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편입 4년차를 맞은 두산테스나가 내부 출신 신임 임원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인수합병(M&A)을 기반으로 신사업 외연을 확장한 두산그룹은 회사의 재무관리를 정비한 내부 재무라인 인력을 CFO로 승진·중용하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두산테스나와 함께 두산그룹 핵심 성장축인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은 그룹 내 재정비 과정을 거친 후 어김없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무인력을 CFO로 올렸다. 올해 두산테스나의 CFO로 선임된 조훈 상무도 2022년 회사의 그룹 편입 직후 내부 정비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후공정 장착, C레벨 조직 재정비 두산그룹은 2022년 4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를 주력으로 하는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해 두산테스나를 출범했다. 1970년대 후반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에 진출한 두산은 경영 위기에도 전자사업의 명맥을 유지하며 반도체 산업에 발을 걸쳤고 그룹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에는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테스나 인수를 결정했다.
당시 테스나는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었다. 2017년 매출 472억원, 영업이익 99억원 수준이던 테스나 실적은 두산그룹 편입 직전해인 2021년 각각 2076억원, 541억원 등으로 5배가량씩 증가했다.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며 수익성까지 갖춘 회사였던 만큼 두산그룹은 4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입해 두산테스나를 인수했다.
그룹 편입 직후 두산테스나는 C레벨과 그 산하 조직을 재정비하며 인수후통합(PMI) 작업에 돌입했다. 최고경영자(CEO)와 CFO가 사내이사를 맡는 그룹 기조에 따라 김도원·김윤건 사장이 나란히 두산테스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김도원 사장은 그룹 지주사 두산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하다 두산테스나 CEO로 합류했고 두산 유통BU(비즈니스유닛)장을 맡던 김윤건 사장은 두산테스나 CFO로 선임됐다.
경영진 교체와 함께 C레벨이 이끄는 주요 조직도 변화했다. 과거 테스나 시절 대표이사 아래 경영지원팀, 영업팀, 공장장 등을 두던 조직도는 CEO 아래 CFO, CS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C레벨 직제가 책임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CFO 아래 조직도 두산그룹 편제에 따라 파이낸스(Finance)팀, 경영지원팀, 내부통제팀 등으로 세분화했다.
올해 두산테스나의 신임 CFO로 선임된 조훈 상무는 CFO 아래 파이낸스팀이 생길 때 두산테스나로 자리를 옮겨 팀장직을 맡았다. 1970년생인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98년 두산건설로 입사해 두산의 지주·사업부문을 오가며 재무·회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2년 두산테스나 인수와 함께 이 회사의 파이낸스팀장으로 선임되며 재무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하다 지난해 말 상무 승진으로 임원을 달았다.
◇기계·에너지 구조개편, 내부 재무라인서 CFO 중용 두산테스나와 함께 두산그룹의 3대 성장축으로 평가받는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도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재정비를 마치고 내부 재무라인 인력을 CFO로 승진·선임했다. 두 회사는 각각 기계,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다.
2007년 북미 소형 건설기계 시장의 강자인 밥캣을 인수한 두산그룹은 2014년 두산인프라코어(현 HD건설기계)를 물적분할해 두산밥캣을 출범했다. 글로벌 건설기계 계열사 25곳을 거느린 중간지주사로 두산산업차량(2021년), 두산모트롤(2024년)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출범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 사업장의 재무담당을 역임한 김종선 부사장이 대표이사 CFO로 올랐으며 김 부사장은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임무를 완수하고 2018년 지주사 CFO였던 박상현 사장과 자리를 맞바꿨다. 박 사장이 두산에너빌리티 CFO로 이동한 뒤인 2020년 7월 현 두산밥캣 CFO인 조덕제 부사장이 선임됐다.
조 부사장은 피앤지, P&G 등에서 경력을 쌓고 2010년 두산인프라코어 GFA(Global Financial Analysis)팀 부장으로 그룹에 합류했고 2014년 두산밥캣 출범과 함께 파이낸스컨트롤러(Finance Controller, 상무)로 재무 임원을 달았다. 이후 두산밥캣 EMEA(유럽·중동·아프리카)파이낸스 상무(2019년)를 거쳐 2020년 CFO 전무로 승진해 재무라인을 총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물적분할, 두산밥캣 설립·IPO에 이르기까지 재무 실무를 담당하고 CFO로 승진했다.
현 두산퓨얼셀 CFO인 윤재동 상무도 회사 재무라인을 이끌다 승진과 함께 CFO 직함을 단 사례다. 2011년 두산그룹에 입사한 윤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FA(Financial Analysis)팀, 두산공장기계 중국법인 등을 거쳐 2022년 두산퓨얼셀에 FA팀장으로 합류했다. 두산그룹이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퓨얼셀BG(비즈니스그룹)을 두산퓨얼셀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지 3년이 지난 시점이다.
윤 상무가 두산퓨얼셀로 소속을 옮긴 뒤 회사는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위한 외부 차입에 나서며 총차입금이 급증했고 2022년부터 총차입금이 현금보다 많은 순차입이 이어지고 있다. 두자릿수대였던 부채비율도 2023년 100%선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내부 출신의 윤 상무를 2024년 상무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CFO로 선임하며 현재 재무건전성 강화를 주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