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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시도

합병비율 논란 등 난항의 연속…계엄 사태 주가 폭락에 무산된 지배구조 재편

고진영 기자  2026-03-17 15:18:2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지배구조 개편의 출발점

2.1. 채권단 졸업과 새 성장 공식

2.2. 3대 핵심 사업축

     2.2.1. 클린에너지 부문

     2.2.2.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

     2.2.3. 스마트 머신 부문

3. 왜 추진했나 : 두산의 명분

3.1. 변화하는 수주 패러다임

3.2. 두산에너빌리티 재무개선 카드

3.3. 투자 재원 1.2조 확보

3.4. 배당 수익의 포기

4. 시장의 반발 : 명분 뒤 이면

4.1. 1차 개편안

     4.1.1. '논란의 씨앗' 합병비율

     4.1.2. 신설법인 가치평가의 허점

     4.1.3. 공정성 논란과 이해상충

     4.1.4. 금융당국의 개입

          4.1.4.1. 이복현의 경고

          4.1.4.2. 반복된 정정 요구

     4.1.5. 1차 개편안 철회와 '플랜 B'

5. 2차 시도, 다시 판을 짜다

5.1. 합병비율 높이고 프리미엄 얹고

5.2. 6차 정정 끝에 넘은 금감원 문턱

6. 최종 무산

6.1. 비상계엄이 뒤흔든 주가

6.2. '복병' 주식매수청구권

6.3.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기권'

6.4. 전면 백지화

7. 무산 뒤 남은 것

7.1. '두산밥캣 방지법' 논의 촉발

7.2. ‘밥캣-로보틱스’ 엇갈린 실적

7.3. 두산의 과제는

최초 문서 작성일 : 2026년 3월17일

1. 개요접기


두산그룹은 2024년 하반기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는다. 그룹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모회사 두산에너빌리티의 품에서 떼어내고,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포함한 대규모 인적분할과 합병 작업이었다.

두산은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에서 선점하겠다는 미래지향적 이유를 내세웠다.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역량과 영업 인프라를 두산로보틱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와 결합하겠다는 취지였다. 로봇 공학과 중장비 기계의 결합이라는 논리는 일견 타당해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자본시장은 산업적 명분의 이면을 주목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연결실체의 현금흐름은 대부분 두산밥캣에서 나오고, 투자를 위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두산밥캣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이라는 캐시카우를 잃는다. 결국 두산로보틱스를 키우기 위한 땔감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희생을 감행했다는 의혹을 피하지 못했다.

이 문서는 두산그룹이 계열사 연쇄 이동을 추진한 배경과 과정, 우여곡절 끝에 좌초된 궤적을 상세히 좇아 분석한다.

2. 지배구조 개편의 출발점접기


2.1. 채권단 졸업과 새 성장 공식접기


1896년 박승직 상점으로 출발한 두산은 소비재에서 중후장대로 그룹의 체질을 여러 차례 탈바꿈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밥캣 인수에 따른 막대한 차입부담과 글로벌 금융위기, 두산건설 미분양 사태에 이어 발전업황 침체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했다. 결국 2020년 3월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한다.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알짜 우량 자산들의 릴레이 매각 등 자구노력을 거치면서 2022년 2월 채권단 관리를 23개월 만에 조기 졸업할 수 있었다.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 두산그룹은 신성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한 그룹이지만 그 외에는 내세울 만한 기업이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그룹 매출 대부분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등 그 자회사들이 만들어낸다. 문제는 원자력발전사업에만 미래를 맡기긴 불안하다는 점이다.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긴 해도 원전발전은 이미 점진적 축소라는 시대적 흐름을 탔다. 두산은 생존을 위한 방어적 경영을 넘어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퀀텀 점프 전략이 필요했다.

2.2. 3대 핵심 사업축접기


2024년 7월 11일, 두산그룹은 업종 구분 없이 혼재되어 있던 그룹 내 사업들을 연관 분야끼리 모아 묶는 이른바 '클러스터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다. 이 개편의 핵심 목적은 그룹 포트폴리오를 미래 지향적인 세 가지 축으로 완전히 재편하는 데 있었다.

