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향한 주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기업집단의 지주사는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당의 의미가 일반 계열사 대비 무겁다. 승계나 경영분리, 상속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줄이 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국내 기업집단 지주사들의 배당을 재무적·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롯데그룹 지주사 롯데지주는 배당액 자체가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연간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 영향을 롯데쇼핑이 일부 만회하면서 배당액 감소 압력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제가 견고하다. 후계자인 신유열 부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단계에 있으나 아직은 승계를 거론하기에 이른 시점이다. 다만 신 부사장도 롯데지주 지분을 점차 확대하기 시작한 만큼 배당을 강화할 요인이 전혀 없다고 볼 수만도 없다.
마이너스 배당성향은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했다는 의미다. 주주환원에 그만큼 진심을 보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100%가 넘는 배당성향 역시 한 해 순이익 이상의 금액을 주주에 환원했다는 의미로 적극적 주주환원이라는 측면에서 마이너스 배당성향과 결이 비슷하다.
롯데지주는 별도기준 순이익 기반의 주주환원정책을 시행 중이다. 2024년 말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목표 주주환원율(배당액+자사주 소각액의 비율)을 기존 30%에서 35%로 상향한 바 있다.
최근 5년(2021~2025년) 중 롯데지주는 3년(2021년, 2023년, 2024년)을 별도기준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했으며 2022년과 2025년에는 별도기준 배당성향이 각각 168.4%, 127.3%로 목표 주주환원율을 크게 상회했다. 이 기간 별도기준 실적은 3960억원 순손실로 평균 배당성향은 -127.2%이다. 이미 목표 주주환원율을 크게 상회하는 배당의 부담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롯데지주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인만큼 순이익의 원천은 계열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수입과 상표권 사용수익, 경영지원수익, 임대수익 등으로 한정적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 롯데지주의 영업수익 총계는 1조5688억원이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수익원은 38.5%(6043억원)의 배당수익이다.
롯데지주의 배당수익은 2025년 총액 11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6% 줄었으며 5년 중 최고액인 2022년의 1470억원 대비로는 25.4% 감소했다. 이는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이익 감소에 따른 배당액 축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지주는 2025년 롯데케미칼로부터 배당액 162억원을 수취했는데 이는 2022년의 728억원 대비 77.7% 급감한 수치다. 그나마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배당액이 317억원에서 566억원으로 늘어 롯데케미칼 배당액 감소의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 롯데지주로서는 캐시카우 계열사의 부진에도 다른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영업수익을 늘리며 배당재원 확보를 위해 분투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너 지배력 안정화·승계 관점에서도 배당 확대 요인 크지않아
지주사의 배당은 오너의 자금원이 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롯데지주는 당장은 배당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요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의 총수인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보통주 지분율 13.0%(1368만3202주)의 최대주주이며 가장 최근 보고일인 6월10일 기준으로 특별관계자 지분율이 45.64%(4585만5553주)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승계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다소 달라지기는 한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그룹 부사장은 2024년 6월 처음으로 롯데지주 보통주 7541주를 매입한 뒤 지속적으로 주식 수를 늘리며 올 6월10일 기준으로 보유 주식 수가 3만4490주까지 늘었다. 지분율도 0.01%에서 0.03%로 높아졌다.
롯데지주의 배당이 신유열 부사장에게는 롯데지주 주식 매입의 자금원이 되는 만큼 배당을 확대할 요인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신 부사장의 지분율이 아직은 미미한 데다 신 부사장의 승계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단계도 아니라는 것이 재계 전반의 시각이다.
신 부사장은 2023년 12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며 총수로서의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와 롯데파이낸셜 등 투자계열사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는 했으나 경영능력을 입증했다고 할 만큼 굵직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를 지내며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영능력 입증이 시작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5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율 60.74%의 최대주주다. 지분율대로라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1551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이미 부담이 적지 않은 배당을 더욱 확대하는 것보다는 신사업 투자에 자원을 할애함으로써 중장기적 영업수익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승계의 관점에서도 더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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