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케미칼이 여전히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신용등급 및 전망이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낮아진 이후 HD현대케미칼은 업황 부진과 과중한 투자 여파로 신용도 압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총차입금은 불어나 3조9000억원을 웃돌고 있는 반면 현금창출력은 역행했다. 다만 금융비용 부담은 일부 완화되면서 이익 방어의 숨통을 틔우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별도기준 HD현대케미칼의 총차입금은 2023년 말 3조7174억원에서 2024년 말 3조7216억원, 2025년 상반기 3조9455억원으로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2023년 231억원, 2024년 166억원, 2025년 상반기 240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2021년 55.3%, 2022년 57.7%, 2023년 60.7%, 2024년 62.6%, 2025년 상반기 66.0%로 꾸준히 상승세다. 부채비율은 2023년 221.8%에서 2024년 269.0%, 올해 상반기에는 320.0%로 뛰었다. 대규모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투자 이후 늘어난 차입금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차입이 늘었음에도 올해 들어 금융비용은 소폭 줄었다. 한국기업평가 자료에 따르면 금융비용은 2021년 773억원에서 2022년 1459억원, 2023년 1817억원, 2024년 212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994억원으로 전년동기 1106억원 대비 10.1% 감소했다.
차환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회사채 조달 과정에서 평균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자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현금창출력이다. 2024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947억원으로 2023년 2322억원 대비 59.2% 줄었고 2025년 1분기에는 –5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4년 상반기에는 1393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HD현대케미칼이 EBITDA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1억원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현금창출력 약세로 차입 부담이 완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327억원으로 전년동기 197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앞서 언급했던 EBITDA 적자가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상반기 -1185억원에서 올 상반기 39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HD현대케미칼은 과 함께 일시적 운전자본을 줄여 비용을 완화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입채무를 늘려 운전자본을 통제하고 재고를 줄였다.
업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업스트림 화학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HD현대케미칼도 예외가 아니다. 올레핀 계열의 공급과잉과 방향족 제품 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모두 HD현대케미칼에 'A, 부정적' 등급 및 전망을 부여했다.
한기평은 순차입금/EBITDA 6.5배 초과와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한신평은 EBITDA/매출 6% 미만과 순차입금 50% 초과, 나신평은 EBIT/매출 5% 미만 및 순차입금의존도 50% 이상을 하향 변동요인으로 각각 제시했다. 올 상반기, 그리고 이를 포함한 3년 평균치는 모두 하향 트리거를 건드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