2.2.1. 클린에너지 부문접기


첫 번째 축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주축이 되어 이끄는 '클린에너지' 부문이다. 과거 화력발전 등 전통 에너지원 중심에서 탈피해, 대형 원자력 발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 및 수소터빈,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 그리고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괄하는 친환경사업 전반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2.2.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접기


또 하나의 축은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인데 두산테스나를 전진 배치했다. 이를 중심으로 그룹 내에 산재해 있던 반도체와 휴대전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소재 생산역량을 이 부분에 자리 잡게 했다.

2.2.3. 스마트 머신 부문접기


마지막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계획한 곳이 '스마트 머신' 부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던 두산밥캣이 인적분할,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100% 완전 자회사가 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개편에 따라 두산밥캣이 북미, 유럽 등에 걸쳐 보유한 네트워크 파이낸싱 역량, 경영인프라 등을 두산로보틱스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다. 또 두산밥캣의 생산시설 자동화 확대에 따른 캡티브 매출 증대 등 긍정적 효과도 예상했다.

3. 왜 추진했나 : 두산의 명분접기


두산그룹이 주장한 지배구조 개편의 이유 중 하나는 그룹의 실질적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해 온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개선이다. 차입금 감소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친환경 중심 에너지사업의 역량 집중,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취지였다.

3.1. 변화하는 수주 패러다임접기


글로벌 원자력 발전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수요가 폭증한 데다 탄소중립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호황기와 비교할 때 달라진 점은 수주 방식이다.

과거에는 발주국이 전적으로 예산이나 재원을 동원해 원전을 짓고, 사업자는 설계·조달·시공(EPC) 등 순수 건설 역무만 수행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막대한 건설 비용에 부담을 느낀 주요 발주국들은 이제 원전 사업자에게도 일정 수준의 재원 조달이나 지분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5월 한국전력공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MOU(양해각서)'을 체결할 때도 원전시장 트렌드가 사업자의 재원 조달 참여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기술력이 있어도 현금 실탄이 없으면 수주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3.2. 두산에너빌리티 재무개선 카드접기


원전시장 호황을 타고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했다. 또 테멜린 지역 2기, UAE에서 2~4기, 폴란드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기,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2기 등 중장기적으로 10기에 달하는 초대형 원전 수주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조감도(=한수원 제공)

이밖에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의 개화에도 대응해야 했다. 글로벌 SMR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2050년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에 2019년 4400만달러, 2021년 6000만달러 등 총 1억4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사우디 공동 개발에 참여해 주요 기기 설계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한-사우디 공동개발 SMART 원전 개념도)

이 같은 사업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부터 5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불가피했다.

3.3. 투자 재원 1.2조 확보접기


두산 측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분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분할합병을 설계했는데 주목할 부분은 부채 축소였다. 연결 재무제표상 두산밥캣의 차입금은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채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분할합병을 통해 밥캣이 로보틱스 품으로 옮겨가면 밥캣의 유동성 장기부채 약 2491억원, 사채 3986억원, 장기차입금 700억원 등 도합 약 72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재무제표에서 지울 수 있게 된다.

부채 이전이라는 간접적인 자금 확보 외에 직접적인 현금유입도 가능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본업과 무관한 비영업용 자산들을 지주사인 두산 등에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레저 사업을 하는 두산큐벡스의 지분 매각대금 3709억원,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D20 Capital LLC 지분 매각대금 644억원, 그리고 분당리츠 관련 자산 등을 포함해 약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두산밥캣을 떼어냄으로써 얻게 되는 차입 감소 효과 7200억원,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들어오는 현금 5000억원을 합쳐 총 1조2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었다.

3.4. 배당 수익의 포기접기



물론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알짜기업 두산밥캣이 매년 에너빌리티에 올려주던 막대한 배당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주주들로부터 당장의 투자금 마련을 위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2023년 한 해에만 총 1602억원 규모의 대규모 현금 배당을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의 몫으로 들어온 배당금만 737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배당 수익이라는 것은 결국 자회사(밥캣)의 영업실적과 업황에 따라 매년 큰 폭으로 변동할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재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투자여력을 원자력 발전산업에 투자할 경우 연간 2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얻어 배당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4. 시장의 반발 : 명분 뒤 이면접기


하지만 주주들의 해석은 달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분 69.33%를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 연결법인은 매출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 대부분을 두산밥캣에 의존한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고 있느냐, 떼어 내느냐가 소액주주들에게 매우 중대한 문제였다는 의미다.

4.1. 1차 개편안접기


애초 발표된 1차 지배구조 개편안의 뼈대는 크게 세 가지 단계였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 지분(46.06%)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운 뒤, 이 신설법인을 바로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시키고, 다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는 작업이다.

