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CFO의 이야기를 찾다보면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읽힌다. 바로 AI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CFO라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그들은 숫자와 지표를 다루며 배분 전략과 기획 등을 총괄한다. AI와의 접점이 가장 넓은 C레벨이 CFO일 가능성도 높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CFO들이 AI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 CFO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팟캐스트, 포럼 등지에 자주 나와 적극적으로 AI에 대해 얘기한다. 오픈AI의 재무 조직이 어떻게 직접 챗GPT를 활용해 혁신을 이뤘는지, 좋은 AI를 선별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등등 거리낌없이 얘기한다.
AI 기업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업종에 관계없이 근래 해외 CFO들에게 필수적으로 주어지는 질문이 AI에 관한 것이다. 보험사, 커피회사, 제조업체 등의 CFO들이 저마다의 AI 경험에 대해 적극 공유한다. 어떤 CFO는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업무를 20초로 줄였다고 했다. 또 어떤 CFO는 컨콜에서 AI를 자신의 대역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적잖은 인사이트가 왕왕 도출된다. CFO들이 점차 COO직을 겸하고 있다는 점, 앞으로 CFO에게는 숫자 다루는 능력 만큼이나 인간 관계의 맥락을 다루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 등등이다.
반면 국내 CFO 업계는 AI 관련 논의가 드문 것 같다. 애초에 국내 CFO들은 외부 노출을 꺼리는 편이므로 AI 담론을 이끌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한 상장사의 CFO가 간담회 발언 한 번에 직을 잃었던 사건은 유명하다.
그럼에도 이런 담론이 부재한 점은 여전히 아쉽다. 향후 한 나라 국력과 산업 역량의 핵심은 AI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그리고 AI 활용 최전선에 있는 CFO들은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AI 논의를 이끌어갈 적임자들일 것이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교훈을 도출하면 향후 우리 나라와 기업의 백년대계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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