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오는 30일 대산공장 물적분할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단 하나의 안건이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공급 과잉과 구조적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어내고 에이치디현대케미칼과 합병시킨다.
분할재무상태표를 들여다보면 자산과 차입금의 배분 비율이 눈에 띄게 어긋난다. 롯데대산석화(가칭)의 자산 대부분이 부채다. 부채 중 차입금의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대산석화가 합병될 HD현대케미칼의 지분비율을 맞추기 위한 작업의 결과물이 이같은 자본, 부채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합병될 HD현대케미칼은 기존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1조2000억원 유상증자, 1조원 차입의 영구채 전환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이 가능한 부채비율 250%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설 롯데대산석화, 자산 대부분 차지하는 차입금
롯데케미칼이 공시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관련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 따르면 신설되는 롯데대산석화의 자산은 1조9391억원, 부채는 1조9363억원이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채인 셈이다. 부채 가운데 차입금은 1조5999억원이다. 이 중 유동차입금은 1조4639억원, 비유동차입금은 1360억원이다. 유동차입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1조6000억원에 가까운 롯데대산석화로 배분된 차입금은 향후 롯데대산석화와 합병되는 HD현대케미칼의 지분율을 맞추기 위한 조율의 결과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공시된 것과 달리 기존에 계획했던 롯데대산석화 자산, 부채 규모가 있었는데 이를 적용해 분할, 합병을 진행하게 되면 롯데케미칼의 합병 HD현대케미칼 지분은 50%를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합병 HD현대케미칼의 지분비율을 현대오일뱅크 측과 똑같이 맞추기 위해서는 롯데대산석화로 넘기는 자본을 줄이거나 부채를 늘려야 했는데 후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산석화의 자본이을 줄이는 것 역시 방법이다. 하지만 대산석화의 자본총계는 28억원에 불과하다.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로부터 1:1 지분율을 초과하는 자본만큼의 자금을 받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차입을 넘겨주는 것으로 정리됐다.
◇합병 후 통합법인 부채비율은
롯데대산석화의 자본총계는 29억원이다. 자본금 10억원, 준비금 19억원이 전부다. 분할 직후 롯데대산석화와 에이치디현대케미칼은 합병된다. 기존에 6:4였던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HD현대케미칼 지분율은 합병 이후 5:5로 바뀐다.
관건은 합병 이후 통합법인의 재무부담이다. HD현대케미칼의 2025년 말 총차입금은 4조170억원, 순부채는 4조49억원이다. HD현대케미칼의 실적도 녹록지 않다. 2025년 영업손실 4303억원, 순손실 483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순손실로 이익잉여금은 -3837억원까지 잠식됐다. 부채비율은 399%다.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3사 모두 A,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2월 내놓은 대산 사업재편 추진현황 및 지원 패키지 자료에 따르면 통합 후 HD현대케미칼의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재무개선을 위해 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HD현대케미칼에는 투자자금과 운영자금 등을 목적으로 1조원의 신규자금 지원도 더해진다. 추가로 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에 대해서는 3년의 사업재편기간 동안 7조9000억원 규모의 협약채무에 대한 상환유예 및 기존 금융조건 유지도 이뤄진다. 채권금융기관은 은행차입금 가운데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한다.
결과적으로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에 넘기게 되는 자본은 6029억원, 부채는 1조9363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이 이번 재편을 통해 넘기게 되는 자본 대비 부채의 비율은 321.2%가 된다.
앞서 언급한 유상증자와 영구채 전환 등은 현대케미칼이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부채비율 250%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롯데대산석화의 부채는 1조9363억원, 자본은 29억원, HD현대케미칼의 부채는 4조9058억원, 자본은 1조2991억원이다.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와 1조원 규모 차입의 영구채 전환을 100% 자본으로 인정하게 되면 적용하면 합병 이후 HD현대케미칼의 부채는 5조8421억원(39058+19363), 자본은 3조5020억원, 부채비율은 166.8%가 된다. 앞서 언급한 1조원의 신규자금 지원이 부채라면 부채비율은 195.4%가 된다.
신평사가 통상적으로 영구채에 적용하는 자본인정비율 50% 안팎의 수치를 적용하면 부채는 6조3421억원, 자본은 3조20억원, 부채비율은 211.3%이 된다. 마찬가지로 신규자금 지원을 부채로 적용하면 244.7%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