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서 벗어나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약 46%)로 위치가 바뀐다. 그 다음 단계가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두산밥캣의 나머지 지분(약 54%) 전체를 두산로보틱스가 새롭게 발행하는 신주와 강제로 교환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 모회사가 되고 두산밥캣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다.

시장에선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하고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려 했던 의도가 분명하다고 봤다. 그래야만 향후 밥캣이 벌어들일 현금흐름과 유보금을 로보틱스가 제약없이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밥캣이 상장사로 남아 소액주주를 둔 상태라면, 로보틱스를 지원하는 자금 이동이나 내부거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밥캣 상장폐지는 로보틱스의 쾌속 성장을 위한 방안이었던 셈이다.

4.1.1. '논란의 씨앗' 합병비율접기


기업을 분할할 때 비율은 장부상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을 취득원가로 회계처리해왔고, 이를 반영한 장부가액은 2조1980억원이었다. 따라서 분할비율은 두산밥캣의 시가나 향후 현금흐름 창출능력과는 무관하게 약 0.25로 정해졌다.

문제는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분할합병 비율에서 터졌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5에 따르면 상장사 간 합병할 경우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합병가액을 정해야 한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합병할 경우 상장사는 기준시가를 따르되, 기준시가가 자산가치에 미달할 시 자산가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한 본질가치를 합병가액으로 사용한다.

4.1.2. 신설법인 가치평가의 허점접기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사인 만큼 기준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정했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와 합병을 할 상대는 두산밥캣이 아니라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한 비상장 신설회사였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의 합병이었던 셈이다.

이 신설회사는 사실상 장부상 회사다. 회사에는 두산밥캣 지분 46%와 일부의 다른 자산(선급비용과 이연법인세자산 73억원), 그리고 7240억원 상당의 부채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비상장사의 가치는 자산가치의 40%, 수익가치의 60%를 가중평균해 구하는 본질가치법을 쓰도록 자본시장법이 규정하고 있다. 이 방법에 따라 두산그룹이 구해 낸 합병비율은 0.1275856이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신설회사가 분할된 비율이 약 0.25이니,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0.03주를 받는 구조가 됐다.

0.03이라는 분할합병 비율이 나온 이유는 두산로보틱스의 기준주가 8만114원에 비해 신설회사의 본질가치가 1만221원으로 낮게 산정된 탓이다. 결국 합병비율은 처음부터 기준주가로 합병가액을 정할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자산가치는 6737원으로 기준주가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고, 신설법인과 비교해도 65%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설법인의 합병가액인 본질가치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본질가치 중 자산가치의 경우 두산밥캣 지분가치에 따라 결정됐으므로 크게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장부가액과 주가와의 차이 정도만 조정이 이루어을 뿐이다. 하지만 수익가치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산정됐다. 핵심 영업자산인 두산밥캣 지분을 어떻게 수익가치로 평가할 것이냐가 관건이었는데, 두산그룹은 기준주가로 평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두산밥캣이 상장주식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자산가치나 수익가치나 다를 게 없어지는 결과였다. 이렇게 셈한 신설법인의 수익가치는 1조6201억원이었다.

하지만 신설회사의 본질은 사실상 두산밥캣 그 자체이므로 신설회사의 수익가치를 구한다는 건 곧 두산밥캣의 수익가치를 구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두산밥캣은 2023년 1조2958억원에 달하는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했으며 잉여현금흐름도 1조원에 달했다.

또 비영업자산이 거의 없고, 현금과 차입금의 규모가 비슷했기 때문에 두산밥캣의 수익가치는 대부분 잉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에 의해 결정될 수 있었다. 2023년 수준의 잉여현금흐름이 매년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대략 10%의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주주가치가 무려 10조원, 신설법인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의 수익가치는 4조6000억원이다. 신설법인에 있는 차입금 7240억원을 차감해도 3조8700억원을 넘는다. 이와 비교하면 두산그룹이 기준주가로 구한 신설법인의 수익가치는 턱없이 낮다.

