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지주사 배당 리뷰

경영권 잠재적 위협 커져, 주주환원에 쏠리는 눈

⑩[한진칼]현행 배당정책 올해로 종료, 배당성향 괴리 해소가 새 정책 관건

강용규 기자  2026-07-16 08:24:33

편집자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최근 몇 년 사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및 재무구조 효율화 과정에서 재무제표상 순이익이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배당은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을 기반으로 한 정책을 철저히 준수해 지난해를 제외하면 별도기준 배당성향이 높지 않은 해가 이어졌다.

투자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수립할 새 배당정책을 주시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기존 배당정책이 올해로 만료돼 새 정책의 수립이 요구되는 가운데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기존 우군들의 이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소액주주의 마음을 잡기 위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일회성 이익과 배당재원의 철저한 분리

한진칼은 2025년 연결기준 지배지분 순이익 1550억원을 내고 총 242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15.6%로 집계됐다. 별도기준으로는 순이익이 347억원으로 배당성향이 69.7%까지 높아진다.

한진칼은 별도기준 순이익에서 일회성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의 50% 내외를 배당하는 정책을 2019년부터 유지 중이다. 최근 5년(2021~202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별도기준 순손실 811억원을 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2021년을 제외하고 4년 동안의 조정 순이익 합계는 1427억원, 조정 배당성향 평균은 55.9%다.

2022~2025년 한진칼의 별도기준 순이익 합계는 8239억원이며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배당성향 평균은 9.7%에 불과하다. 조정 배당성향 평균과 격차가 46.2%p(포인트)에 이른다. 이는 한진칼의 별도기준 순이익 중 배당재원으로 분류되지 않는 비경상이익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 한진칼의 별도 순이익은 3792억원, 조정 순이익은 186억원이었다. 이 해 한진칼의 재무제표상 순이익에는 진에어 지분 54.91%를 자회사 대한항공에 양도하면서 수취한 대금 4936억원이 반영됐으며 한진칼은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서소문빌딩 매각 등으로 발생한 중단사업손익이 1770억원이며 이 역시 배당재원에서는 제외됐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흡수합병하는 항공 빅딜을 아직 진행 중이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유사시 계열사를 지원해야 하는 만큼 비경상손익의 배당재원 제외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진칼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다른 지주사들 역시 같은 이유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을 배당재원으로 본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별도기준 배당성향에 크게 못 미치는 한진칼의 조정 배당성향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른 지주사들 중에서는 HD현대처럼 자회사 지분의 프리IPO를 통해 확보한 일회성 이익을 특별배당의 명목으로 일부 배당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으나 한진칼은 일회성 이익을 그저 자본으로 유보하고만 있다는 것이다.

(출저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진칼 IR 프레젠테이션)

◇한진칼 지분 늘리는 호반, 소액주주 공략이 방어 열쇠 될 수도

한진칼이 현재 시행 중인 3개년 주주환원정책은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 한진칼은 앞서 2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기존 배당정책을 재검토한 뒤 새 정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투자업계나 증권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새 배당정책에서 최소 주당 배당금(DPS) 설정 등으로 별도기준 배당성향과 조정 배당성향의 괴리를 해소하는 방향의 주주환원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의 지주사 경영권이 잠재적 위협에 직면에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공시를 통해 호반그룹의 한진칼 보유지분율이 기존 18.46%에서 20.15%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올 1분기 말 기준 조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20.57%와 단 0.42%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 회장은 미국 델타항공(한진칼 지분율 14.90%)과 산업은행(10.58%), LX판토스(3.83%) 등 다수의 우군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호반그룹도 한진칼 지분의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명시하고 있는 만큼 당장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산업은행의 지분은 2027년경 항공 빅딜이 끝나면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다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지분이 호반그룹 혹은 호반에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넘어갈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은 강력한 도전을 마주하게 된다. 때문에 조 회장으로서는 우호지분을 늘리는 데 소홀할 수 없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진칼의 소액주주 보유지분율은 15.52%다. 소액주주 지분은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할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은 과거 누나인 조승연(당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을 상대로 배당정책의 강화를 통해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으며 그룹 경영권을 지켜낸 전례가 있다.

때문에 조 회장으로서는 이번에도 한진칼의 주주환원을 통해 소액주주를 공략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개정 상법이 본격 시행되는 올 7월23일부터 감사위원 분리 선출 사외이사의 선임 시 3% 룰이 강화 적용된다는 점도 소액주주 공략의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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