에 달하고 코스피는 2000조원에 못 미친다. 전년 초부터 증시 가치...
김소라 기자
쓸모 없음의 '쓸모'
코스닥 상장사 닷밀은 2012년 설립된 실감형 테마파크 기업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프로젝션맵핑, 삼성 갤럭시 언팩 인 뉴욕을 비롯해 다수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실감미디어 산업을 이끌고 있다. 닷밀의 선장은 서울예대 디지털아트학과 출신의 1984년생 정해운 대표다. 회사 창업 10여년 만인 올해 11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CEO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IP) 개발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겸한다. 정 대표는 끊임없이 궁리하고 사업의 연결고리를 찾는 CEO다. 공간을 예로 들면 용도를 바꾸면 어떨지, 어떤 사물을 배치하면 재밌을지 생각을 거듭한다. 회색빛일지 모르는 재미 없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생각과 실행으로 낙후된 공간은 새로운 가치를 지닌 테마파크 곳으로 변모한다. 닷밀이 2021년 선보인 통영...
이우찬 기자
이사회 경영,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
계엄의 후폭풍이 한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보며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정치적 불안정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급감했다. 계엄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번 계엄을 단행한 이들의 면면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학연, 지연, 근무지 인연 등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고등학교 후배, 같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과거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로 실행 인력을 모아냈다. 슬프게도 이런 학연과 지연 중심의 구조는 낯설지 않다. 기업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경영진, 특히 사외이사를 선임하곤 한다. 사외이사 자리는 실력과 경력만큼 네트워크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때로는 특정 집단 안에서 대물림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선임된 사외...
김지효 기자
계엄 없는 2025년을 희망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나.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기자는 그저 어이가 없었다. 국민 대다수가 그런 감정이었을 것이다. 이 시대를 살면서 상상하지 못해본 시나리오가 펼쳐졌으니 '당혹감'이라는 말도 설명하기 충분치 않았던 감정을 그때 느꼈다. 계엄 사태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올해 우리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도 이해관계자라면 비슷한 당혹감을 가질 수 있었던 사건들이 더러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두산 사태가 떠오른다. 두산밥캣 주주였던 테톤캐피탈은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소식에 본인들이 보유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판이라며 공개적으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주주의 잇속이 최우선순위인 작업이라는 점을 통감했던 그들에게 합병 소식은 '계엄'급 충격이 아니었을까. 고려아연도 올해 핫한 이슈였다. 영풍과의 분쟁...
'통합 대한항공'에 어울리는 격
"이제 해외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과 경쟁할 국내 항공사가 없습니다." 국내 단일 대형 항공사(FSC) 출범을 바라보는 항공업계 최고재무책임자(CFO) 시선에는 부러움이 역력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저비용 항공사(LCC) 재편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최대 관심사는 통합 대한항공이 얼마나 커질지다. 항공사 기단과 지원 부문 규모는 돈을 버는 능력과 직결된다. 말 그대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이다. 아시아나항공을 품은 대한항공은 글로벌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에 들어간다. 덩치만큼 현금 창출력도 키운다. 2년 뒤 아시아나항공 합병까지 마치면 '1+1이 2 이상'임을 증명해야 한다. 2021년 추산한 통합 시너지 효과는 연간 3000억~4000억원이다. 양 사 중복 노선을 정리하고, 여력 기재로 신규 노선을 취...
김형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