물론 두산밥캣의 수익가치는 가정과 전망, 할인율을 어떻게 설정하는 지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신설법인의 유일한 영업자산인 두산밥캣 지분을 단지 투자주식으로 보고 기준시가로 수익가치를 산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4.1.3. 공정성 논란과 이해상충접기


또 두산밥캣의 경우 자본시장법대로 최근 1개월, 1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와 최근일(2024년 7월 10일) 종가를 산술평균했다. 그 결과 두산로보틱스(8만114원)에 비해 두산밥캣(5만625원)이 낮았다. 로봇 테마주로 엮인 두산로보틱스는 미래 성장성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고평가 구간에 진입해 있었던 반면, 두산밥캣은 매년 조단위 현금을 창출하는데도 전통적 기계산업으로 분류돼 저평가를 받고 있었던 탓이다. 이에 따라 합병비율은 1대 0.6317462로 정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계산에 따르면 기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보유한 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0.03주를 추가로 보유한다. 두산밥캣 주주는 보유주식 1주를 넘기고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받는 구조였다. 에너빌리티와 밥캣 주주들로선 주식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로보틱스 주식을 받아야 한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이 비율이 기업의 내재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지주사인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68.2%나 쥐고 있다는 점도 비판에 불을 붙였다. 개편안이 원안대로 성공하면 두산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두산밥캣에 대한 실효 지배력을 기존 13.8% 수준에서 약 42%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가 참전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산밥캣 지분을 매집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얼라인 측은 "포괄적 주식교환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두산밥캣의 주가가 낮을수록 교환 비율이 유리해진다는 것을 투자자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짚었다. 또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포기 공표와 1조5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4.1.4. 금융당국의 개입접기



4.1.4.1. 이복현의 경고접기

시장과 소액주주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국회 정무위원회 등 정치권까지 사안을 주시하기 시작하자 금융당국이 직접 칼을 빼 들었다. 2024년 8월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원장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밸류업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배주주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기업경영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안타깝다”며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근절되어야 할 그릇된 관행”이라고 강도 높게 꼬집었다.

또 이 원장은 "(두산이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정 요구를 하겠다"며 합병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4.1.4.2. 반복된 정정 요구접기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거듭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7월 24일 첫 번째 정정 요구를 통해 "구조개편과 관련해 주주에게 필요한 정보(구조개편의 목적, 시너지 창출 효과, 의사결정 과정 등)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보완을 지시했으나 두산 측은 8월 6일 논란의 핵심인 합병비율(1:0.63)을 수정하지 않고 합병의 당위성만을 추가한 정정신고서를 냈다. 두산은 정정신고서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 부문이 투자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상장된 시장성 있는 투자주식으로, 현금흐름할인모형이 아닌 기준시가를 적용해 평가했다"며 합병비율의 정당성을 고수했다.

당국은 재차 응수했다. 2024년 8월 26일,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이례적인 2차 정정 요구를 발동한다. 정정 요구 사유에서 금감원은 "분할 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에 대한 보완이 미흡했고, 구조개편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설명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분할 신설부문을 평가할 때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 외에 현금흐름할인법 등 다른 모형들과 비교할 수 있는 내용도 추가로 요구했다. 실질적인 합병 비율 조정을 우회적으로 강제한 조치로 읽혔다.


4.1.5. 1차 개편안 철회와 '플랜 B'접기


초강수에 부딪힌 두산그룹은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금감원이 신고서를 수리해주지 않으면 분할합병 추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2024년 8월 말, 두산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가장 논란이 되었던 안건, 즉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밥캣의 100% 완전자회사 편입 및 상장폐지' 계획을 전격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재편 비전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밥캣을 상장폐지하는 방법은 포기하되, 애초의 1단계 계획이었던 두산밥캣 지분을 소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플랜 B'로의 선회였다.

5. 2차 시도, 다시 판을 짜다접기


5.1. 합병비율 높이고 프리미엄 얹고접기


두산그룹은 시장과 당국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계산식을 들고나왔다. 2024년 10월 21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수정된 분할합병 비율을 발표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은 직접 기자간담회에 나서 "시장의 피드백을 수용해, 기존 에너빌리티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신설 로보틱스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대폭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수정안은 두산로보틱스와 신설법인 간의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3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 결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분할합병을 통해 손에 쥐게 되는 주식 수는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로 올랐다. 보유 주식 가치로 환산하면 7월 최초 이사회 당시 종가 기준으로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한 수치다.

