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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10대그룹 CFO

SKY 대신 부산대 회계학과…지주 재무혁신실이 적통

⑨[기업집단-롯데]지주 최영준·케미칼 성낙선에 막중한 과제…70년대생 세대교체도 특징

강용규 기자  2026-01-26 08:34:01

편집자주

기업집단의 영향력이 큰 한국 경제지도에서 상위 10대 그룹은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집단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들은 곳간의 열쇠를 관리하는 사람을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경영인이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THE CFO가 10대 그룹 계열사 CFO들의 면면을 분석했다.
10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학력 키워드는 'SKY'와 '경영학과'다. 롯데그룹은 이 두 키워드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주요 상장사 CFO들이 대부분 비 SKY 출신이며 경영학 전공자의 비중도 높지 않다.

특히 부산대 회계학과 출신의 두 CFO에 시선이 쏠린다. 그룹 컨트롤타워 롯데지주의 최영준 CFO와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성낙선 CFO로 이들은 롯데그룹의 CFO들 중 당면한 재무관리의 과제가 가장 무거운 2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기업집단들과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에서도 내부 출신 CFO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지주사의 재무 관련 조직을 거쳐 계열사 CFO에 오른 경우가 절반에 이르렀다. 다만 외부 출신 CFO가 그룹 내 최연소 CFO이자 10대 그룹 내 3명뿐인 여성 CFO 중 1명으로 그 존재감이 가볍지 않다.

THE CFO는 공정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NH농협 제외)의 주요 상장사 102곳에서 일하는 CFO들을 조사했다. 이 중 롯데그룹 계열사의 CFO는 총 10명이며 이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971.8년으로 10대 그룹 중 신세계, SK, GS에 이어 4번째로 젊다.

10명의 CFO 중 1970년대생이 90%(9명)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1960년대생은 김원재 롯데쇼핑 CFO 단 1명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CFO 6명이 전원 1970년대생인 신세계그룹을 제외하면 롯데그룹은 주요 상장사 CFO들 중 1960년대생의 비중이 가장 낮은 기업집단이다. 젊은 재무라인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10대 그룹 CFO 전체와 비교해 롯데그룹 CFO들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출신 대학이다. 10대 그룹 전체 기준으로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SKY 대학들이 각 14명씩의 CFO를 배출해 SKY의 비중이 45%에 달했지만 롯데그룹에서는 SKY 출신 비중이 20%(2명)에 불과하다.

이 둘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효진 롯데칠성음료 CFO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이광호 롯데렌탈 CFO다. 즉 롯데그룹에는 서울대 출신 CFO가 없으며 이는 10대 그룹 가운데서 유일한 사례다.

때문에 10대 그룹 기준으로는 SKY 출신 동문이 다수인 반면 롯데그룹에서는 부산대 회계학과 출신인 최영준 롯데지주 CFO와 성낙선 롯데케미칼 CFO가 유일한 동문 관계다. 이들은 현재 그룹 내 CFO들 중 비상장사인 롯데건설의 홍종수 CFO를 제외하면 재무적 과제가 가장 무거운 2명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그룹 차원에서 실질적 무차입경영을 실현했을 만큼 차입 부담이 적었다. 그러나 현재는 건설경기의 악화와 석유화학 불황,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사업 침체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그룹의 차입 총계가 수십조원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컨트롤타워 격인 지주사 롯데지주의 고정욱 CFO를 CEO(대표이사)로 기용하면서 재무 관리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정욱 대표와 재무 분야에서 손발을 맞추는 후임 CFO가 바로 최영준 CFO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중국·중동발 제품 공급 과잉으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급격히 악화하는 중이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석화업계의 기초제품 생산량을 줄이고 고부가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재무전략의 입안자로서 성낙선 CFO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두 CFO 이외에도 롯데그룹에는 시선을 끄는 학력의 CFO들이 있다. 먼저 김원재 롯데쇼핑 CFO는 공군사관학교를 나왔고 황성욱 롯데웰푸드 CFO는 국민대를 졸업했다. 10대그룹 CFO 중 출신 대학을 공개한 CFO 92명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 2명은 대학 동문이 없다.

김원재 CFO의 경우 전공도 교육관리학으로 CFO 직무와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인다. 다만 김원재 CFO는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보유했으며 롯데카드와 롯데지주에서 꾸준히 재무 관련 경력을 쌓은 실전의 전문가다.

김원재 CFO를 제외하면 롯데그룹 CFO들은 모두 상경계열 전공자다. 다만 10대 그룹 기준으로 경영학이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과 달리 롯데그룹에서는 경영학의 전공 비중이 20%(2명)에 불과하다. 경제학과 회계학 역시 경영학과 같은 20%씩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통계학, 세무학, 무역학이 교육관리학과 함께 각 10%를 기록했다.


대기업집단의 CFO들은 지주사의 재무·전략조직을 거친 인물들이 적지 않다. 이는 롯데그룹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을 거친 CFO가 50%(5명)에 이른다. 최영준 롯데지주 CFO, 김원재 롯데쇼핑 CFO, 정성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CFO, 이광호 롯데지주 CFO, 박상윤 롯데하이마트 CFO 등이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CFO와 김기순 롯데정밀화학 CFO 등 석유화학 계열사의 CFO 2명은 모두 롯데케미칼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이외에 황성욱 롯데웰푸드 CFO는 롯데제과 재경부문장을 거쳤고 박성오 롯데이노베이트 CFO는 롯데이노베이트 '순혈'이다.

10명의 CFO 중 송효진 롯데칠성음료 CFO만이 유일한 외부 영입인사다. 회계사 출신으로 한영회계법인과 선진회계법인을 거쳐 롯데칠성음료에 합류했다. 송효진 CFO는 1976년생으로 그룹 최연소 CFO의 타이틀 보유자이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 역사상 첫 여성 CFO다. 10대 그룹의 CFO 102명 중 단 3%(3명)뿐인 여성 CFO 중 1명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의 재무 관리 과제가 가볍지 않은 만큼 롯데그룹 역시 CFO를 사내이사로 기용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10명의 CFO 중 80%(8명)가 현직 사내이사이며 나머지 2명 중 최영준 롯데지주 CFO의 경우 올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 선임이 유력하다. 사실상 이광호 롯데렌탈 CFO만이 미등기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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