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조달 전략을 두고 신용평가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신종자본증권은 물론, 주가수익스와프(PRS)·총수익스와프(TRS) 등으로 조달 다각화를 택한 바 있다.
신용평가 관점에서 재무구조 개선의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채무적 성격과 재무 변동성이 동시에 내재돼 있기에 신용평가사들은 자본인정비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 지원 부담까지 겹치며 그룹 전반의 현금흐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익창출력 둔화 속 ‘계열 지원’ 부담 확대
한국신용평가는 29일 '주요 그룹사 크레딧 이슈 점검 세미나'를 열고 롯데그룹의 재무 대응력 전반을 핵심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롯데그룹의 주요 이슈로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약화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 부담 지속 △조달 다각화에 따른 재무구조 왜곡 가능성 등이 언급됐다.
지난해 유통과 관광·레저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화학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전반적인 이익창출력 개선이 제한됐다고 봤다. 실제로 비금융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3년 2.1%에서 2024년 0.8%로 하락한 뒤 2025년 1.1%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과 해외 유통, 면세점 실적 회복에도 화학부문 적자가 이어지면서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던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2026년 역시 이익 개선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화학 업황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란 갈등에 따른 공급 변수, 중국 증설 부담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 여기에 건설 부문의 비우호적 업황까지 겹치며 그룹 전반의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 간 지원 구조 역시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지주사의 자체 유동성 대응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있는 계열사가 지원을 담당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은 롯데건설 유동화 지원, 회사채 담보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룹 내 재무 부담을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4.2조' 부채성 자본, 재무개선 효과 ‘제한적’
게다가 롯데그룹이 최근 신종자본증권과 PRS, TRS 등 조달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도 경고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롯데그룹의 관련 부채성 조달 규모는 지난해 4조2000억원으로 2024년 2조10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1조2000억원이 지주, 건설, 호텔 계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 부문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 등의 지원이 병행되며 계열 간 재무 부담이 전이되는 구조다.
해당 조달 수단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이자 지급 의무와 가격 변동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부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이에 신용평가업계는 회계 처리와 별개로 이자 지급 구조와 상환 조건 등을 반영해 자본 인정 비율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있다.
외형상 자본이 확충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TRS·PRS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 구조로 재무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한 자본 확충이 아니라 잠재적 손실을 내포한 구조라는 점에서다.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의 조달 다각화는 단기 유동성 대응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이자 비용과 상환 부담을 감안하면 그룹 전체 현금흐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신종자본증권과 TRS, PRS 등의 조달 다각화는 외형상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일부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자 지급 의무와 가격 변동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채무 성격이 강하고 재무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신용평가사에서는 이자 지급 구조와 상환 조건 등을 반영해 자본 인정 비율을 별도 산정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으로 평가된다"며 "최근 관련 규모가 4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 가운데 계열사 지원 부담까지 감안하면 그룹 전반의 현금흐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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