비율 상향을 위해 두산 측은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을 기준으로 책정했던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꿨다. 또 로보틱스와 신설 투자법인 간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단순 시가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밥캣의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추가로 가산했다. 비상장 신설법인이라는 이유로 밥캣 지분 가치가 평가절하됐다는 논란을 방어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5.2. 6차 정정 끝에 넘은 금감원 문턱접기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합병 비율을 조정하고, 그룹 차원의 주주 서한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밸류업 계획과 향후 시너지 비전을 밝히자 금감원의 기류도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2024년 10월 31일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두산이 합병비율 산정 신뢰성을 높이고자 증권신고서를 자진해서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두산 측은 금감원이 강제로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합병 가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평가기관을 자발적으로 추가 선정하는 등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지루한 핑퐁게임 끝에, 2024년 11월 22일 두산로보틱스의 6차 분할·합병 정정 증권신고서가 마침내 효력을 발생했다. 무려 6차례의 정정을 거친 보고서다. 7월 11일 사업구조 개편안 발표 이후 4개월 만에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었다.

확정된 안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1%) 보유 신설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신설법인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하는 내용이다. 합병 비율은 두산에너빌리티 1대 두산로보틱스 0.0433으로 정해졌다.

두산그룹은 곧바로 12월 12일을 임시주주총회 개최일로 확정 공고하고, 주총에서 특별결의를 거친 뒤 2025년 1월 말까지 모든 개편 작업을 최종 마무리한다는 로드맵을 선포했다. 시장의 시선은 주주들의 찬반 표결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로 옮겨갔다.

6. 최종 무산접기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하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확신했던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은 뜻밖의 변수로 좌초된다.

6.1. 비상계엄이 뒤흔든 주가접기



2024년 12월 3일 일어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다음 날 개장한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패닉 셀링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두산그룹주는 특히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 르네상스'를 국정과제로 표방한 윤석열 정부에서 수혜 기업으로 인식되어 왔던 탓이다. 계엄 선포로 윤석열 정권의 조기 퇴진과 정권 교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원전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투매를 불렀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계엄 선포 당일인 12월 3일 종가 2만1150원을 기록하며 순항하다가 계엄 이튿날 단숨에 10.1% 폭락했다.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불과 일주일 만에 무려 18.7%가 증발한 1만7180원까지 떨어졌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같은 기간 20%가량 동반 폭락한다.

6.2. '복병' 주식매수청구권접기


주가 폭락은 두산그룹의 합병 시나리오에 연쇄적 반응을 일으켰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주식매수청구권이다. 합병이나 분할합병 등 기업의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회사 측에 자신의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갖는다.

증권신고서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설정한 주식매수 예정가액은 2만890원이었다. 그리고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 대응 자금의 상한선은 6000억원(시가총액의 약 4.5% 규모)으로 설정했다. 만약 반대 주주들의 청구 금액이 6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재무적 부담을 이유로 두산 측이 일방적으로 분할합병 계약을 자동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주가가 2만1000원 대를 유지하던 12월 초순까지만 해도 주주들 입장에선 2만890원을 받고 주식을 넘기기보단 장내에서 매도하는 것이 이익이었다. 따라서 매수청구권이 대량 행사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하지만 주가가 1만7000원대로 붕괴하자 상황은 역전됐다. 시장에서 주식을 파는 것보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에 넘기는 게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합병에 찬성했던 주주들조차 차익 실현을 위해 청구권 행사 대열로 돌아설 게 불보듯 뻔했다. 6000억원이라는 한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6.3.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기권'접기


또다른 결정타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서 날아왔다. 2024년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94%(4447만8941주)를 보유, 임시주총 특별결의 통과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다. 게다가 국민연금 한 곳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그 규모가 9200억원 남짓으로 한도를 가볍게 초과했다.

결정권을 쥐고 있던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024년 12월 9일, 제15차 회의를 열고 재무적 논리에 입각한 '조건부 찬성' 결정을 내렸다. 명확하게 사실상의 기권이었다.

조건은 주식매수 청구 마감일 전일(12월 10일) 기준으로 에너빌리티 주가가 주식매수 예정가액(2만890원)보다 높을 경우에만 찬성하고, 그보다 낮을 경우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권한다는 내용이었다. 주총 표결에서 기권이나 반대를 표시해야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수탁자로서 국민 노후 기금의 수익을 방어해야 할 선관주의 의무를 가진다. 따라서 주가가 매수청구권 가격을 16% 이상 하회하는 와중에, 무리하게 찬성표를 던져 수익 창출 기회를 포기할 명분이 없었다.

