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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두산그룹

총차입금 10조 돌파, 단기성 비중 57%로 껑충

②[차입금] 단기차입 증가·장기 만기도래 동시에 맞물려…밥캣만 순현금

안정문 기자  2026-05-06 08:16:40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두산그룹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절대 규모 증가보다 눈에 띄는 건 차입 구조의 단기화다. 단기차입 확대와 장기차입 만기 도래가 맞물리면서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1년 새 44.7%에서 56.9%로 뛰었다. 계열사별로는 두산밥캣만 순현금 상태를 유지한 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은 차입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단기차입 늘고 장기는 만기도래…단기성 비중 44%→57%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2025년 말 연결 총차입금은 10조1265억원으로 전년 9조847억원 대비 11.5%(1조418억원) 늘었다. 2020년 12조8736억원에서 재무 구조조정을 거쳐 2022년 7조6134억원까지 줄었다가 에너빌리티의 원전·가스터빈 투자 사이클 진입과 함께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총차입금이 늘어난 이유를 살펴보면 두가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차입금이 3조811억원에서 3조9859억원으로 9048억원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역대 최대 수주(14조7280억원) 집행을 위한 운전자금을 단기 금융기관 차입으로 조달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단기차입금만 1조2512억원 늘었다.

여기에 기존 장기 차입의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유동성장기부채(유동성 사채+유동성 장기차입금)가 9746억원에서 1조7708억원으로 7962억원 증가했다. 그 결과 단기성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합계는 4조557억원에서 5조7567억원으로 41.9%(1조7010억원) 늘었다. 총차입금에서 단기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4.7%에서 2025년 56.9%로 12%포인트 이상 올랐다. 2022년(40.3%)에 비해서는 17%포인트 가량 단기화된 셈이다.

반면 비유동 장기성 차입금은 사채 상환(-4465억원)과 장기차입금 감소(-2127억원) 등으로 5조290억원에서 4조3698억원으로 6592억원 줄었다.


◇밥캣만 순현금…에너빌리티·퓨얼셀은 차입 부담

계열사별로 차입 상황은 크게 갈린다. 두산밥캣이 그룹 내 유일한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 기준 총차입금은 10억3390만달러(약 1조4836억원)이지만 현금성자산이 이를 웃돌아 순현금 5105억원을 기록했다. S&P 기준 BB+(안정적), 국내 한기평 기준 AA- 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조달 여건은 안정적이다. 미국 건설경기 둔화로 수익성은 약화됐지만 차입금 구조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차입 규모는 확대 추세다. 에너빌리티는 BBB+ 신용등급으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280억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고 단기차입금도 늘렸다. 다만 수주잔고가 23조원에 달하고 체코 원전·가스터빈 등 고마진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수록 영업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일부 단기차입금에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아래로 내려가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동되는 조건이 달려 있다. 다만 현재 'BBB+, 긍정적' 등급 전망이 부여된 만큼 두산에너빌리티가 등급 문제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

두산퓨얼셀은 규모보다 자본 대비 비율이 문제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 3039억원, 자본총계는 3675억원을 기록했다. SOFC 신공장 투자와 영업 적자가 맞물리면서 순차입금(2391억원)이 자본의 65%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두산의 부채에서 주의해야 할 항목은 초과청구공사(계약부채)다. 지난해 말 계약부채 잔액은 1조6137억원으로 발주처로부터 선수취한 금액이 부채로 잡힌 것이다.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 차입금이 아닌 만큼 부채비율 해석에서 구분이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잔고가 늘수록 이 항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여서, 원전·가스터빈 모멘텀이 지속되는 한 유동부채를 일정 수준 높게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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