6.4. 전면 백지화접기


국민연금의 기권이 사실상 확정되자 두산 경영진은 백기를 들었다.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단 이틀 앞둔 2024년 12월 10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철회하고 분할합병계약 해제를 의결했다.

두산 측은 주주 서한을 통해 "최근 갑작스럽고 돌발적인 외부 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한 주주가 적지 않았다"며 퇴각의 이유를 밝혔다.

첫 발표 이래 금융당국과의 마찰, 소액주주의 원성, 합병 비율 재조정 등 진통을 겪으며 장장 반년을 끌어온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예상치 못한 정치적 파도에 휩쓸려 백지화됐다.

7. 무산 뒤 남은 것접기


7.1. '두산밥캣 방지법' 논의 촉발접기


두산의 합병 시도는 ‘제2의 두산밥캣’을 막겠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촉발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2월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간 합병, 분할합병을 할 때 시장가격에만 의존하도록 강제했던 규정을 폐지하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 기업의 본질적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산정해 적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 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이사회가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하도록 했다.

7.2. ‘밥캣-로보틱스’ 엇갈린 실적접기


합병이 무산된 이듬해인 2026년 2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2025년 연간 실적이 발표됐다. 과거 가치 산정이 불합리하다며 소액주주들이 제기했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 성적표다.

두산밥캣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2025년 연결 매출 8조7919억원, 영업이익 68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1.3% 감소했다. 다소 주춤했으나 영업이익률 7.8%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선전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외형과 수익성이 더 뒷걸음질했다.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29.6% 급감한 329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95억원으로 전년(-412억원) 대비 적자 폭이 44.3% 확대되면서 사상 최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7.3. 두산의 과제는접기


분할합병이 무산되면서 두산그룹은 ‘스마트 머신’이라는 미래 먹거리 기반 구축을 해결하지 못한 채 숙제로 남겨두게 됐다. 시장에선 두산그룹이 언젠가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하기 위한 '플랜 C'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2026년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수주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산로보틱스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합병 시도가 다시 이해 상충을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법 개정과 기업밸류업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두산그룹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가 두산의 미래사업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1] 2026년 3월 기준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 48.17%(4617만625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배구조 개편 추진 당시인 2024년까지만 해도 46.06%였으나 그 해 12월 19일부터 2025년 2월 19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439만3101주)을 취득해 2025년 2월 27일 전량 소각하면서 지분율이 상승했다.
  • [2] 두산밥캣은 글로벌 소형 건설기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소형 건설기계부문이 전체 매출의 77% 안팎을 차지한다.
  • [3]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 건설기계업체 밥캣을 2007년 7월 인수한다. 거래금액은 49억달러로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탓에 당시만 해도 애물단지 평가를 받았다.
  • [4] 역사상 최단기 채권단 관리 졸업이다. 주요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실적 개선이 크게 기여했다.
  • [5]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6] MOU에서 한국전력공사와 ENEC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해외 원전수출 사업은 국가 대항전이자 국가 총력전의 성격을 띄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7]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팀 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한 24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서 2024년 7월 1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8]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2020년 8월 소형모듈원전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했다.
  • [9] 합병을 발표하기 전인 2023년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4673억원인데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이 1조3899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영업이익이 1조176억원, 두산밥캣 영업이익이 8714억원이다.
  • [10] 신설회사의 자산가치는 1만219원, 수익가치는 1만223원으로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가중평균의 의미는 크게 없었다.
  • [11]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 추진 전인 2023년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 [12] 이 논리를 입증하기 위해 얼라인파트너스는 시가산정 프레임을 대체할 기업가치 평가 모델을 제시했다.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을 활용해 국고채 5년물 등 시장 데이터를 적용, 두산밥캣의 자기자본비용(COE)을 8.239%로 도출하며 회사의 본질 가치를 수치화했다. 나아가 2024년 말 예상 순차입금을 '0'으로 두는 보수적 재무 조정을 통해서도 기업의 기초 체력이 유지됨을 증명해 사측의 논리를 차단했다.
  • [13] 현행 자본시장법령상 50인 이상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나 합병에 따른 신주를 발행할 경우, 투자 판단에 필요한 모든 중대 정보를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해 수리되어야만 실제 합병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 [14]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2024년 8월 25일 "법에 따라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했으니 문제없다는 (두산 측의) 주장이 있지만, 시가 합병이 모든 것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시가가 모든 것을 반영하겠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과 일치하는 압박이다.
  • [15]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및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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